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데뷔

─ 공식적인 데뷔는 언제 어디서 하셨나요? 그때 심정은 어떠셨는지요? 실수나 기억나는 점은요?
* 1963년 9월25일~26일 국립극장이었습니다. 작품이 무대에 오를 때마다 찬사와 비난이 동시에 터져 나왔었는데 “한마디로 미친 짓”이라는 비난과 당시 평론가 박용구(朴容九) 선생께서는 “우리나라 무용사에 기록될 만한 의의”, “무용의 신세대”라고 칭찬해주셨습니다.

─ 무용인생 50년이 넘으셨는데 지금 소감은 어떠신가요?
* 하늘이 부여해준 춤을 사랑하며 춤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보람있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 마사 그레이엄, 호세 리몽 등을 사사하셨는데 그분들께 구체적으로 어떤 가르침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 그레이엄 선생의 수업시간은 항상 무척 엄하신 한편, 온화한 자애로움이 흘러 넘쳤습니다. “인간의 춤, 오늘의 춤을 추라.”, “생명과 자유가 살아 숨 쉬는 인간의 춤을 추라.”고 가르침을 주셨고, 호세 리몽 선생께서도 “하강과 상승(Falling & Rising)”의 원리와 더불어 깃털이 하늘 끝까지 솟아오르듯 생명력 넘치는 아름다운 춤을 기쁘게 추라고 가르침을 주셨지요.

─ 1963년 미국현대무용을 처음 무대에 올렸을 때 준비과정이나 주변 반응, 어려움 등 당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 그 시절에는 누구나 그랬듯이 무용가 혼자서 모든 준비를 1인 10역을 했습니다. 즉, 무용수 훈련, 안무, 음악선정, 조명디자인, 의상디자인, 무대연출, 연습장소 교섭, 기타 등등 모든 것을 다 맡아서 진행해야 했었습니다. 무척 고달프고 힘든 시간들이었습니다.

─ 무용가로서는 박사학위 1호로 기록되었는데요, 당시 연구 주제와 논문제목 등이 궁금합니다.
* 1986이었는데, 제가 오래전부터 ‘라반(Laban)’에 관심이 많았었거든요. 그래서 논문 제목은 「Rudolf von Laban에 關한 硏究 - Human Movement를 中心으로(루돌프 폰 라반에 관한 연구 - 휴먼 무브먼트를 중심으로)」입니다.

─ 1972년 뉴욕 카네기 리사이틀홀에서 공연한 기록이 있는데요, 당시 공연의 주요 테마가 무엇이었나요?
* 포스터의 공연명칭은 「WANSOON YOOK KOREAN DANCER(육완순 한국의 무용가)」로 솔로 공연이었고요, 공연의 주요 테마는 「단군기원」이었으며, 그중에서 『사람되어지이다』와 『하늘과 땅의 사랑』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작품은 황병기 씨의 『숲』이었습니다.

─ 한국컨템포러리무용단, 육완순무용원, 한국현대무용진흥회 등 여러 단체를 운영하고 계신데, 큰 성취감을 느꼈을 때와 운영 상 어려움을 겪는 점은 무엇이 있나요?
* 「한국컨템포러리무용단」은 저의 정성과 사랑으로 다져진 단체여서 어려움도 고통도 모두 저의 살과 뼈로 느껴지기 때문에 항상 성취감뿐입니다. 「육완순무용원」은 제 꿈을 실천하고 있는 아름다운 예술의 둥지입니다. 춤을 엮어가며 우리나라 현대무용계 발전에 기여하고자하는 뜻을 실천하고 있지요. 「한국현대무용진흥회」는 무용계 발전을 위해 크게 두 가지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SCF(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와 KDF(국제하계현대무용페스티벌)입니다. SCF는 한국무용예술인들의 세계무대진출의 꿈의 무대입니다. 본회는 끊임없이 세계무대와의 교류를 확대해나갈 것입니다. 희망사항은 안무가들에게 해외무대진출을 위한 지원금을 지원해야 하는 점입니다.

─ 가장 기억에 남거나 애착이 가는 작품은 어떤 것인가요?
* 미국에서 귀국하여 첫 공연 첫 작품으로 소개한 미국현대무용 테크닉(주로 그레이엄) 『베이직 무브먼트(Basic Movement)』가 가장 애착이 갑니다.

─ 선생님 작품을 관통하는 큰 주제는 무엇인가요?
* “한국적 정서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