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트와일라타프무용단 ― 엘리자베스 파킨슨, 존 셀리아, 벤자민 바우먼(左부터)

― 먼저 조이스극장의 정기공연에 오를 작품과 그 공연에 참여할 무용수들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 2월 20일부터 25일까지로 예정된 프로그램에서는 도날드 넥(Donald Knaack)의 연주로 『삼도천(三途川, 저승에 있는 강)에서 파도 타는 사람(Surfer at the River Styx)』과 『모짜르트 클라리넷 5중주 K. 581번』이 공연된다. 이 공연에는 에쉴리 튜틀(Ashley Tuttle), 엘리자베스 파킨슨(Elizabeth Parkinson), 키스 로버츠(Keith Rob- erts), 존 셀리아(John Selya), 벤 바우먼(Ben Bowman), 알렉스 브레디(Alex Brady), 이렇게 남성무용수 4명, 여성무용수 2명이 참여한다. 이 6명의 무용수들의 예술에 대한 헌신이 나에게 다시 춤과 관계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도록 만들었다.

― 이 두 작품 모두 새로운 작품인가?
□ 작년 여름 노스캐롤라이나의 더럼지역에서 개최된 「아메리칸댄스페스티벌(American Dance Festival)」에서 초연 한 작품들이다.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때 페스티벌을 마치고 이틀 후인가 내가 당신(브루클린음악아카데미(BAM)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서 “지금 우리가 무용단을 하나 창단 했다. 그리고 이 무용단에게는 둥지를 틀 스튜디오가 필요하다”고 말했을 것이다.

― 기억난다. 지난 10여 년 동안 무려 5억6천만 달러를 들여 음악학교 근처에 브루클린의 문화적 특구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 해 온 결과 당신의 무용단은 이 구역으로 처음으로 옮겨 온 무용단이 된 것이다. 이 새로운 공간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며, 무용단과 사회를 통해 당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 브루클린은 내가 늘 고민하고 있는 ‘춤이 사회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가’와 관련하여 우리가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나는 춤은 사회를 위한 끈끈한 ‘접착제’라고 여긴다. 사람들을 단순히 관람하는 사람과 공연하는 사람으로 나누는 이분법적인 접근을 해서는 안 된다. 고전을 보러 가는 사람이나 특별한 행사나 리허설에 초대받는 사람이나 모두가 참여자가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는 벌써 오래 전에 공개 리허설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해 본 적이 있다. 매우 가치 있는 방식으로 평가되었지만 맨하튼에서는 이러한 시도를 할 만한 공간조차 얻을 수 없었다. 리허설 자체만으로도 매우 특이한 한 종류의 공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내가 이 문화특구에 들어오게 된 진짜 이유는 이곳이 스튜디오라기 보다는 극장 쪽에 더 가깝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단은 새로운 레퍼토리를 계획하는 일이 우리에게 가장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아주 오래된 작품들을 새롭게 재창작해 발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기서 아주 오래된 작품이란 1965년 정도부터의 작품을 말하는 것이다. 내가 만들었던 첫 번째 작품인 『탱크 다이브(Tank Dive)』와 『재이동(Re-Moves)』 등을 포함하여 그 기간 동안의 많은 다른 작품들을 다시 무대에 올려보고 싶다. 우리는 1960년, 70년, 80년, 90년대, 그리고 2000년대와 2010년대의 작품들을 연대별로 무대에 올리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이러한 공연에 참여하는 무용수들은 그 동안의 작품에 등장했던 모든 형식의 갖가지 춤을 완벽하게 소화해 낼 것이다.
우리 무용단의 무용수들은 모두 테크닉 면에서나 스타일 면에서 매우 세련된 기교를 보유하고 있다. 내가 모든 연대를 총 망라하는 대규모의 레퍼토리를 구상하게 된 것도 바로 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무용수들 중 일부는 거의 10년이 넘게 나와 함께 춤을 추어 온 동료들로 이들은 이미 이 작품이 진행되어 오는 과정에서부터 이 작품의 기반을 다지는데 큰 역할을 했다.

― 그렇다면 앞으로 무용단을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생각인가?
□ 표면적으로는 거의 성취가 불가능해 보이는 3개년 계획을 벌써 마련해 놓았다. 물론 나는 이 계획이 불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얼마큼 그 목표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일 것이다. 일단 올해는 무용단을 유지할 기금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후원자들을 위해서 6월 중순쯤 해서 우리 무용단의 두 번째 프로그램을 무대에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두 번째 프로그램은 아직은 희망사항이지만 라이브로 연주되는 베토벤의 「하머클라비에(Hamme rklavi- er)」가 브루클린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과거의 레퍼토리들 중에서 듀엣 장면만을 발췌하여 구성한 공연으로 펼쳐질 것이다. 웹사이트(twylatharp.org)에 들러 보면 자세한 사항을 참조할 수 있다. 일단 이 프로그램은 완성된 하나의 작품으로 공식적으로는 로스엔젤레스의 뮤직센터에서 초연을 가질 예정이다. 그밖에도 우리는 우리만의 스튜디오를 갖게 되면 시도해 보고 싶었던 다른 많은 프로젝트가 준비되어 있다.

2002년에는 무용단의 규모가 현재 무용단의 두 배 정도가 되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되면 새로운 작품뿐만 아니라 아주 규모가 큰 작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레퍼토리를 공연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우리 무용단은 대략 40편의 작품으로 구성된 약 12개의 프로그램을 공연하는 규모있는 무용단의 자리에 오르게 될 것이다. 나는 벌써 1백25편에 달하는 작품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다시 그 기록에 도전할 것이다.
2003년까지는 우리 무용단 자체적으로 행정상의 하부구조를 갖춘 완전히 독립된 단체이자 2002년의 두 배, 즉 24명의 핵심멤버를 보유한 그야말로 ‘브루클린발레단(Brooklyn Ballet)’이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의 무용단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 정도 규모의 무용단이라면 내가 만든 작품뿐만 아니라 20세기의 다른 안무가들이 만든 레퍼토리도 도전해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는 내 작품이 춤에 접근하는 다양한 방식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내가 만든 레퍼토리를 가지고 연습을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무용단의 정예부대는 다른 어떤 테크닉이나 레퍼토리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이미 다른 무용단들이 아주 완벽하게 표현해 내고 있는 작품들을 반복할 생각은 없다. 발란신의 춤 하면 떠오르는 또 하나의 무용단이 존재할 필요는 없으며, 『백조의 호수』나 『지젤』을 완벽하게 공연하는 또 하나의 무용단이 존재할 필요 또한 없는 것이다. 여기에서 나는 밥 조프리(Bob Joffrey)가 자신의 무용단을 위해 선택한 것들이 얼마나 빈틈없는 사고를 통해서였는가에 대해 감탄한다. 그는 아주 훌륭한 역사가이자 매우 정확한 작품들을 만들어 내는 안무가였고, 또한 젊은 안무가들을 위한 훌륭한 지원자였다. 그래서 조프리는 아쉬톤(Ashton)이나 요스(Jooss) 등과 작품을 만들었고, 요즘에는 보다 현대적인 작품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나는 이러한 능력을 만약 선택받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내가 추구해야만 하는 일종의 큐레이터적인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 한 달 전쯤인가 당신이 프래트회관(Pratt Institute)에서 강연을 했을 때, 누군가가 당신에게 관객들이 춤공연을 통해 추구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며 보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물어본 적이 있다.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당신의 대답이 무척 흥미로웠다. 그 날 당신은 줄거리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형식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나서 춤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 일단 관객들은 작품의 소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나서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그들은 ‘어떻게’와 ‘왜’라는 의문을 가지게 될 것이다. 둘째로 그러한 의문은 어떤 말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무용수들이 놀라워 보이면서 그들의 노력 속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 자체로부터 완전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공연이 왜 그러한 작용을 하는가? 일부는 작품의 구조를 통해서이고 일부는 내용을 통해서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삼도천에서 파도 타는 사람』은 사실 에우리피데스(Euripides, 그리스의 비극시인)의 작품 「바커스신(神, The Bacchae)」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나는 「바커스신」의 줄거리나 내용이 아니라 그 작품의 뼈대, 즉 구조에 주목했다. 나는 오만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말하자면 세상을 향한, 그리고 우주를 향한 태도를 그리면서 거기에는 두 가지 접근방법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나는 그것을 거슬러 오르는 방법과 다른 하나는 그것과 더불어 오르는 방법이다. 『삼도천에서 파도 타는 사람』은 이러한 두 가지 태도를 모두 언급하고 있으며 온유함만이 지구를 지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고 있다.

― 역시 ‘트와일라타프무용단’이라고 불리던 당신의 첫 번째 무용단을 23년이나 이끌어 오다가 1988년에 해체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 거기에는 아마도 1천 가지가 넘는 이유가 존재한다. 적어도 1백4가지는 말할 수 있다. 먼저 나는 무용단을 경영하는 사람으로서 지나치게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1986년부터 1988년까지 2년 동안 나는 한 편의 작품도 만들지 못했다. 무용가로 살아 온 나의 전 생애동안 유일하게 그때가 진공의 시기였다. 그렇게 된 주요한 이유는 바로 내가 무용단을 위해 자금을 모으러 다니는데 온 정신을 쏟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로 나는 어떻게 각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