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후기

박외선(朴外仙)씨로부터 시작된 「이화여대 현대무용」이 육완순(陸完順)씨로 이어지면서 「한국 현대무용」으로 성장 ― 반세기를 맞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한국현대무용이 우리 춤계에 뚜렷한 존재감 있는 모습으로 자리잡게 된 것은 오로지 육완순씨의 집념과 노력과 리더쉽에서였다. 육완순씨가 해낸 일을 춤계는 길이 길이 기억할 것으로 믿는다.(兮)

4월 새학기가 되었다. 영국의 수학자(數學者)며 철학자인 버트란트 러셀(Bertrand Russell)은 정식학교를 다니지 않은 독학자였다. 캠브리지대학에 갈 자격을 얻으려고 중학교를 가야만 했다. 학교에 들어가자 그는 왕따를 당하여 몇 번이나 자살하려고 학교수업을 마친 뒤 학교를 나와 저녁의 지는 해를 향하여 걸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좀더 수학을 안 후에 죽어야지…」 하는 생각이 나서 발길을 돌렸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그 어디든 사람사는 곳에 왕따라는 폭력은 있었다.(됴)

「한국현대무용뮤지엄」 행사가 한국 춤역사의 중요한 마디(節)가 되는 것이지만 지면 관계와 일손 부족으로 기록사진과 좌담으로밖에 다루지 못했다. 주최측의 적극적인 취재 도움이 있었더라면 세미나나 외국손님과의 연결도 가능했을 것 같았는데….

명가 강선영(姜善泳)선생의 팔순을 기념하는 「춤 언저리」를 만들었다. 자주 볼 수 있었던 주제인 「태평무」 모습 사진을 마감날까지 구하지 못해 결국 싣지 못했다.

내일 모레가 4월인데 바깥은 아직도 차다. 따뜻해지면 만나자고 한 친구도 그렇게 알고 있겠지.

四月이 오면 四月이 오면은 / 향기로운 라일락이 우거지리
회색빛 우울을 걷어버리고 / 가지 않으려나 나의 사람아
저 라일락 아래로- 라일락 아래로

푸른 물 다담뿍 안고 四月이 오면 / 가냘픈 맥박에도 피가 더하리니
나의 사랑아 눈물을 걷자

…… (略)
노천명(盧天命) 「四月의 노래」 중에서(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