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 인터뷰

─ 「댄스엄브렐라(Dance Umbrella)」는 36년이 된, 영국을 대표하는 춤축제의 이름이다. 당신이 2013년 말 부임한 이래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기에 당신을 만나고자 했다. 사무실이 옛날 성이었고 지금은 코털드미술관등 저명한 예술 기관들로 가득한 명성 높은 서머셋 하우스 안으로 이전했다니 인상적이다. 댄스엄브렐라의 예술감독이자 행정감독(Artistic Director and Chief Executive), 이런 경우는 드물다고 할 수 있는데, 즉 예술도 알고 돈도 아는 것이라고 이 직함이 말해주고 있다. 댄스엄브렐라는 비영리단체인가? 재무현황이 어떻게 되는가?
쭕 그렇다. 드물다. 그리고 돈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재원을 확보하고, 그 재원에 예산을 세워 재배치하고, 한정된 재원에 우선순위를 두는 등의 결정은 모두 내가 한다. 그것을 명확하게 명시해 두는 것은 중요한 일이기에 내가 이 일을 맡으면서 바로 그 부분 부터 바꾸었다. 우리는 채리티 등록이 된 단체다(‘charitied’ 영국에서는 기부를 받을 수 있는 단체에 기부 번호를 부여하고, 이 번호를 부여받은 단체는 공적 사적 재원을 기부 받을 수 있다, 필자주) 예술위원회(Art Council)로부터 받는 투자가 올해 58%, 작년에는 64%였다. 이 비율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알다시피 페스티벌 좌석 판매율을 통한 수입은 그닥 좋지가 않다. 따라서 돈은 항상 부족한 편이다. 우리는 극장도 없고, 연습실도 없고, 사무실도 임대다. 이런 상황에서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길을 구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선보이는 작업의 투어 또한 불가능하다. 투어를 한다는 것은 즉 돈을 잃는다는 뜻이다(적자가 난다). 그렇기 때문에 투어를 하고 싶어 한다면 투어 비용에 대한 별도의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나는 우선 페스티벌에 집중하고 싶다. 페스티벌은 기본적으로 어떠한 자원이 없는 조직이다. 평판이라는 것이 유일한 자산이다.
나머지는 트러스트 파운데이션, 기업기부, 개인 기부, 박스오피스(티켓 판매)로 구성된다. 어제 밤에는 우리가 우리를 재정적으로 지원해준 모든 사람들을 불러서 저녁을 같이 먹었다. 기부가 없이는 그 많은 갭을 메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별히 파트너쉽을 통한 수입이 있는데, 쉽게 예를 들어주겠다. 새들러스웰즈나 바비칸 같은 큰 공연장에서 공연을 한다 치자. 그러면 우리가 일단 계약에서 일정 조정까지 모든 일을 다 한다. 하지만, 그런 큰 단체들은 같은 예술조직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재원적 여유가 있기에 예를 들면 호텔이나 퍼디움을 예술가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 이것을 예술가에게 직접 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일단 우리가 받는다. 100% 다시 그대로 나가는 돈이지만 이 과정을 통해서 우리의 재정을 보다 독립적인, 예술 위원회로부터 보다 독립적인 구조로 바꾼다.

─ 예술위원회로부터의 독립이 왜 중요한가?
쭕 시대가 바뀌었다. 이전과 달리 우리가 창조적이라는 사실을 규명해주어야할 필요가 생겼다. 우리가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가 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얼마나 재미있는 조직인지를 각인시켜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페스티벌은 10월이지만, 페스티벌을 하지 않을 때 단지 페스티벌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리서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리고 지금 막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재원을 조성했다. 그걸로 예술가들에게 지급(commission)을 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자면 올해 프로그램중에 워킹스토리(walking story) 작업(헤드폰을 끼고 근교 정원을 다니는 관객 참여 프로그램)은 근교의 학교에서 공연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우리가 재정적으로 약간의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유아와 함께하는 공연 프로그램도 넣을 수 있었다. 우리는 우선 유아와 부모를 워크숍을 열었고, 그리고 그들이 살고 있는 동네를 찾아가 공연장을 섭외하여 공연을 하였다. 이들은 전형적인 공연 관람객이 아니라, 공연을 좀처럼 가볼 수 없는 사람들이다. 공연 전에 워크숍을 하고, 이후 공연장에 갈 때 그들을 위해 공연티켓을 구매해준다. 워킹스토리 공연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몇 차례 워크숍을 했는데, 반응이 대단히 좋아, 한 선생님은 이것을 정규 프로그램에 넣어야 한다고 까지 했을 정도다. 왜냐면 정원이 없는 카운슬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공원에서 뛰어다닐 수 있다는 건, 공연이기 전에 자유 그 자체가 된다.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우리는 이 공연들을 위해 특별한 재정 확보를 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하여 학교를 중심으로한 투어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것들은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부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는 우리가 지켜본다. 여기에 누구를 더 초대할 수 있는지, 어디에 우리가 이것을 가지고 갈 수 있는지. 우리 프로젝트가 뭔지 구체적이게 되면 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현재로서는 특히 학교 시스템과 연계해서 무언가를 더 할 수 있을 듯하다.
이 관계에 있어 예술위원회는 상당히 중요하고도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술위원회 없이는 우린 실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해야할 지경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항상성과 안정성을 제공한다. 우리는 3년간 지속되는 지원을 받고 있는데, 매 3년마다 재신청이 가능하다. 영국에서 지원 대상에 속하는 단체는 약 680개가 넘는데(National Portfolio Organizations)들이 있는데, 그 중에는 오페라 하우스 같이 큰 단체에서부터 아주 작은 신생 예술 단체에까지 그 규모가 다양하다. 우리단체는 중간 정도의 규모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제공되는 재원으로 우리는 스타트업을 할 수있고, 사무실을 운영할 수 있다. 이것들이야 말로 조직의 중심인데,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우리가 프로그램을 꾸릴 수 있다. 올해 같으면 19개의 예술 공간에 접촉하여 프로그램을 넣고 하는 작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올해 물론 예산 삭감이 11월에 있다. DCMS(Departmentfor CultureMedia & Sport 문화 미디어 체육부)의 예산삭감이 있을 예정이고, 그것은 예술위원회의 예산삭감으로 연결되며,각 단체의 펀드 조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난 여전히 우리단체가 대단히 운이 좋은 편이라고 느낀다. 우리는 돈을 받지만, 이 돈은 정부로부터 직접 받지 않는다. 정부의 팔길이 안에서(Arms length: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영국의 문화정책 필자주). 그들(정부가)이 우리의 활동에 대해 어떠한 인상(overview)을 갖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해 대단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 대한 인상은 정부로부터가 아니라 예술로부터 받는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이게 정말 중요한 거다.

─ 이 상황은 상당히 모순적이다. 예술 기관은 돈을 필요로 한다. 그 돈이 정부의 예산편성을 통해 나온다는 것이다.
쭕 우리는 대중들을 위해 일을하는데, 대중의 돈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사이에 정부가 있다면 그것을 담보해주는 일만을 해야한다. 대중은 우리에게 와서 우리의 공연을 보고 우리는 그들이 즐거워하는 일을 한다. 퍼블릭 펀드라는 것은 바로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돈이다.

─ 댄스엄브렐라의 예술가 개발 프로그램을 보자. 프러덕션인가 순수 리서치인가? 프로그램은 페스티벌에 선보이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인가?
쭕 아니다. 예술가 개발 프로그램들은 별도로 운영된다고 보는 것이 옳다. 내가 이상적이라고 보는 것은 이렇다. 우선 리서치 시간을 갖는 거다. 아이디어가 아주 확고해질 때까지, 그 다음은 관객이 누군지 누구를 이 공연에 데리고 올 지를 생각해 본다. 리서치 기간이 길건 짧건 간에 그 기간이 끝나고 나면, 예술가들을 한자리에 불러 우리가 같이 더 갈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리서치 프로그램은 이미 8년이나 진행되어 왔다. 내 개인적 생각에 무언가 결정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가 확고하지 않을 때는 아이디어가 뭔지 갈무리하는 일이 중요하다. 작업에 대한 판단을 할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그렇지 못한 것 보다 훨씬 값지다. 따라서 나는 리서치를 먼저하는 것에서 끝을 맺는다.

─ 그럼 이 리서치 과정에서 일종의 멘토쉽 같은 것을 제공하는가?
쭕 상황에 따라 다양하다. 예를 들어 12월에 하는 스케이터들의 공연에는 그들에게 조명디자이너와 드라마터그를 소개해줬다. 애기들 공연에는 디자이너와 안무가를 소개해줬다. 내가 여러 안무가들을 소개해 줬는데, 그들이 그 가운데 한명을 선택했다. 내 생각에는 이게 우리의 역할 중 일부다. 나는 이것을 ‘문화적 데이트(cultural dating)’라고 부른다.

─ 데이트중매를 하려면 안목을 갖는 것이 중요할텐데, 많은 공연을 보기 위해 보낼 것 같다.
쭕 매 2주마다 여행을 한다. 주로 유럽인데, 그 가운데는 영국의 다른 도시, 예를 들어 리즈, 브리스톨, 브라이튼 같은 도시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에 인디아 트리플 빌을 선보였는데, 그 이전에 인디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첨에는 그냥 컴페티션 심사위원으로 갔었는데, 정말 그 매력에 빠져서 이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는 12월에는 뉴멕시코에 갈 예정이고, 사우스아프리카도 갈 것이다. 극동 아시아에 꼭 가보고 싶다. 일본, 한국… 그곳의 춤에 대해 들은 바는 있지만 직접 본 적이 없다. 인디아의 현대춤보다 훨씬 발달했다고는 알고 있다.

─ 지금은 유럽댄스연합(Aerowave)에 있는 존 애쉬포드(John Ashford)가 항상 꿈꾸던 것이 있다. 유럽댄스연합과 같이 극동 아시아에 하나의 통합 상위 기관이 있었으면 하는 것, 그리고 그 기관을 통해 자유로이 보다 편하게 유럽과 교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