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살롱

추석연후 5일 동안 각 채널별로 특집기획이 많이 편성된 중에 특별히 관심을 모은 프로가 「특집다큐 두부하우스」이다.(KBS1 9월17일 방송)
“그 일은 2011년 3월에 일어났습니다.”(최불암) 일본 후쿠시마현 나미에 앞바다, 대지진과 함께 무서운 쓰나미가 밀어 닥쳤다. 사람과 집 모두가 쓸린 중에 원전마저 폭발했다. 단 25초만에 약 2만 명이 희생됐다. 접근금지로 살아있는 사람도 구조할 수가 없었다.
그 후 5년. 가족과 집과 고향마저 잃고, 후쿠시마에서 온 사람들이란 경계를 받으며 난민들은 어떻게 지냈을까?
한국 남원시 산내면 지리산 기슭에서 음악수업을 받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후쿠시마 사사야초등학교 6학년 두 학생과 영상통화로 연결한다.
쿠미다 유키(13세, 6학년), 마스쿠라 미사키(13세, 6학년), 바다 건너 1200Km 사이를 두고 두 나라 어린이들이 아름다운 꿈에 뜻을 모았다. 특별한 일이었다.
유키 군이 노랫말(동시)을 지어 보내면 지리산 한치연(동요작곡가) 선생님이 작곡해서 영상으로 함께 배우고 일본공연에서 발표하는 것이다. 두 어린이들은 학교를 다섯 번이나 옮겨 다녔는데, 현(縣)에서 마련한 가설주택단지에 입주하면서 안정을 찾았다. 모두 하얀색인 가설주택 180호는 가족숫자에 맞춰서 배정하고 월세는 현에서 내고(월100만 원 정도) 전기, 가스료는 자부담이다. 부감으로 보는 주택단지는 아름다운 문화주택을 연상시키고, 수산시장의 어물들은 현 별로 생산지표시가 잘돼있다. 매주 1~2회 바닷물고기를 잡아서 방사능검사를 한다.(잠복기간 30년)
노랫말을 지을 유키군은 여러 가지로 고민 끝에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제목 「두부하우스」. 어떤 착상일까? 가설주택단지가 모두 하얀색으로 두부모처럼 네모반듯한 사각형이라 그 속에서의 생활을 꿈처럼 그렸다. 기발한 아이디어이다.
노랫말을 정리해서 지리산 POST로 보냈고 한 선생은 곡을 부쳐서 산내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영상으로 나마에 어린이들과 함께 가르친다. 유키 군과 미사키 양은 금방 따라 부른다. 유키 군의 노랫말이 밝고 단순해서 작곡도 쉽고 경쾌하게 뽑아졌다.
마침내 발표하는 날. 초록우산재단이 지원하는 행사. 공연장 후쿠시마문화센터는 1700석의 큰 홀. 한국에서 온 최불암 선생이 격려해주고 한국대중예술인들이 화음을 받혀주면서 두 어린이는 긴장 속에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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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를 꽉 메운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면서 무대를 내려왔다. 두 어린이는 매우 흐뭇한 표정이었다. 두 나라 어린이들이 만든 아름다운 결실이었다. 책임PD: 이강주, PD: 조경숙, 글: 홍영이, 내레이션: 최부암, 연출: 이원종·양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