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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하의 음악을 반주로 사용한 『전주곡과 푸가』와 아메리칸 클래식 재즈에 안무한 『야우지』
월요일 아침 맨하탄 미드타운에 있는 연습장을 향하여 가고 있는데 도로가 화끈거린다. 50년 전 나의 첫 춤 컨서트 프로그램을 위하여 헌터 칼리지 1604호 실로 가던 날도 날씨가 지금과 똑같았다. 시작, 중간 그리고 종결 부분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기에 5분 정도이면 충분할거라는 생각으로 그 시간을 할애했었고 그 장소에는 총 인원 10명이 참석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우리의 50주년을 맞는 순회공연을 떠나기에 앞서 마지막 4주 동안의 연습을 시작하는 날이다. 공연할 두 편의 작품들은 전막 길이의 12인의 무용수들을 위하여 새롭게 안무한 것들이다. 그 중 한 편은 바하의 음악을 반주로 사용한 『전주곡과 푸가』이고 다른 하나는 아메리칸 클래식 재즈에 안무한 『야우지(Yowzie)』다. 이번 순회공연은 10주 동안 이어질 것이고 11월 말 경 링컨 센터 코치 시어터에서 막을 내리게 된다. 내가 잠을 잘 못자는 한 가지 이유는 공연이 있기 전에 우리들은 입장권 10장 이상을 팔아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스튜디오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9시30분이었다. 수업은 10시에 있다. 아침 운동을 하고 계란 흰자 세 개와 자몽으로 식사를 하고 샤워를 한 후 립그로스를 바르고 귀걸이를 했다. 오늘 스튜디오에서 내가 춤을 추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일찍 이곳에 왔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건물이 아직도 이곳에 있는지를 확인이라도 하려는 것이었나. 하지만 오늘은 대단히 중요한 날이다. 순회공연에 참여하는 모든 무용수들이 처음으로 함께 모이기 때문인지 처음 학교에 가는 날처럼 가슴이 설레인다.
오늘은 지난 2년 동안 계획한 내용에 해당되는 날이고 그러니 제발 놀랄 일이 없이 지나기를 바래본다. 훈련 중인 운동선수처럼 무용수가 준비를 할 것이고 하지만 지나친 훈련이 없이 이제 경주를 떠나기 위해 출발선에 서있는 것이다. 화장의 경우도 내 자신이 그러하듯 통제를 할 생각이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우리가 연습을 해오고 있는 웨스트 38번가에 있는 스튜디오는 깊이가 6m, 폭이 18m이다. 양 측면도 상당히 넓다. 하지만 깊이는 5.4m로 무대의 절반이다. 앞으로 4주 동안 우리가 연습하게 될 웨스트 37번가에 있는 스튜디오는 1200 제곱 미터로 순회 공연장 무대들과 대동소이하지만 무대 양쪽 입구는 없다. 이곳에서는 곧장 벽 쪽으로 퇴장을 하게 될 것이다. 스튜디오들은 모든 무대가 그러하듯 각기 고유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아니다, 둘은 동일하다 그리고 이것이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도전 중 하나이다.
나는 나의 이동 카메라, 내가 움직이는 것 그리고 주제를 움직이게 하는 것으로 인한 결과로 위에 있는 것들처럼 파노라마로 모습을 보이는 왜곡된 이미지들 때문에 무척이나 놀란다. 카메라가 계속해서 액션으로 앞으로 나올 때 동작, 시간 그리고 공간들의 나머지들이 뒤에 남는다.

십여 년 이상 그중 두 사람은 20년 이상을 함께
늦은 오전 시간이 되면서 무용수들이 모두 스튜디오에 자리를 잡는다. 수업은 끝났고 냉방의 전원도 꺼졌다. 아무리 덥더라도 습기를 날려버리는 쌀쌀한 공기보다는 땀을 흘리는 것이 근육에는 더 낫다. 일을 하는 동안 산만하게 만들고 공동체적인 감성을 방해하는 휴대 전화들은 멀리 치워졌다. 소그룹은 발전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들 무용수들 중에는 여러 명이 십여 년 이상 나와 힘께 일을 해왔고 두 사람은 20년 이상을 함께 해왔다.
오늘의 연습은 『전주곡과 푸가』의 종결 부분에서부터 시작한다.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떤 춤은 종결 부분을 먼저 아는 것이 최선일 수가 있다. 이 작품의 마지막 부분은 발레의 시작 부분을 반복하는 것이고 또 발레에서 첫 부분은 2인무이지만 지금은 6쌍 전원을 위하여 편곡한 C장조 전주곡 반주 부분에 맞추어 구성한 춤이다. 그것의 양식은 하나의 서클이다. 이 형태는 춤에서 가장 오래된 배치이고 또 평범한 것이어서 진부함의 정점에 있다고 할 것이다. 나는 아프리카 항아리들, 마티스, 놀이를 하고 있는 어린이들을 생각한다. 하지만 나로서는 마지막 부분에서 이춤 외에 다른 선택은 없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사연이 있다. 2001년 나의 무용단은 세계무역센터 옥외 광장에서 마지막 공연을 했다. 우리들은 토요일 춤을 추었는데 일요일은 어두웠고 월요일 밤의 공연은 비 때문에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화요일 오전 테러 공격이 발생했다. 그 시각 마침 우리들은 미드타운에서 빌리 조엘의 노래에 맞추어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리게 될 『무빙아웃(Movin’ Out)』을 연습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용수들을 모두 모아놓고 수요일 다시 연습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날도 나는 일찍이 스튜디오에 나와 있었다. 도시에서는 며칠 낮과 밤 동안 사이렌이 벽에서 벽으로 울리게 될 것이었다. 나는 주위에서 이렇게 인간을 파괴시키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브로드웨이에서 여전히 일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을 어떻게 정당화할 수가 있는가하는 물음을 내 스스로에게 던졌다. 사방에서 헤드라인으로 세계무역센터 1/2 파괴라는 뉴스를 보도하고 있었는데 그 상황에서 갑자기 나의 뇌리를 번쩍이게 하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바하의 48조의 전주곡과 푸가로 구성한 2개의 음악(The Well-Tempered Clavier Volumes I/II)이었다. 마침 내가 가지고 있는 컴퓨터에서 C장조 전주곡 1 vol.을 찾았고 또 춤을 추기 시작했다.
바하에 대하여 내가 사용하는 단어는 보편적이다. 『평균율 클라비어 전곡』은 백과사전적인 것으로 색깔과 양식 그리고 감정, 키와 리듬의 개요, 즉흥적이고 밀도 깊은 구조적인 복잡성, 가장 단순한 음조의 아름다움 등 여러 다른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바하의 원형을 두 번 아우르는 5번째의 것, 모두가 다른 것들과 너무도 행복하게 살아있다. 그의 음악은 모든 동작 - 스타일과 의도 - 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큰 우산이며 또 나로 하여금 춤을 다시 출 수 있도록 해주는 포용과 관용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14년이 흐른 후에 우리는 서클로 돌아와 연습을 하고 있다. 모든 무용수들이 또한 그들 자신의 축을 따라 돌고 있기에 모두 함께 모여 일을 해야 한다거나 또는 엄청난 교통난과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들을 불러 모은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로봇과 같은 정확성에는 아무런 흥미가 없다. 무용수들은 자신들의 모습으로 그러면서도 속도와 방향에서 민주적인 합의 속에서 조화를 이루어 움직인다. 그리하여 우리들은 저마다 모든 다양성 안에서 모든 참여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인 서클을 완성하는 것이다. 내가 춤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의도하는 것은 세계를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50주년 순회공연을 위한 연습, 한 번만 더
8월25일. 작업 8일 째인데 날씨가 변하고 있다. 나의 50주년 순회공연을 시작할 때까지 연습을 할 수 있는 날이 14일 남아있는 지금은 수확의 시간이다. 오래 전 나는 내가 활동을 해왔던 과거를 기념하기 보다는 내가 배워온 것 그리고 작업을 해온 세월 동안 스스로 체험해온 것들 중 특정한 내용을 가지고 어느 시점을 기록해야겠다고 결정했다.
스튜디오로 들어오는 순간 나는 다시 한 번 무용수들에게 고마운 생각이 든다. 그들의 헌신, 그들이 받은 훈련, 그리고 그들의 재능이 감사한 것이다. 이번 순회공연에서 무대에 출연하는 무용수들은 모두가 스타급이다. 나는 1988년 내가 처음으로 찾아낸 존 셀야 그리고 1994년 만난 리카 오카모트에서 지난 해 줄리아드를 갓 나온 신인 리드 탄커슬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무용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의 삶 중에서 많은 부분이 이들 무용수들과 서로 맺은 인연으로 표현할 수 있다. 1995년 런던에서 로열발레단과 함께 작업을 할 때 만났던 당시 로열발레단의 최연소 무용수였던 디블이나 『무빙아웃』의 제2출연진이었던 에디가 모토사이클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대신 출연하게 되었던 로니 토도로우스키, 180cm에 가까운 장신의 두 젊은 여성 무용수 케이틀린 길리랜드와 사반나 로워리 또한 언제나 온(on) 포인트 자세를 하면 180cm를 넘는 신장의 빅 로즈. 로즈 마리 라이트와 함께 할 것이다. 사라 러드너와 나란히 로즈는 1965년부터 1970년까지 나와 함께 일했던 일군의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 그룹에 자리를 잡았으니 나의 소중한 ‘신의 작업을 하는 군단’에 속한 셈이다. 어느 일요일 이른 시간 우리를 쫓아내고자 한다고 통보했던 날 관리인이 알려주었던 날 이곳은 저드슨 처치 지하에 있는 체육관으로 사용하고 있던 공간이었다. 그런데 나의 방이 된 이곳에는 현재와 과거의 수많은 무용수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오늘 이 방에 있는 무용수들은 지친 모습이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지난주에 90분 내내 춤을 추는 힘겨운 공연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나는 언제나 연습을 시작하는 첫 주 동안에는 무용수들을 다그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실제로 가지고 있는 것과 춤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춤이라는 예술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면 단어로 표현을 할 수가 없으며 단지 눈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바라보고 또 우리 모두가 보는 것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가능한 민첩하게 핵심을 자신의 것으로 가져오고 그런 다음 뉘앙스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무용수들이 해야할 과제인 것이다.

춤이라는 예술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면 단어로 표현할 수 없으며 단지 눈으로 보는 것
우리의 저녁 공연 프로그램 중 첫 번 째 작품 『전주곡과 푸가』는 바하의 「웰 템퍼드 클라비어(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