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담
|
차별화 된 교육이 살아남는다
- 한국과 미국의 대학무용교육에 관해
|
손인영
트레사 골만 크레한
孫仁英
Tressa Gorman Crehan(한국춤·손인영NOW무용단 예술감독
미국 버팔로대학 무용과 교수) |
|
 | 손인영
| □ 때: 2002년 11월 14일 오전 10시
□ 곳: 미국 버팔로대학 무용도서실
 | 트레사 골만 크레한
| ■실기 전공생과 춤관련 분야 전공생들에게 각각 차별화 된 수업 제공
손인영(孫仁英): 귀 대학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열흘 동안 체류하면서 강의와 안무 작업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버팔로대학에 대한 깊은 인상을 간직하게 됐습니다. 이 학교의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한국의 춤계에 소개하고 싶은데요.
트레사 골만 크레한(Tressa Gorman Crehan): 우리 학생들도 당신을 통해 좋은 경험을 갖게된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과의 명칭은 연극·무용·음악과 인데 3장르가 전공은 각각 따로 갖고 있지만 서로 연계작업을 하며, 전공과 부전공으로 분류를 해 집중교육과 보조 교육을 겸하고 있습니다. 각 파트에 120~150명 정도의 전공생들이 있고 연극, 무용, 음악을 모두 합쳐 3백50명 정도가 됩니다.
손인영: 3개 전공이 서로 유기적으로 과목을 공유하면서 수업을 받고 있군요. 제가 놀랐던 것은 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숫자였습니다. 매 수업시간 마다 최소 15명에서 거의 30명에 육박했는데, 나중에 부전공으로 춤을 많이 선택한다고 하니 이해가 되더군요. 춤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클래스는 어떤 식으로 구성되나요?
크레한: 현재, 무용전공 학생들은 1백39명으로 전공과 부전공 모두 합쳐 32개 클래스가 있습니다. 주로 음악이나 연극과의 학생들이 마이너로 듣는 클래스가 많아 BFA 전공자들이 듣기에는 아마 부족하다고 느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레벨이 다르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습니다.
손인영: 한국은 BA와 BFA 과정이 정확하게 분리되지 않은데서 오는 혼란이 많은데 어떤 식으로 두 과정에 차별성을 두고 있습니까?
크레한: BA는 춤교사나 무용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이 수강합니다. 요즘은 치료 요법 쪽으로 가는 학생이 많아 운동학 등 춤을 겸하면서 또한 의대나 심리학 쪽의 과목을 듣는다든지 하여 학생의 진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별적으로 지도합니다. 모든 학생들은 오디션을 거쳐야 하며 이론(미국에서 대학을 가기 위하여 거쳐야 하는 자격시험) 점수를 제출합니다. 그러니 BA 학생들은 춤전공을 하면서도 마이너로 음악, 연극을 비롯하여 문학, 경영, 교육, 물리치료 등 자기가 좋아하는 쪽의 공부를 겸합니다. 그러나 BFA는 다릅니다. 한 학년에 6~7명의 BFA 학생들이 있는데, BAF에게 있어서 오디션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주로 전공 쪽의 이론과 공연 예술 쪽의 다양한 교육을 접하게되지요.
손인영: 제가 뉴욕 퀸즈대학 연극무용과에서 1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칠 때에는 학생들의 다양성으로 인해 다민족국가란 인상이 강했는데, 여기는 대다수 학생들이 백인이라 마치 다른 나라에 온 듯한 기분이 들 지경이었습니다. 어떤 학생들이 주로 입학하나요?
크레한: 학교 정책이 시시 때때로 바뀌다 보니, 사실 해마다 학생들을 뽑는 숫자가 들쭉날쭉합니다. 지난해부터 예산부족으로 무용과 교수채용이 중단된 데다 무용전공생을 줄이고 있어, 무용과 교수들이 뭉쳐서 여러 가지 행사를 무리하게 실행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뉴욕주립대학 중에 속하기 때문에 뉴욕주에서 온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현재 무용과에, 미국태생 중국인들이 몇 명 있습니다. 사실, 캐나다 쪽 나이아가라 폭포의 주변 사업이 번창하면서 미국 쪽 경기가 전 같지 않아 대학에서도 이점에 대처하고 있습니다. 예산 문제로 버려지다시피 했던 예술센터를 보수하고 기금 조성을 하여 주민들의 문화교육에 열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손인영: 어제 세네갈국립무용단의 공연에 이렇게 조용한 도시에 1천 명이 훨씬 넘는 관객이 모인데 대해 사실 무척 놀랐습니다.
크레한: 우리 학교의 대공연장이 있는 예술센터는 이 근처 주민들의 문화예술을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지요. 초등학생을 비롯, 중·고등학생들을 위해서도 센터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문화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메이저 그룹들을 예로 들면, 알빈 에일리나 호세 리몽 또는 뉴욕시티발레단 같은 단체를 초청해 주민들을 위한 공연과 학생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합니다. 그러면 이 지역의 학생들이 학교로 와서 귀중한 경험을 공유하지요.
■4단계에 걸친 철저한 오디션 통해 학생 선발
손인영: 한국에서는 입시 철이 되면 한바탕 소통이 벌어지곤 하는데 이 학교의 입시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크레한: 신입생들을 위하여 4번에 나누어서 오디션을 하는데, 올해 첫 번째 오디션에 60명 정도가 지원해 이중 12명을 뽑았습니다. 앞으로 30명 정도의 내년 신입생을 뽑기 위해서 3차례 오디션을 더 시행합니다.
손인영: 한국에서는 오디션이 3분 정도의 전공 테스트와 따라하기, 그리고 부전공 테스트 등으로 치뤄지는데,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학생들을 살피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 학교의 오디션 과정을 좀더 상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크레한: 우리의 제도도 여러 가지 바꿀 필요성은 있습니다만, 우리는 그래도 오랜 시간을 두고 학생들을 살핍니다. 예를 들면 아침에 와서 일단은 발레, 모던, 재즈(우리는 주로 이 3가지를 가르친다) 수업을 합니다. 학생들이 많을 경우 시간이 물론 많이 걸리지만 자세히 살피려면 당연히 거쳐야 하는 절차이지요. 이때 학교 교수들에게 학생들이 낸 자료를 주는데, 그 서류에는 사진과 함께, 그들의 경력과 무용과에서 자기가 뭘 하기를 원하는지 목적을 분명히 써야합니다. 그래서 오디션을 보면서 그 학생이 원하는 것과 우리가 줄 수 있는 것과의 근사치를 따집니다. 대충 한 클래스당 2 시간 정도 걸립니다. 예술성도 수업 진행과정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지요.
손인영: 한국에서는 창작 작품 시험도 많이 보는데 여기서는 어떻습니까?
크레한: 물론 그들이 보여주길 원한다면 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한 작품을 오랜 기간 연습하면 당연히 잘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면, 학생들의 기본 자질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클래스를 6시간 지켜보면 기능적으로 뛰어난 학생들이나 예술성이 있는 학생들 등 교수들의 생각이 일치하게 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손인영: 당신은 주로 어떤 과목을 가르치고 있습니까?
크레한: 1~2학년의 모던 댄스, 3~4학년의 운동학을 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생들 중에서 예술고등학교 출신들은 운동학을 조금 배워서 오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무조건 춤만 배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떻게 몸이 움직이는지에 대하여 배우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움직임의 효용성이라든지, 다치지 않으면서 춤출 수 있는 방법이라든지, 학생들이 좀더 현명하게 움직임에 접근할 수 있는 기초적 이해를 가르치는 시간이지요. 그리고 안무법도 가르칩니다. 안무법을 가르치면서 늘 나는 학생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놀랄 때가 많습니다. 내가 가르치지만, 사실 배우기도 하기 때문에 그 과목을 좋아합니다. 또 창작움직임 연구란 과목을 가르치는데, 이것은 안무법을 듣기 전에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과목입니다. 운동학 이론을 기본으로 움직임의 가능성들을 이론에 따라 타진해 보는 것이 이 수업의 목적입니다.
손인영: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학교 교육 현장에서도 새로운 학과목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멀티미디어와 관련된 것도 그 중 하나겠지요. 이곳에서도 컴퓨터 안무나 프로그램을 배우는 시간이 있습니까?
크레한: 요즘엔 컴퓨터 안무에 사실 관심이 많습니다. 나 또한 프로그램 개발로 지원금을 받아 연구를 해서 지금은 좀 더 깊이 있게 컴퓨터 안무를 살피고 있습니다. 아직은 학교에서 컴퓨터 안무를 가르치진 않지만, 우리 단원(이 학교에는 본인의 희망과 학교의 오디션에 따라 가입하는 학교 무용단이 있음)들에게 가르쳐서 그들과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시간이 걸리고 성가시고 또 한편으로는, 몸으로 움직이면 되지 왜 기계로 안무를 하느냐고 부정적인 시각도 있겠지만, 스스로 여러 가지 움직임과 구성을 프로그램화해 여러 각도에서 몸 움직임을 살피거나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하므로 꼭 안무를 위한 대용이라기보다는 안무에 접근하기 위한 생각을 풀어 보는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수업에서의 활용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손인영: 앞으로 컴퓨터와 예술은 피해갈 수 없는 통과절차가 되리라고 여깁니다. 비록, 우리 시대에는 활용도가 저조하더라도 학생들에게 미디어와의 접촉을 친근하게 해준다는 차원에서 그런 수업은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춤계 새로운 직업 창출에도 도움이 되리란 전망도 해 봅니다. 대화를 바꿔서 이 학교의 교수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채용되나요?
크레한: 나는 18년 동안 이 학교에서 강사로 있다가 교수가 된 케이스인데, 나 같은 경우는 드문 경우이지만 교수채용은 상당히 어려운 과정을 거치는 것이 보통입니다. 우리 무용과는 지금 4명의 정식 교수와 6명의 강사들에 의해 수업이 이루어집니다. 대부분 강사들은 이론보다는 춤경력을 위주로 채용하고 교수들은 주로 행정적인 일과 가르치는 일을 겸함과 동시에 이론 과목도 가르치므로 석사이상이거나 박사도 물론 좋겠지만, 우리 학교 교수들은 다 석사를 마치고 이 학교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