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살롱

대한민국 건국이 60년을 넘으면서도 분단으로 잉태한 사회·정치적 문제점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다. 건국대통령 이승만의 뒤를 이어 산업발전의 초석을 깔아 놓은 산업개발 대통령 박정희의 옹골찬 18년 통치는 눈부신 산업개발의 ‘공’과 독재를 감행한 ‘과’로 명암의 시기로 평가됨은 대한민국 역사 정리에 아직도 큰 과제가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발전사에 큰 관심과 호기심을 잃지 않고 있는 세계, 특히 개발도상국은 ‘새마을운동’ 못지않게 대한민국 산업발전사에 큰 관심을 표하며 그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많은 학자들과 엔지니어, 경제인들을 풀어 그 단초를 풀고 싶어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어디에도 ‘대한민국 산업발전사’의 기록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결국 그들은 대한민국 국회도서관에 비치된 몇 권의 책을 참고하여 몇몇 당시의 주역들을 찾아 인터뷰하며 그 해답을 찾고자 하니 미흡하기 짝이 없다.
대한민국 산업발전 통로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대한민국을 찾은 해외 학자들은 몇 명 남지 않은 당시의 주역들의 기억과 당시의 상황을 들으며 한국의 당시 상황을 유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는 가운데 올 들어 한국엔지니어클럽 40주년을 기하며 출판사 기파랑에서 「조국 근대화의 주역들」(한국엔지니어 편, 윤재석 지음)이 출간되어 당시 각 분야에서 대한민국 산업화사회에 가치를 이끌어온 17명의 생각과 공적을 기록하여 처음으로 대한민국 산업사를 조명하고 있다.
2016년이며 대한민국의 유치과학자들로 대한민국 산업발전의 산실 역할을 이끌어 온 KIST가 50년사를 정리하고 있고, 우리나라 철상산업의 메카이며 세계 5위 철강국을 자랑하게 하는 POSCO가 4년 후면 50주년을 기하여 그 역사를 정리한다고 한다. 참으로 듣기에도 마음 뿌듯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기록에 의지하지 않고 기억에만 의존하거나, 짐작으로 삼는 역사는 더 큰 역사적 오류를 초래한다는 뜨거운 명제 아래 역사를 정리해야 할 것이다. 한 일화로 몇 명 남지 않는 주역들을 만나 인터뷰하면, 모든 공적의 주인공은 본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이 80 이상의 연세로 기억력이 흐려졌을 수도 있는 일이나 공을 자기 것으로 치부하고자 하는 욕심에서 역사의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록의 참 가치와 그 진실을 바탕으로 한 문화가 있어야만 역사는 최소한의 오류를 범하며 그 가치를 발하는 것이다. 다행히도 분야는 전혀 다르지만 올해 아라출판사에서 펴낸 「한국 근대춤 자료사」(김종욱 편)를 보고 나는 많은 것을 유추, 음미하게 되었다. 이는 올해 작고하신 조동화 선생님의 앞을 멀리 내다본 예지의 독려를 받고 오랜 작업 끝에 출생한 자료집으로, 당시의 신문과 출판물에 기록된 춤에 관한 재료를 집대성한 860쪽에 달하는 장대한 책이다.
엮은이 김종욱 선생이 실토하는 부족한 점들이 있겠으나 다행히도 춤 발전사를 정리할 때 어설픈 기억과, 욕심으로 정리되지 않을 수 있는 귀한 자료가 있어 우리나라 춤 발전사는 적당주의를 배제한 제대로 된 춤역사 정리가 가능하리라 믿어 마음 든든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