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살롱

공명, 바이날로그, 그림(the 林). 10년 전, 당시 한국악기를 바탕으로 한 그룹 중에서, 가장 주목할 그룹은 이들 셋이었다. 「국악축전 2014」를 통해, 그들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올려졌다. 제목은 “快,快,快 콘서트”. 바이날로그의 「치킨 런」, 그림의 「아침풍경」, 공명의 「보물섬」. 이들의 대표곡은 이전 한국음악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색다른 분위기였다. 각각 유쾌, 상쾌, 통쾌라는 정서를 대변하고 있었다. 그렇게 십년의 세월이 흘렀고, 이들의 음악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으로 의미를 지닌다.
거문고팩토리, 잠비나이, 숨[suːm]. 2014년을 보내면서, 나는 이제 이 세 그룹을 꼽는다. 이들은 2014년의 한국악기의 새로운 음악을 대표하는 그룹이다. 그들은 이미 세계음악계에 진출을 해서 그들만의 색깔을 알렸다. 월드뮤직분야에서 가장 대표성을 띤 것이 「월드뮤직 엑스포」. 2012년 거문고팩토리, 2013년 잠비나이와 숨[suːm]이 선정되었다.
이런 그에게 공통점이 있다. 창작국악 실험무대 「천차만별콘서트」 출신이라는 점이다. 「천차만별콘서트」(별콘으로 불림)는 한국음악(악기)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담긴 무대다. 오디션을 통과한 참여팀은 한 시간의 무대를 준비해서 이틀 동안 단독공연을 한다. 역량을 갖추지 못한 팀들은 엄두를 내기 어려운 무대가 ‘별콘’이다.
2014년에도 별콘에서도 우수한 그룹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팀이 과연 해외시장에 진출할지 의문이 들었다. 그들의 인원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거문고팩토리는 4명(이정석, 유미영, 정인령, 김선아). 잠비나이는 3명(이일우, 심은용, 김보미), 숨은 2명(박지하, 서정민)이다. 적은 인원이라서 외국의 페스티벌들이 초청하기 쉬운 것이다.
이들이 갖고 있는 최고의 매력은 무엇일까? 이들은 모두 국악기가 중심이 된 음악을 하지만 ‘그들의 음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음악을 나의 언어로 치환하자면, 거문고팩토리는 ‘열정적 이상’, 잠비나이는 ‘어두운 몽상’, 숨은 ‘경건한 일상’이다. 거문고팩토리는 거문고와 가야금을 중심으로 해서, 현악기를 마치 타악기처럼 다룬다. 충만한 에너지가 매력적이다. 그들의 음악에서, 정상에서 벗어나 이상으로 가고픈 ‘분출의 통로’가 보인다. 거문고팩토리식의 수다스러움이 있다. 잠비나이는 기본적으로 어둡고 우울하지만, 그것이 역으로 강하고 폭발적으로 분출된다. 그런 음악에서도 절제된 기운이 있고, 그것은 리비도와 연결되는 느낌이다. ‘가학의 위로’라고나 할까? 잠비나이 식의 다독거림이 있다. 숨의 음악은 앞의 두 그룹과 다르게 우아하다. 그들의 음악은 마치 속세에서의 찌든 죄를 사해주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생황과 가야금을 통해 만들어내는 그 소리는, 때론 ‘성녀(聖女)의 기도’와 같다. 숨만의 사랑스러움이 있다 시간에 비유하자면, 숨은 새벽, 거문고팩토리는 대낮, 잠비나이는 밤중의 이미지와 연결된다.
앞으로 십년, 이들의 음악은 한국음악과 세계음악에 동시에 큰 자극을 줄 것이다. 아울러 앞으로의 별콘에서도 이들처럼 소수인원으로 최대효과를 내고, 더불어서 국악기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는 팀들이 나오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