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外論壇

에두아르 락의 무용수 조피아 투자카와 에이미 브로간

캐나다 출신의 안무가 에두아르 락(Edouard Lock)은 춤 속의 넘쳐나는 스피드로 명성을 얻었으며, 운동가다운 면모와 발레리나로서의 기품을 고루 갖춘 무용가로서 차세대 발레를 이끌어 가는 수문장 역할을 해 왔다. 그는 정확하게 계산된 점프의 대가이며, 꼼꼼하고 섬세한 안무가이자 또한 일찍이 인체의 신비에 관심의 초점을 맞춘 영화제작자로서도 그 역량을 달리하고 있다. 그는 이제 명실상부하게 무용가들 사이에서 인체의 반란을 관심사로 끌어올린 세대의 우상으로 도약하고 있다.
락의 다분히 예술가다운 춤을 추는 듯한 제스처와 안무를 하는 듯한 말투는 마치 은하수의 한 부분을 잘라 놓은 듯 명쾌할 뿐만 아니라 조화로우면서도 독특함이 신기하게도 잘 혼합되어 있어 무척 복잡한 듯 하지만 동시에 깔끔하고 우아하다. “아주 작은 먼지 조각조차도 우리가 존재하는 태양계에 속해있다”는 락은 그래서 하나의 구조물에서 가장 진실한 것이 무엇인지 쉽사리 식별해 낼 수 없는 방식으로 다양한 요소들을 한데 어우르는데 중점을 둔다고 말한다.

■미스터리(Mystery)
비쥬얼 아트나 음악, 문학, 연극, 안무 등 모든 창작물은 부분적으로, 또는 총체적으로 고유의 특성에 손상을 입히지 않고서는 분해되거나 부서질 수 없는 존재인 은하수나 인체 속의 개체들처럼의 분리될 수 없는 자신만의 고유한 존재론적 특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 개체는 주체와 대상, 방법과 결론, 그리고 내부와 외부가 만나 당면하고 결합하는 어떤 힘 또는 범주에 비유할 수 있다. 좀더 덧붙여 설명하자면 각각 창작물은 미스터리와 불확실의 비율을 어느 정도 내포하고 있다. 즉, 극이나 문학을 창작한 장본인조차 그것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예술영역 속에서의 작업은 미리 무어라 규정할 수 없고 세인들이 감히 상상할 수 없으며 베일이 벗겨지기 전까지는 어느 정도 미스터리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한 불확실성 속에 진실이 있고, 리얼리티가 있으며 예술이라는 존재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락의 근원적이면서도 심지어 존재론적이기까지 한 예술성은 우리 자신들뿐만 아니라 우리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거나 우리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능력, 또는 무엇인가를 상상하거나 우리 자신에 대해 상상하는 능력의 차원을 넘어선다. 그러나 예술을 감상하는데 그것의 리듬이나 구조, 구성, 라인의 굵기 등 중요한 요인들을 초현실적이고 독특한 차원의 인지적 사고를 통해 감상해야 한다면 그것은 일반 관객들에게 무척 난감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아마추어이든 프로페셔널이든 간에 관객들이 그러한 형이상학적 개념들을 피해 도망치려고만 한다면 그것 또한 그들 자신만의 독특한 그 ‘무엇’을 결코 형성할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다. 이 ‘무엇’이란 인간의 신체와 몸짓에 있어 가시적인 것뿐만 아니라 비가시적인 것까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놀라운 사실은 인간은 이 독특한 그 무엇을 생물학적이고 정신적 혹은 육체적 차원에서 수행한다는 것이다. 춤이 이러한 이중의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마치 화가가 캔버스 위에 조명과 색상을 함께 혼합하여 하나의 작품을 창조해 내는 것처럼 그 같은 방식으로 하나의 작품과 해석을 또 다른 그것과 지속적으로 혼합하는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춤의 목적과 현실의 작품이 뒤얽혀진 복잡한 관계는 관객으로 하여금 두 개념의 정체성에 관해서, 그리고 작품 내부의 원동력과 아이디어, 춤 자체와 안무에 녹아 있는 구조 등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되씹도록 우리의 사고를 역행시키기도 한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우리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이 설명하기 어려운 리얼리티는 지식이 인간 발달의 한 수단으로써 지식은 결코 완전히 습득할 수 없는 것이며 완전히 이해할 수도 없는 것이지만 항상 그것을 다른 곳에서 찾으려하고, 더 많이 추구하려고 하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지식과 일맥상통하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또한 창작을 하는 사람과 관람을 하는 사람이 동시에 같은 방식으로 예술의 구조와 그것의 숨은 천재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의 직관력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이것은 우리는 이것을 인간의 직관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직관과 지식이란 의식과는 다른 방향으로 설명할 수 있다. 즉, 직관은 인생의 순수한 나침반이라면, 지식은 그 반대의 나침반이다. 이것은 우리가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과정을 대입시킴으로써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이 두개의 개념이 동시에 적절히 녹아 난다면, 인류는 완벽한 존재로 발전되어 왔을 것이다. 하지만 지식과 직관이라는 두 개의 비율이 다양한 선상에서 혼합되어져 왔기 때문에 인류는 완벽하지는 못하더라도 다양하게 진화되어왔다. 현재의 세인들에게는 직관보다는 지식이 중요시되는 풍토가 암묵적으로 강요되어져 왔기에 직관의 개념이 다소 결핍되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완벽하지 못한 존재로 남아있는 것이다.

■지식과 직관 사이의 구조
똑같은 형식일지라도 에두아르 락은 날카로운 이성과 순수하고 예민한 직관이 묻어나는 동작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다른 예술가나 창작을 하는 이들에게 생소한 느낌은 준다. 락의 춤은 최초의 직관에 의존한다. 다시 말해서 그가 생각해내는 하나하나의 요소들은 이미 데카르트 이전에 발전된 것이지만 그는 프로페셔널로서 여러 해 동안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몸짓의 토대를 만들어 궁극적으로 그만의 독특한 영역을 구축했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직관을 안무가라면 반드시 형성해야만 하는 전등이 꺼지는 극장에 앉아 그의 작품을 관찰하고 공감하는 관객과 작품 사이의 연결고리를 제공하는 단계로 발전시켰다.
사실 락은 공연에서 그의 의도를 신체와 몸짓을 통해 완전히 설명하지 않는다. 단지 보여주기만 할 따름이다. 그의 신체와 몸짓은 그의 느낌을 구태여 설명하거나 부연설명하지 않으며, 관객들이 자신만의 느낌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할 뿐이다. 그의 춤은 격정적이고 스피디해서 일순간 실제가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하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춤을 본 사람들은 단지 잔상을 기억하고, 감동을 할 따름이지 굳이 정확한 동작의 이미지를 정의 내리기 위해 애를 쓰지 않는다.
락의 최종목표는 몸짓이나 안무의 개념을 초월하는 동작을 관객과 함께 만드는 것이다. 인간의 잠재의식 너머에 있는 무의식의 세계에 포커스를 맞추고, 굳이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고 단순히 즐긴다면 직관과 지식의 영역이 적절히 배합되어 그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무대와 극장의 상관관계는 따라서 관객에게 짜증나는 데카르트의 개념을 가르치려고 하는 대신 예술가로서의 열정을 면면히 보여주는 것이다. 스피드와 감정의 소용돌이, 위험, 초월적인 그 무엇, 인식의 세계를 벗어난 것을 알아채는 것, 불같은 탄력 등을 사용하는 것을 통해서 완전히 스스로를 통제할 줄 아는 사람과 예술가적인 기질을 타고난 자유분방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다소 소극적으로 관객의 임무에 충실한 사람들에게까지 인간의 가장 중요한 기제인 직관을 자극한다. 예술가가 갖추어야 할 가장 독특한 기질 중 하나는 구체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동원하지 않고서도 인간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감동시키는 능력이다. 그러나 락이 표현하는 예술만이 이러한 차원에 완벽하게 도달할 수 있다.
만약 창조적인 역량으로써, 동시에 그러한 역량을 받아들이는 기제로써의 직관이 락이 제시하는 테마의 가장 명백한 특성이라면 어떤 형상이나, 라인, 안무의 수준 등은 결코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안무가로서의 창작력이 필수적으로 인간, 또는 무용수와 그들 주변의 공간을 위해 어느 정도 오류를 허용해야만 함에도 불구하고 락이 그의 작품을 통해서 건설하는 장면들은 작품의 요소와 세부적인 내용의 시행착오적인 첨부와 삭감, 병렬 등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렇게 하면 직관은 동작의 이동에 따라 예술가에 의해 직시된 안무를 통합하는 해석가의 입장에서가 아닌 그 자체만의 특성을 통해 완벽하게 만들어진다.
락의 작품에서 어떤 반향, 특히 슬로우 모션을 통해 보여지는 내성은 특정한 틀을 가진 조각한 듯한 인격체의 형상을 통해 등장한다. 이러한 형상은 각각의 안무를 통한 인물이나 동작을 가로지른다. 그리고 불가피하게 그것을 채색하고 거기에 동일성과 구조적인 특성을 부여함으로써 예술 작품의 틀을 형성한다. 그러나 주어진 동작을 실행하는 스피드와 때로는 극단적인 모양 때문에 그러한 형상은 종종 관객들이 인지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나기도 한다.
락의 스타일은 글자 그대로 인체가 그 역동성과 에너지, 스피드를 싣기도 전부터 동작을 통해 신체를 조각한다. 육체의 모든 파편과 구성-눈, 손가락, 발, 어깨, 엉덩이, 입 등-이 안무의 통합적 부분이 된다는 것은 그리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락은 육체의 어느 한 요소라도 미개한 상태로 남겨두지 않으며, 인체를 구성하는 어떤 구성요소도 해석상 미정인 채로 남겨두지 않는다. 그리고 머리나, 손, 빠른 팔 동작, 가볍게 흐르는 몸, 기이하게 멈춘 듯 한 동작, 투명한 몸짓 등 모든 요소에 강세를 둠으로써 락은 모든 존재의 부정할 수 없는 초월적 구조를 형상해서 마지막 순간까지 명료한 인상을 남긴다.

■인체에 대한 추상적인 접근의 대안이 스피드라면?
장시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