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후기

3만 원 김영란 메뉴, 5만 원 김영란 세트 등 외식업, 농수축산물 쪽으로 튄 불똥이 엉뚱하게 공연계로 넘어왔다. 기업협찬이 한 축이었던 클래식, 뮤지컬, 수입공연 등이 이번 김영란법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 전망은 했지만 2만5천 원 김영란 티켓이 등장했다는 소식에 성급한건지 발등에 불인지 일단은 외면하고 싶은 기색. 우려스러운 것은 공연기자에게 주어지는 초대권도 선물이라는 유권해석인데 직무 연관성이 있을 경우 5만 원 이하 초대권도 안 된다고. 대기업 담당기자들은 회사돈으로 하던 갑의 방법을 가지겠지만 문제는 전문지와 평론가들. 각자도생(各自圖生)인가?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해서라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는 김영란법 예외조항이 당연하다.
(顯)




시 월
(김영천)

음력 시월을 이르는 말에
소춘 小春, 양월 良月, 응종 應鐘, 방동 方冬, 상동 上冬,
이렇듯 여러 말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갑자기 추웠다가
다시 따뜻해지는 작은 봄에
이렇듯 여러 이름이 있는 이유가 있을 터이어서요
나는 내 아내의 모든 병이 낫고
새로 찾아온 봄을 두고
참
오래 오래 감격해하는 것입니다




정기헌 씨 사회, 국수호 안무자를 모신 이달의좌담, 서울시무용단의 『춤극 신시』가 만들어진 그 뒷얘기도 흥미로웠다. 이번 달 「나의 데뷔」 김화숙 교수의 추억, 1979년 대한민국무용제가 처음 생겼을 때 현대춤 지원금이 발레와 한국춤에 비해 절반이었는데 자신들이 발표회를 너무 자주해서 그랬다고 의심받았다는 고백은 특종이다. 마지막 후배들에게 보내는 한 말씀도 대가다웠다. “춤은 모든 예술의 어머니.”
오늘 저녁도 춤 공연장을 찾는다. 10월 한 달 대학로는 SPAF(서울국제공연예술제) 등 공연들로 풍성하다. 춤인지 연극인지? 인형극인지, 아니면 조명마술인지 뒤섞여 충격과 재미를 주는 작품들을 보면서 장르가 왜 필요한지 궁금해진다.
(주간·조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