洋樂살롱

1996년 여름 김영삼 대통령 재임 중 당시 문체부 장관 김영수씨와 예술의전당 사장 이종덕씨는 예술의전당 음악당에 한국형 오르간 건립운동을 전개한 일이 있다. 그때 필자는 이 운동은 민간모금을 주축으로 건립하자는 제안을 했었다. 그때 이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했던 일부 오르가니스트들이 반발하여 이 운동은 좌초되고 말았다. 당시의 기획은 5년 간의 제작기간을 거쳐 2002년 월드컵의 문화축전을 계기로 오르간을 선보이고자 했던 것이다.
최근 이 예술의전당의 오르간 건립에 따른 새로운 욕구들이 다시 샘솟기 시작했다. 21세기가 전개되면서 한국의 문화 발신국으로서의 욕구가 점차로 향상되기 때문이다.
오르간은 분명 서구음악, 특히 서구 기독교 음악의 가장 빛나는 결정판이다. 따라서 음악 연주홀에는 반드시 오르간이 건립되어야 하는 것이 상식과 관계로 되어 있다. 서울의 예술의전당 음악당에도 건물자체가 오르간 건립을 위해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
한국형 오르간이라는 것은 가상해서 한국에서 만든 새로운 형태의 오르간을 말한다. 이 오르간의 기능은 두 가지로 대별된다. 하나는 서양음악을 연주 할 수 있는 악기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음악을 연주 할 수 있는 기능이다.
서양악기의 기능도 서양의 고전음악과 현대음악을 모두 연주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악기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악기의 새로운 기능이 첨가된다.
그러나 한국음악을 연주 할 수 있는 기능은 전혀 새로운 것이다. 따라서 한 악기의 몸통에서 이질적인 두 개의 음악을 표현하는 악기가 되는 것이다. 서양음악을 연주하는 부분은 기존 건반이 담겨진 콘솔의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한국악기는 전혀 유사한 형태가 없는 새로운 것이다. 다만 이것의 원초적 형태는 중국에서 발전된 상황이 있을 뿐이다. 만일 한국형 오르간이 한국사람들에 의해 새로 제작된다면 악기 제작사상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동양의 음계, 한국의 음계에 의해서 제작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음계의 과학적 측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주파수가 완전히 표준화되어야 한다. 주파수가 표준화되면 한국음악의 화성체계가 성립될 수 있다.
이 악기를 제작하기 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이 한국의 표준 음계에 대한 측정이 완전히 이론으로 적립되어야 한다. 이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국립국악원이 한국 음악의 율을 표준화하여야한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연구가 여러 곳에서 추진되고 있지만 정설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 한때는 피아노 생산국으로 세계 3위권 안에 진입한때도 있다. 지금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서양악기의 모조품을 만드는데 급급했기 때문이다. 필리핀에 가면 대나무로 만든 파이프오르간이 있다. 이것은 필리핀의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음악문화가 서양의 종속에서 벗어나려면 한국인의 독창적인 생각과 기술이 축적되어야 한다. 그래서 예술의전당에는 반드시 한국형 오르간이 건립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