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후기

요즘 서점가는 성인을 위한 ‘색칠 책’이 점령했다고. “책은 책다워야 한다”며 책의 기본인 글자가 전혀 없는 이른바 이 ‘컬러링 북’을 ‘베스트셀러 명단에서 빼자’는 이번달 출판살롱 내용에 공감한다. “춤은 춤 다워야 한다”면 춤의 기본은 무엇일까도 생각해 본다.
지난해 3월 유관순 누나가 역사교과서에서 빠졌다는 소식에 참담한 심정이었다. 이번 3·1절 전영택이 1948년에 최초로 쓴 ‘순국처녀 유관순전’이 자매출판사 늘봄에서 복간되었다. 붉은 비로도의 장정도 이쁘지만 과연 ‘화수분’을 쓴 늘봄의 작품임을 실감한다.
다음달 故조동화 발행인 1주기 추모행사를 준비중이다. 행사 중 추모토크쇼, 참석 못하시더라도 조동화 선생과의 좋은 추억글이나 사진 등, 편지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침 이번달 「꽃香詩향」 당신이 즐겨 외시던 여수의 ‘진달래꽃’을 볼 수 있어 반가웠다. (顯)

三月의 노래
노천명
삼월이 오면, 이 땅에 삼월이 오면 / 골짜기 산둥세 불붙듯 번질
진달래 꽃망울 부풀어 오르듯 / 우리들 가슴속 용숫음치는
三一 정신의 맥박
삼월이 오면, 이 땅에 삼월이 오면 / 산에서도 뻐국 들에서도 뻐국
자연의 곡조 시냇가에 흐르듯 / 우렁차게 퍼지는 민족의 노래 삼월의 노래
조국의 독립을 찾아 매운 싸움 있었나니 / 울안의 홍매화는 유관순의 넋인가
삼월은 한 달, 이 나라의 아름다운 달 / 거리거리 골목 골목
독립정신이 출렁거리는 달

창간39주년, 조동화 발행인 1주기를 앞두고 김경애(댄스포럼 발행인) 춤평론가의 사회로, 국수호(디딤무용단 예술감독), 김복희(한국무용협회 이사장)님과의 좌담. “춤지가 무용가들을 사회의 세찬 바람 속으로 내몰았고, ‘생각을 하면서 춤을 춰야 한다’는, 그런 계몽을 쫓아가는 사람은 살아남으면서 존재감을 가졌다”는 말씀 감사드린다. 오히려 지금 춤지는 그런 세찬 바람 속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뿐.
본지 故조동화 발행인께서 서거하셨던 날은 작년 4월24일, 1주기를 맞아 다음달 4월17일, ‘조동화 선생을 생각하는 밤’ 추모세미나 및 회고담 자리를 예술가의집에서 연다. 많은 관심바랍니다. 다음날인 4월18일 토요일에는 (재)일산공원 장지에서 추모행사도 가질 예정인데, 참석을 알려주시면 차편과 식사를 마련하겠습니다. (주간·조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