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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살롱
KBS-TV가 트로트 부활 프로젝트 「후계자」를 방송, 1세대 후계자로 류원정(22)양을 선발했다(7월17일). 방청석 97명과 시니어 판정단으로 최불암, 남 진, 주현미가 판정했다.
최종선발에 6명이 출연. 박지혜(28) 「목포의 눈물」, 김소희(28) 「화류춘몽」, 최미정(28) 「봄날은 간다」, 김초아(27) 「이별의 부산정거장」, 김유미(25) 「다방의 푸른 꿈」, 류원정(22) 「울어라 열풍아」. 가창력은 큰 차이가 없으나 곡목선정에 무리가 있고 의욕과 긴장에서 오는 중압감으로 관객과의 접근성을 이루는데 충분하지 못했다. 1940년대 할아버지 할머니들 어렸을 때의 노래들을 20대의 젊은 여성들이 소화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당연하다.
「화류춘몽」(이화자)은 기생의 자탄의 노래이고 「다방의 푸른 꿈」은 이난영의 가장 난곡(難曲)으로 어느 가수도 만족스럽게 부르는 것을 볼 수 없었던 곡이다. 1위로 선발된 류원정양은 이미자의 「울어라 열풍아」를 불러 시니어 판정단의 전원일치판정을 받았다. 자기시대가 아닌 노래를 본인의 감성과 호흡으로 소화해서 관객으로부터도 쉽게 공감을 받아냈다. 보기 드문 신인 탄생인데 볼륨과 스태미나가 관건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누구의 후계자이기보다는 새롭고 개성있는 음악세계를 계발해야할 것이다.
도경완(아나운서), 장윤정(가수) 부부는 프로그램을 유연하고 유쾌하게 진행했다. 장윤정이 후배들이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는데, 가수의 입장에서 의미 있는 발언이었다.
신인가수들이 왜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일까? 오로지 가수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왜 포기하고 마는 것일까?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있을 것이다.
현재 가수단체는 (사)대한가수협회와 연예협회 가수분과위원회로 2원체제로 돼있는데, 협회에 등록된 가수가 약 3,000여 명이고, 분과위에도 그 이상이 등록돼있을 것이다. 양쪽에 중복된 숫자를 감안해도 수천 명은 될 것이다.
「전국노래자랑」을 비롯해서 전국의 가요제가 약 300개 정도 있고, 협회는 20여 대회를 대상으로 신인가수 자격을 부여하고 판을 내서 방송국 심의를 마치면 가수자격을 인증한다고 한다(가수협회 김원찬 사무총장). 전국에서 직업적으로 가요활동을 하는 가수 팀이 대략 2만 팀은 될 거라고 추산한다.
연간 신인가수가 수십 명씩 탄생하지만 방송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고 항상 그 얼굴 그 노래들이다. 그러니까 어렵게 데뷔한 신인들이 가수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고, 불미스러운 사건도 발생한다. 신인가수 한 명으로 후계를 감당할 수 없다. 소질과 실력있는 신인가수는 얼마든지 많다. 방송과 무대가 어떻게 기회를 균등하게 마련해서 후계자를 키우느냐하는 것이 당면과제이다.
1930~40년대 남인수, 백년설, 이난영, 장세정의 시대로부터 1950~60년대 현 인, 손인호, 백설희, 이미자로 가요 맥을 이어온 트로트는 우리민족의 정통적인 가요이다.
아이돌 음악의 한류파워와 정통가요의 대중적인 끈기와 힘은 함께 가야한다.(책임PD: 한경천, PD: 유응식, 연출: 류종훈·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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