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2월 31일 인쇄
2003년 1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03년 1월호 통권 323호 |2025년 5월 16일 금요일|
 

洋樂살롱

 

삶과꿈싱어즈 10주년의 개가, 보리스를 위한 파티
-



이상만
李相萬(음악평론)

「보리스를 위한 파티」의 공연 포스터
복중창단의 확대된 형태로 창단된 삶과꿈싱어즈가 창단 10주년을 맞이하면서 공연한 음악극 「보리스를 위한 파티」는 우리나라 음악극 발전의 새 이정표를 세운 역작이었다. 뿐만 아니라 삶과꿈싱어즈의 성격을 확립하고 10주년이라는 역사를 정리하면서 우리나라 음악계에 그들의 기여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귀중한 예술적 작업으로 승화시킨 값진 공연이었다.
그동안 삶과꿈싱어즈는 「도서출판 삶과꿈」의 각별한 배려와 열정으로 우리나라에서 매우 어려운 민간의 예술지원이라는 어려운 전례를 남기었다.
「도서출판 삶과꿈」은 그렇게 넉넉한 기업이 아니었다. 경제적으로는 매우 힘겨운 처지에서 오직 끈질긴 열정과 집념으로 김용원·신갑순 부부의 각별한 음악 사랑의 결실로 이루어졌다. 흔히 기업 홍보의 일환으로 운영되는 일반적인 사례와는 사뭇 다른 형태의 예술단체였고, 대표 신갑순 여사의 투철한 집념이 아니고서는 이룰수 없는 업적이었다.
예술지상주의, 이 단체의 이념과 목표가 아니었던들 이룰수 없는 일이었다.
「보리스를 위한 파티」는 독일의 현대작가 토마스 베른하르트가 짓고 우리나라 작곡가 강석희가 작곡했으며 변학수의 번역 대본을 김문환이 각색했다. 표재순이 연출하고 강호정이 컴퓨터 사운드를 디자인하고 삶과꿈싱어즈의 대표인 신갑순이 기획·제작한 작품이다.
음악극이라고 이름 붙여진 ‘실내 오페라 작품’과 유사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의 제작은 종합적 음악극 형태로 규모는 작지만 세계 초연이라는 표현에 걸맞는, 많은 점에서 주목을 끌게 된 작품이었다. 각 분야의 유기적 결합으로 성공을 거둔 보기드문 공연작품이었다.
한국에서 이러한 작품이 초연된 것은 비단 ‘삶과꿈’의 개가일뿐 아니라 극음악이 방황하는 시점에서 커다란 자극제가 되었다.
음악적 표현의 난잡함을 극복하면서 마음에 와 닿는 「어둠 속에서」라는 주제가 성격의 노래는 가슴에 와 닿는 멜로디였다. 강석희 음악의 세계가 연륜이 깊어질수록 접근하기가 쉬워지는 친금감을 느끼게 했다. 출연진들의 연기가 돋보이고 주연 김인혜의 노래와 설득력있는 대사의 전달도 이 작품의 성공에 기여를 했다.
외국의 작품을 번안 각색한 작품이 관객들에게 깊숙이 파고든 작품도 드물다.
폴란드인 지휘자 피요트르 보르코프스키의 작품해석(지휘)도 탁월하였다.
5년전 강석희의 음악극 초월을 초연한 뒤 축적된 삶과꿈싱어즈의 극음악 세계의 업적은 2002년 우리 악단의 가장 큰 개가의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