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후기

지난달 중국 충칭(重慶)도서전 참가 후 대한민국임시정부청사를 방문하였다. 김구 선생 등 지사들이 상해에서 쫓겨나 항주를 거쳐 해방되던 해 몇 달 거처하다 광복을 맞이했던 곳이었다. 입구는 좁았으나 비싼 시내 중심가에 위치했고 집무실, 국무위원실, 주석회의실 등 제법 잘 갖추고 있었다. 해방 50주년 되던 1995년 복원과 현재 운영 모두 중국정부가 맡고있다 하여 놀랐다. 그러나 입장료도 무료였다. 전시실 TV는 삼성에서 지원받았다고 안내자가 위안하듯 말했다.
중국의 사드 협박을 보니 일본과 남중국해 문제 등 언젠가 우리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할 것 같다. 정부가 일본 편을 든다면 나라가 두 동강날 테고…. 우리도 핵을 택해야 하나 하는 북한 처지로 점점 몰리는 것 같아 걱정이다. 몰랐던 국군 첩보부대의 활약상을 담은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평론가들의 국뽕(지나친 애국심 고취) 비하에도 흥행 중이라고. 사면초가 진퇴양난 국론분열 어지러운 대한민국 8월은 광복절이 있는 달, 우리 모두 국뽕 한 마음, 리우올림픽 우리 선수들 대~한민국! (顯)


여름밤
(김용득)
골목 여인들의 수다 흩어지고
이웃 행랑 갓난아이 울음 그치고
뒷집 중학생 예습하던 소리
쥐죽은 듯 고요한지 오래다
마루에 걸린 괘종이
점잖은체 열두점을 치고서야
건너집 사랑양반 돌아오시는지
대문이 코끼리 울음을 울며 열린다.


지난달 세계무용연맹의 「아시아 태평양 국제무용총회」가 20년 만에 서울에서 열렸다. 한국본부 회장은 전홍조 성신여대 교수. 이번 행사에 영국 ‘댄스엄브렐라’의 예술감독 엠마 글래드스톤도 초청되었는데, 지난해 런던에서 나와 만나 한국에 가보고 싶다고 한 것이 춤지 인터뷰를 통해 전 회장에게 전달되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번 서울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웠고 내년 영국을 대표하는 춤축제 「댄스엄브렐라 페스티벌」에 한국의 무용가들을 초청하기로 약속했다.
1967년도 동아방송의 무용가 인터뷰 프로그램을 찾아 소개했던 「나의 데뷔」는 이달부터 편집부에서 새로운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한다. 그동안 녹취·정리해주신 당시 PD 안평선 선생께 감사드린다. 춤지와도 인연이 깊은 백남준 선생, 그의 창신동 생가를 기념관으로 복원하는 발대식을 다녀왔다. 지역사회가 뭉치고 서울시에서 적극 후원하는 사업이었다. 무용계로서 부럽기만 했다.
장마가 언제 와서 언제 갔는지, 올여름 큰 수해 없어 다행이다. 홍수가 와야 풍년도 온다는데 그래도 풍년을 기대한다. 올림픽도. (주간·조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