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평

세계무용연맹(WDA)은 춤의 예술적, 학문적 발전을 위해 설립한 유네스코 산하 국제무용조직으로 3년마다 전 세계 지역별 총회를 열어 무용분야의 교류를 도모해왔다. 그 역사는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미국 출신의 무용행정가 칼 워츠가 무용의 세계화 구축과 세계 무용인의 공연활동 고취 그리고 무용 정보 교류를 위해 창립한 것이다.
「2016 세계무용연맹 아시아태평양 국제무용총회」는 ‘춤의 통합, 춤의 세계화’라는 주제로 7월 21~24일 서울사이버대학과 호암아트홀에서 개최되었다. 세계 18개국의 무용가들과 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심포지엄, 마스터클래스, 쇼케이스, 안무가랩, 각국 공연과 더불어 총회와 네트워크미팅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7월21일 개막일에는 「코리안 나이트」라는 명칭으로 국수호디딤무용단의 축하공연이 있었는데 『살풀이』, 『남무』, 『춘설』, 『용호상박』 같은 한국춤 뿐 아니라 안선숙의 판소리 『푸너리』와 『사랑가』가 선보여졌다. 서울사이버대학교의 한옥 앞마당에서 펼쳐진 관계로 극장무대와는 다른 풍취, 이를테면 자연친화적인 배경, 색깔, 바람, 빛이 우리 춤과 소리의 멋과 흠을 돋우었다. 일부 의상에 들어간 파랑, 보라, 핑크, 노랑, 초록 등의 원색조가 눈에 거슬릴 정도로 어울리지 않았다는 점만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 전에 대학 본관 곳곳에서는 심포지엄, 마스터클래스, 쇼케이스 등이 있었다. 세계 여러 곳에서 온 무용가들과 학자들이 교류하는 모습이 국경과 문화를 초월하여 춤으로 하나 됨을 보여준다. 이는 세계무용연맹 아시아태평양 국제무용총회가 추구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앞서 4월29일에는 ‘세계 무용의 날’을 위한 축하공연과 포럼 그리고 리셉션이 진행되었다. 유네스코-ITI(국제극예술협회)는 ‘세계 무용의 날’을 발레닥시옹(Ballet d`Action)으로 근대 발레 체계를 확립한 장-조르주 노베르의 탄생일로 지정하여, 매해 세계 곳곳에서 행사를 벌이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야외무대에서 있었던 축하공연은 한국춤, 발레, 현대춤과 함께 생활무용과 대중무용까지 아우르면서 다채로운 춤마당을 펼쳤다. 일반 관객에게 여러 형태의 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춤계를 폭넓게 포용해가려는 노력은 지속되어야 한다.
세계무용연맹 한국본부는 전홍조 회장 체제로 들어서면서 보다 역동적으로 사업을 추진해가고 있다. 세계 무용의 날 행사의 규모를 확대하였으며 처음으로 국제무용총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국제무용총회의 경우, 전체 일정을 쉽게 파악하기 힘들거나 주요 초청 인사가 명단에서 누락되는 등 진행상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없지 않았으나 행사의 큰 틀을 살펴보면 춤의 예술적, 학문적 발전을 위한 교류의 장이 의미있게 전개되었다. 춤을 통한 국가 간 상호 교류에 힘입어 우리 춤의 세계 진출 또한 좀 더 추진력을 얻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