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평

* 류석훈 안무의 『굿-조용한 비명(GUT-The Silent Scream)』(4월7일 핀란드 「PDC 춤의달 축제(Dance Month Festival)」 포리시립극장 본관)
「춤의달」에 포리를 방문한 류석훈. 높은 평가를 받아온 류석훈은 솔로 작품 『굿-조용한 비명(GUT-The Silent Scream)』 에서 인체 통제에 대한 놀라운 모습을 보이기도 전에 이미 진정한 행운을 누려왔다.
이 한국의 대가의 춤 예술에서 인체의 부분들은 각기 분리되어 거의 제대로 고유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왼쪽 손은 마치 줄에서 끌어당기는 것처럼 느슨해지고 다른 인체 부분들은 전혀 다른 동작들을 동시에 작동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류석훈은 자신의 동작들로 독립적으로 또 인형처럼 통제에 따르는 동작들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존재를 표현한다. 생명감이 없고 또 얼굴을 가린 딱딱한 가면은 비-인간의 속성을 강조한다.
드라마의 아치는 약간의 상승 속에서 속도를 만든다. 시작은 느린 동작의 예술이고 정지의 예술이다. 류석훈은 자신의 빠른 동작을 자제하면서 정점에서 매우 짧은 순간 섬광과도 같은 긴장에 도달하게 만든다.
『굿-조용한 비명』 은 재미있으면서도 인간성과 비인간성을 테스트하고 그 사이의 선을 정의한다는 면에서 조금은 영적이면서도 놀라운 작품이다.

* 이선태안무의 『나무』(4월8일 핀란드 「PDC 춤의달 축제」 포리시립극장 본관)
한 남자가 바닥에 놓여있는 꾸러미 위로 몸을 둥그렇게 만다. 그리고는 갑자기 나무의 뿌리처럼 두 팔로 바닥을 찾아 더듬기 시작하더니 이번에는 뿌리가 닿을 지점을 찾아 애를 쓰는 모습이다. 관객은 즉시 그 남자가 한 그루의 나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즉시 경이로움을 체험하게 된다.
이러한 시작은 놀라운 예술성뿐만 아니라 경이로우리만큼 감각적으로 비상하는 상상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선태의 대가의 경지에 이른 예술성을 보여주는 시점이기도 하다. 춤의 고수 이선태는 이렇게 자신의 유일한 도구인 인체를 사용함으로써 영상에서 나무의 성장 과정을 속도를 더하는 사건처럼 해석한다. 그가 보여주는 것은 싹이 벌어지면서 잎으로 성장하는 방식 그리고 새로운 해를 맞으면서 나무 등걸의 성장을 표시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이선태는 충분하게 나무의 영혼으로 들어가면서 강력한 솔로 작품을 만들어낼 수가 있는 것이다. 비평적인 관점에서 고도의 기술을 갖춘 그가 보여주는 무대의 핵심은 인간과 식물 사이의 관계를 서술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혜민이 무대에 등장하여 나무를 향하여 물을 뿌릴 때 코미디적인 분위기가 풍미를 더한다. 칼은 즉각적으로 물이 들어있는 통을 대신하게 된다. 이 장면은 나무를 이기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하는 것이고 또 주변 자연에 대한 인류의 이기적인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남성이 자신의 목적을 위하여 나무를 이용하기 시작할 때 출연자들 사이에 승산이 없는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가여운 나무는 저항이 불가능하고 이선태의 고도로 재능을 갖춘 통제력이 혼란스럽게 드러나면서 여러 변화들을 수용해야만 한다.
마지막 장면은 암담한 미래를 그려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가 있으리라: 남자는 떠나고 무대에는 나무만 남아있다. 나무가 인간다워지면서 결국 마지막 해결은 그리 나쁘지 않은 느낌이다. 관객 또한 나무와 같은 편에서 인간에 저항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나무』가 주는 메시지는 표현의 강력함에 있고 또 강력한 종결로 춤의 달이 훌륭하게 성공적으로 끝을 맺도록 해주었다.
주제 면에서 볼 때 공연 전체 내용은 균형이 잘 잡혔고 또 가능한 시각으로 인류의 여러 가지 위기를 지적했다할 것이다.

핀란드 <사타쿤난 칸사(SATAKUNNAN KANSA)> 2015.4.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