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정보

『후미등』으로 뉴욕에 데뷔한 베이징현대무용단 Photo·Carl Kosola/Penn State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예술이 독립적인 양식으로 존재하기보다는 정부의 후원을 기대하는 나라 중국, 그 곳에서 현대춤이 젊고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띄는 장점이다. 그러한 발전은 춤이 언어가 아니라 모호한 표현과 해석이 가능한 보다 개방된 예술양식이어서 가능한 것이다.
1995년 창단된 베이징현대무용단이 핑크플로이드의 1979년 록 앨범 「더 월(The Wall)」을 반주로 하여 안무한 『후미등(Rear Light)』을 처음으로 올리는 무대를 보면서 관객들은 분명 일반적으로 그들이 느끼는 감성, 즉 감정이입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특정한 부분에 대하여 공감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벽 위에 젊은이를 배치한 진행, 그리고 난동과 진압 부대 사이를 왔다갔다하면서 추는 춤은 물론 바닥에 그려진 범죄 현장에서 묘사된 인체의 실루엣은 모두가 시위대를 진압했던 1989년의 천안문광장의 상황을 연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남녀 2인무와 주로 관객이 참여로 이루어지는 거친 디스코 장면은 친숙하게 다가온다. 홍콩 출신으로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윌리 차오(Willy Tsao)에 의하면 디스코 장면은 젊은이들의 분출하는 감성뿐 아니라 젊은이들의 무심함에 대한 비판의 성격도 담고 있다고 한다. 그는 “희희낙락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방종함을 묘사하고 있다”며 “그들은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알지 못한다. 진실이 가려져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해준다.
모택동에 대한 신봉을 고취하던 박물관에서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밤에 이루어지고 있는 생활상이나 팝예술, 그리고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는 펑크 록커를 보노라면 사람들이 과거로 돌아가기를 거부하는 예술가와 중국이 되찾은 물질적인 가치에 대해 탐탁지 않아 한다는 점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1982년 영화 「더 월」에 등장했던 소원해진 록스타를 다룬 원작내용을 풍자적으로 각색해놓은 『후미등』에서는 중국 컨템퍼러리춤을 낳은 광동현대무용단이 1991년 미국에서의 데뷔공연 프로그램에 포함시켰던 작품으로 들에서 일하는 농부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던 무대와는 상당히 거리감이 느껴진다.
변화하는 사회를 반영하는 직업적인 현대춤은 광주, 베이징 그리고 상하이로 퍼져나가면서 다른 지방에 있는 대학은 새로이 등장하는 안무가들을 유혹하고 있다. 현대춤은 그 본질에 걸맞게 그 어느 곳에서도 더 이상 한 가지 운동이나 미학으로 제한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베이징현대무용단 예술감독 윌리 차오 Photo·Ting-Li Wang/The New York Times

최근 미국에서 순회공연 중인 차오는 『후미등』을 안무한 리한종과 마보 부부팀이 안무방향을 ‘매우 분노한 작품’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해준다. 하지만 『후미등』은 관객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달라지는 작품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인체의 실루엣이 살해당한 사람들을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 대하여 동의한다는 그는 “하지만 그런 일들은 어디서나 일어난다”며 “유고슬라비아에서 사람들이 살해되었고 또 이라크에서도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차오는 모두가 특히 서구에서 자신의 생각처럼 넓은 의미로 수용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오직 작품에서 “관객들이 개인성과 자유로운 표현에 대한 갈망을 읽어주기 만해도 좋다”는 것이 자신의 핵심 의도라며 “무용수들은 만족스럽지 못한 점에 대하여 아무런 두려움 없이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러한 불만을 몸으로 풀어낸다”고 설명한다.
뉴욕에 본부를 두고 미국과 중국에서 중국 현대 무용수와 안무가들을 훈련하고 가르치면서 재정지원을 해오고 있는 아시아문화 자문위원회 회장 랄프 사뮤엘슨은 “중국은 과거와 매우 다르다”면서도 중국 현대춤에서는 성, 정치 지도자에 대한 공격 그리고 폭력 세 가지를 터부시 해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해준다.
차오는 누드와 중국 지도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비방이 금기사항이었다고 전한다. 하지만 사뮤엘슨처럼 1990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현대춤을 추는 광동현대무용단이 출현한 이후로 많은 것이 달라져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1986년 광동무용원 원장 양메이키가 조심스럽게 준비하여 참가했던 아메리칸댄스페스티벌(ADF)에서의 공연은 반향을 일으켰다. 페스티벌은 국제안무가워크숍을 통하여 양메이키가 무용수들을 훈련하고 새로운 안무가들을 양성하기 위한 3년(1987~90) 과정의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1998년까지 광동무용단을 위해 자문역할을 했고 지금은 총감독을 맡고 있는 차오는 무용단원들이 받은 훈련은 지역 문화관계 공무원들에게는 지나치게 미국적으로 비쳐졌다고 말한다. 첫 시행 과정을 회고해보면 ADF 조직위원장 찰스 라인하트는 프로젝트의 목표에 대해 확고했다. 그는 “우리가 목표로 했던 것은 프로그램에서 중국에서 소련 발레교사가 그러했듯 ‘자, 이 작품이 『백조의 호수』다. 그대로 해보라’는 식으로 훈련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참가자들에게 현대춤에 대한 훈련을 하고 그 내용을 가지고 각자 자신의 능력으로 발전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했다.
광동무용단에서 활동했던 첫 세대는 엄청나게 빠른 시간에 중국에서 현대춤 안무가들을 배출하였다. 그들 중에는 국제페스티벌에서 많은 인정을 받고 있으며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쉔웨이도 있다.
라인하트는 쉔웨이를 이야기하면서 “현대춤이 중국에 뿌리를 내리면서 그 씨가 대단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충분한 서클을 이루게 되었다”며 “이제 미국에서 가장 재능있는 안무가 중 한 사람이 중국인이라는 사실을 말로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빠른 발전을 말한다. 사뮤엘슨은 “1980년대에는 중국 안무가들이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대부분 귀환하고 있다”고 했다.
광동무용단에서 함께 활동했던 단원들 중에는 베이징무용원에서 현대춤 프로그램 책임자로 있는 왕메이,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 ADF 참가자들을 위하여 작품을 안무하여 재능을 분명하고도 널리 알린 진씽이 있다. 1995년 베이징문화국이 성전환 수술을 받은 그에게 수술 직후 베이징현대무용단 초대 예술감독을 제의했고 이제는 중국에서 최고의 유명세를 타고 있다. 여성으로 성을 바꾸었지만 이름은 여전히 과거의 것을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진씽은 현재 상하이에서 자신이 창단한 무용단을 위해 안무하고 있다.
차오는 현대춤에 대한 관심을 촉진시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홍콩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자신의 시티컨템포러리무용단을 위해 안무하는 한편, 자신의 재산을 광동과 베이징에 있는 무용단들에게 지원함으로써 미국인들로부터 신뢰를 획득하고 있다.
사뮤엘슨은 “차오가 무용단들을 구해주고 있다”며 “그 없이는 무용단들이 스스로 유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차오의 취향이 그러한 무용단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여부는 공개적인 논의의 대상이다. 미국인들은 케네디센터가 오는 10월에 광동, 베이징 그리고 홍콩 무용단을 한 무대에 소개하는 공연을 보면서 판단을 할 수가 있을 것이다.
“나는 세 도시에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무용단들과 1999년 베이징에서 자신이 발족하여 매년 열고 있는 페스티벌에서 각기 다른 안무가들을 양성해오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광주로 이주했지만 달리 문제가 될 것은 없단다.
“오직 한가지 유형의 현대춤을 지향한다면 실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고 주장하는 그는 “중국 현대무용수들은 새로운 언어를 모색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도 그런 일은 없다”고 전해준다.
“우리가 페스티벌을 시작하고 두번째 되는 해 그러니까 2회 페스티벌에서는 7개 대학 학생들이 참가하여 안무작품을 소개했다. 아마추어 수준의 작품이었지만 그 해를 시발점으로 하여 2003년에는 18개 대학에서 회화와 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비롯하여 많은 학생들이 참가했다. 컴퓨터를 전공한다는 어떤 학생은 페스티벌을 위해서 안무를 한 후에 청년 그룹이라는 무용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전공 때문인지 그 학생이 내놓는 작품은 컴퓨터처럼 매우 침착하고 조용하다”고 소개한다.
차오는 부활된 지방과 시 차원에 대한 예술재정을 보면서 자유가 많아졌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베이징무용단이 주로 자치단체에 의하여 서명이 되는 점도 그런 사실을 반영해준다는 것이다. 또, 재정지원을 받지 않는 독립적인 무용단은 검열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정부 관리들이 우리가 미국에서 공연하는 작품을 조사하러 오는 일도 없다”고 했다.
1999년 베이징에서 진씽 후임으로 예술감독이 된 후 그는 “라디오 대담 프로에 나와서 현대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일로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한다. 정부 관리들은 그에게 ‘전통적이며 중국적인’ 작품을 무대에 올려줄 것을 제의했다.
그때 그는 “현대춤이라는 것이 문화적인 특징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에 대한 감각을 갖게 됨으로써 중국에도 현대춤이 존재하는 것이다. 오직 무엇인가 다른 것을 만들기 위하여 서구의 것을 차용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고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다”고 대답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