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살롱

지난 10월 한 달 내내 우리나라를 들끓게 만들었던 사건이 바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한국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피아노 콩쿠르에서 가장 권위와 명성이 높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쇼팽 콩쿠르」에서 당당히 우승했다는 소식이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요 일간지들이 제1면을 장식해서 특종 기사로 다룬 것은 우리나라의 서양 고전음악계에서는 처음 있는 경사였다. 「쇼팽 콩쿠르」는 폴란드가 낳은 피아노의 시인이라고 하는 프리드리히 프란치제 쇼팽(1810~1849)을 길이기 위해 폴란드가 온 나라의 힘을 기울이며 5년마다 한 번씩 여는 국제적 경연대회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러시아의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벨기에의 「퀸 엘리자벨 콩쿠르」는 여러 종목이 혼성을 이루어 경연하는 데 비해 「쇼팽 콩쿠르」는 피아노 단독으로 경연하여 피아노 경연대회로는 매우 중요한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경연 내용도 오직 쇼팽의 작품으로만 경연하기 때문에 여기서 입상하면 쇼팽 음악의 해석자로서 인정을 받게 되고 또 입상자들에 대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게 되어있다. 이제까지 입상자들은 전 세계에서 나만의 쇼팽 해석자로서 뿐만 아니라 피아니스트로서 입신하는 데 중요한 게기가 되고 있다.
초기에는 유럽 북남미 출신들이 입상자의 대부분 자리를 차지했는데 1990년대 이후 중국 베트남 일본 등에서 입상자들이 배출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대 이후 참가자들이 급증하게 되었다. 특히 일본은 「쇼팽 콩쿠르」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고, 일본의 악기 제조회사들이 이 경연대회를 후원하고 일본 야마하, 가와이 피아노 회사의 제품을 쓰게 함으로써 일본 악기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시도를 하고 있다.
금년 경연대회에서도 일본제 피아노(야마하)를 사용하는 참가자의 수가 가장 많았다. 일본은 오래 전부터 이 경연대회 기간에 일본 대사가 수시로 점검하고 일본의 공연 TV인 NHK가 특파하여 이 실황을 일본에 알리곤 했었다. 우리나라 참가자들은 대부분 스타인웨인(독일제)를 사용한다.
이번 경연대회는 다른 경연대회보다 더 보도 경쟁이 치열하였다. 유튜브에서는 예선부터 본선까지 실황을 담았으며, 주최국인 폴란드 TV는 경연은 말할 것도 없고, 경연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국민들에게 상세히 알려주었다.
우리나라에서도 Arte TV가 처음으로 이 실황들을 담는 열성을 보여주었다.
조성진은 20세의 젊은 피아니스트이다.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나온 뒤에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명문 에코르 드 놀말(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서 수업을 닦았다. 그리고 쇼팽 음악의 본질 추구에 힘을 기울였다. 역설적으로 프랑스인 심사위원은 그에게 최저 점수를 주었다고 전해진다.
조성진은 어려서 신수정 교수(전 서울대 교수)를 사사했다. 신 교수의 그에 대한 지극함도 우승의 원인이 되었다.
한편으로 우리나라 악기산업이 언제 일본을 따라잡을지 안타깝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