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정보

아일랜드탭댄스를 선보이는 리버댄스 Photo·Joan Marcus

리버댄스(Riverdance)가 세계무대에서 약진하면서 천8백만이 넘는 공연 관람객과 15억이 넘는 TV 시청자를 확보하게 된 것도 10여년이 지났다. 3월 10~17일 뉴욕시티음악연주장으로 돌아와 공연을 하고 이어 중서부와 동부해안 지대로 순회공연을 떠난 리버댄스.
그 외에도 리버밴드 중 제2공연단은 이번 봄 러시아와 영국에서의 공연을 위해 떠나고, 제3공연단은 여름 내내 더블린에서 공연을 할 것이다. 이렇듯 관객들은 곳곳에서 빠른 속도, 활기 넘치며 상징성이 강한 ‘리버 댄싱’이 펼치는 아일랜드 스타일의 스텝, 아일랜드 음악과 동유럽 영향을 받은 노래가 반주로 사용되는 가운데 아일랜드 플라멩코, 탭 그리고 러시아 민속춤 등이 어우러지는 무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리버댄스는 아일랜드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대사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처음으로 리버댄스를 배우려는 학생들이나 관객들은 아일랜드 후손이 아니니 말이다. 리버댄스 강습은 유럽, 아프리카 그리고 일본 등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게다가 리버댄스의 영향으로 다른 많은 공연 그룹들이 생겨나고 있다. 아일랜드춤을 전문으로 추는 15개 그룹 중에서 춤의 신, 춤의 혼 그리고 춤의 마술 등의 명칭을 가진 세 그룹도 그런 그룹에 속한다. 하지만 리버댄스가 이렇게 널리 퍼져나가는 추세 때문에 수준이 낮아지고 있다는 우려도 생겨나고 있다. 교사 자격증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사람들이 무용단을 이끌어 나가는 경우가 있어 그러한 우려가 설득력을 갖는다. 하지만 리버댄스가 문화장벽을 제거하고 스텝 무용수들에게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는 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지적한 기준 미달에 대한 문제는 1929년에 설립된 이후로 아일랜드춤의 성격을 규정하고 강력한 경쟁체제를 점검해온 아일랜드춤위원회를 통해 교정이 가능하다. 경쟁 문화는 고도로 훈련된 무용수들 배출해줄 수 있어 리버댄스에게는 유리할 수 있을 것이다. 쇼의 성공으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경쟁을 통하여 고난도의 테크닉을 갖추면서 수준이 발전되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지명도를 얻을 수가 없다. 1991년 이후 공연을 해온 시카고의 트리니티아일랜드무용단의 경우 리버댄스의 인기로 인해 공연의 호응도가 더 넓어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현대춤 안무가 숀 쿠란은 관객들이 트리니티무용단뿐만 아니라 자신의 무용단에 대해 아일랜드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후기로 접어든 리버댄스 분위기 속에서 다라카르무용단(Darrah Carr Dance)은 아일랜드춤과 현대춤을 융합시키는 실험을 하고 있다.
리버댄스는 진공관 속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1970년대 전통음악을 해외에 알리고 1973년 유럽공동체에 가입하면서 시작된 아일랜드 문화부흥의 한 현상이다. 유럽공동체는 낮은 세금으로 1990년대 10년 동안 유래 없는 경제 성장을 이루게 하는 동력이 되었고, 그 결과 아일랜드는 ‘켈트의 호랑이’로 불리게 된다. 그와 같은 분위기에서 리버댄스가 거둔 상업적인 성공은 문화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세계 무대에서 자리를 잡은 아일랜드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순수주의자들은 상업성이 강한 현란한 리버댄스 무대가 아일랜드의 전통춤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해서 두 가지가 서로 충돌할 필요는 없다. 무대에서 펼쳐내는 볼거리 속에는 실험적인 시도는 물론 전통이 함께 버무려져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리고 시기에 맞추어 등장하는 모든 아일랜드춤을 찬미한다. 그리고 무대에서 바닥을 소란스럽게 두드리며 “보라, 세상이여!”라고 큰소리로 외치는 리버랜드에 박수를 보낸다.(*)
<댄스매거진> 200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