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후기

저들의 안하무인에도 우리는 속수무책. ‘떡 줄 사람은 꿈도 안 꾸는데’ 오는 8월15일 일본 정부가 내놓을 ‘아베 담화 문안(文案)’에 우리 정부는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이 후 더 가혹해질 우리 처지에 국민들은 마음 단단히 먹어야 될 듯하다. 올해가 ‘광복 70년’ 이지만 진정한 광복은 역전(逆轉)의 그날 일 것 같다. (顯)

그 날이 오면
심 훈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 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메고는
여러분의 행렬(行列)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이번달 좌담은 정기헌 춤평론가의 사회로 김인숙 회장(한국발레협회)과, 백현순 이사장(한국춤협회), 한선숙 파다프 조직위원장을 모시고 국내 유수 춤 페스티벌의 의미와 문제점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우수 창작품의 산출, 새로운 스타발굴은 의미였고, 역시 우리만의 잔치는 문제점이었다. ‘광복 70년’을 기념하는 춤공연은 지난 4월 한국춤협회의 ‘아리랑’을 주제로 한 「한국무용제전」이 성료되었고, 8월 강제 이주당한 연해주 동포들의 비극을 담은 박명숙의 춤 「유랑(流浪)」과 9월 김운미쿰무용단의 「축제 70」이 있다. 많은 관심 바란다. (주간·조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