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 인터뷰

─ 만나서 반갑다. 어제 당신의 신작 『스피크 로우 이프 유 스피크 러브(Speak Low If You Speak Love)』를 관람했다. 최근 들어 가장 역동적인 작품이라 즐겁게 관람했다. 이번이 몇 번째 한국 방문인가?
* 네 번째다. 2003년에 『블러쉬(BLUSH)』, 2008년에 『스피겔(SPIEGEL)』, 2013년에 『왓 바디 다즈 낫 리멤버(What Body Does Not Remember)』 그리고 이번이다.

─ 당신의 무용단은 해외공연도 자주한다. 벨기에와 비교해서 문화적 배경이 다른 낯선 나라에 와서 느끼는 이질감 혹은 영감을 느끼기도 하나? 만약 그렇다면 이러한 것들이 작품에 반영이 되는가?
* 대부분은 낯선 곳을 구경할 만한 여유가 없다. 우리는 어제 도착해서 다음날 공연하는 식이다. 아쉽게도 공연 이외의 다른 아시아의 극장을 본 적은 없다. 또한 다른 사람의 작품을 관람하지는 않는 편이다. 대부분 작품의 영감은 영화나 책에서 찾는다.
다음 후속 작품은 SF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SF영화를 보고 있다. 조지 루카스 필름을 보고 있다가 평소에는 보지 않던 SF 서적을 읽고 있는 중이다. 언제나 춤에서 시작하지는 않는다. 가끔은 영화 같은 것을 보다가 좋으면 시작하는 것이다. 싫으면 영감을 받을 수 없다. 영감이란 언제나 다르게 다가온다.

─ 당신은 사진작가이면서 심리학을 전공하기도 했다. 다른 무용가들에 비해 경험이 많기 때문에 많은 영감을 받는 것 같아서 흥미롭다.
* 나는 내가 해왔던 것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어떤 걸 불편하게 느끼는지 등을 생각한다. 어떤 이들은 ‘아 이번 작품이 이러니 다음 작품도 이것과 비슷하겠구나’라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전혀 다르다. 춤을 출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나 뚱뚱한 사람을 기용해서 흥미로운 무대를 만들기도 한다. 늘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바쁘게 지내고 있다. 작년에는 헝가리에서 「Galloping Mind」라는 영화를 제작했는데 거기에는 어린이들과 말들이 등장하지만 무용수들은 나오지 않았다. 2년 정도가 걸렸는데 제작진들은 물론 어린이들을 다루는 데 애를 먹었다. 이런 경험에서 나온 영감이 춤에 적용될 수 있다.

─ 그렇다면 당신 생각에 낯설거나 당신과 맞지 않은 환경에 좀 더 흥미로운 작품을 나오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 아시안 관객들은 조용하고 얌전할 것 같지만, 가만 보면 유럽의 관객들이 오히려 진부해하고 수동적으로 되어가는 것 같다. 반면 아시아 국가의 관객들은 능동적이며 무대와 객석간에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이것이 흥미롭다. 또한 같은 것이라도 다르게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의 무대에 사용한 대나무 숲이나 실크 같은 천을 가림막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 동양적인 요소가 들어있는 것이냐고 묻지만 그런 건 아니다. 이 작품은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경쾌하게 표현하려고 했을 뿐이다. 단지 이번 공연의 다른 점은, 보통 플라스틱 대나무를 사용하지만 이번에는 한국의 진짜 대나무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그렇게 느낄 수는 있지만 의도는 동양적인 것을 생각해서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차기작에는 중국의 우슈(武術)를 할 줄 아는 여성을 찾고 있는 중이다. 우슈는 굉장히 가벼우면서도 고난도의 기술을 요하지만 현대춤은 아니다. 극중에서는 고대의 기운을 내뿜으며 전지하지만 차분하고 한결같은 그런 캐릭터를 주문하려고 한다. 춤에 앞서 우슈를 정말 잘 하는 사람을 뽑기 위해 중국까지 갈 예정이다. 또 이전에 함께 작업했던 시각장애인도 등장한다. 이 작품에는 세상을 구할 메시아를 나타낼 예정이다.

─ 벌써부터 보고 싶다. 정말 기대가 된다! 특정 SF의 작품을 바탕으로 만드는 것인가?
* 그건 아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 이야기를 가지고 오늘날의 구세주(contemporary savior)에 대한 컬트적 모큐멘터리를 만들고 싶다. 컨템포러리 작품을 통한 SF라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 당신의 차기작이 진심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한국의 정치적 상황과 무관치 않다. 한국의 현 상황이 작업 리서치에 도움이 될 것 같다. SF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가?
* 생활이 간편해진 현시대 역시 SF 세상이지 않는가. 『알라딘』 역시 SF인 것이다. 이것은 예언이 아니라 과정인 것이다.

─ 어제 본 『스피크 로우… 』는 나에게는 드라마 자체에 대한 이야기로 비춰졌다. 제목이 사랑을 언급했지만 실제 무대에서의 무용수들은 마치 무인도에 표류한 남녀가 그곳에서 벌이는 이야기 즉, ‘한 공간 안에 남녀가 있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드라마의 기본개념이 보였다.
* 맞다. 이것은 어떤 사랑 이야기가 펼쳐질지를 가정한 이야기다. 여기에는 정답이 없다. 그리고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이루어진다. 그 사이에 액션이 들어가고 부수적으로 보편적인 요소들 - 남, 녀, 개인사 등이 맞물려 돌아가는데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는 갓이다.
사랑을 담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느낌이고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품 안에 사랑을 형상화할 수 있는 것들을 질문을 통해 안배해놓았다. 예를 들어 사랑은 뱀파이어 같이 빨아들이는 느낌의 것인가? 바이킹 같은 것인가? 남성적인 바이킹의 배에는 아름다운 여성을 장식해놓았는데 그 이유는 (죽음이) 두렵기 때문이다. 섹스를 원하지만 막상 벌거벗은 여자를 보니 두렵다 - 등의 겉과 속이 판이한 남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랑하면 커플, 하트모양, 손잡기, 큐피트가 화살을 쏘는 것 등등이 떠오른다. 그 때문에 한 장면에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여자 옷을 입히도록 했다. 오늘날에는 남녀평등의 시대라지만, 남자 그리고 여자(젠더)는 세월이 가도 변함이 없다. 남자애들은 여전히 싸우며 자란다. 그리고 웬지 여자가 남자 옷을 입으면 이상하지 않지만 남자가 여자 옷을 입으면 여전히 이상해 보인다. 이런 것들이 사실이지만 재미있는 일이라고 본다.
첫 장면에서는 유혹을 표현한 건데 유혹은 보이지 않는 것이라 르네 마그리트 그림에서 착안하여 첫 15분 동안은 얼굴을 가린 채 몸만 보여주다가 얼굴을 보여 준 것이다.

─ 얼굴이 안보이니까 시선은 자연스럽게 몸에 집중하게 되었다. 얼굴이 안보이니 생김새로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는 자신을 발견했다. 또한 성별을 구분하는 것 빼고는 누가 누구인지 구별 할 수 없다보니, 엉뚱하지만, 모든 사람의 몸은 인종을 초월해서 다 똑같은 구조로 생겼구나 라는, 당연하지만 새삼스러운 사실을 발견했다. 인종을 초월해서 사랑을 느끼는 감정 또한 이같이 똑같다고 해석하면 너무 과장인지.
* 맞는 말이다. 그리고 투투 푸오아네(Tutu Puoane)는 엄마의 사랑을 상징했다. 엄마가 보여줄 수 있는 상냥하고 친절한 모습에서 야단치거나 오버하는 모습 등의 다양한 모습 말이다.

─ 적절한 캐릭터를 캐스팅을 한 것 같다.
* 맞다. 처음엔 다른 사람에게 맡기려 했다가 나중에 투투를 발견하곤 그녀에게 맡겼다.

─ 투투가 한국말로 “가서 옷이나 입어!”라고 해서 한국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는데 방문한 나라의 언어를 사용하기도 하는가? 이러한 즉흥을 하는 데 있어서 이의가 있는지?
* 전혀 없다. 그녀가 한국어로 대사를 할지, 어느 부분에 할지에 대해서 몰랐다. 언제 나올지는 매번 바뀌는 것 같다.

─ 음악적인 면에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음악이 굉장히 세련됐다고 생각했다. 음악적인 경험도 있나?
* 없다. 단지 연주자들에게 표현하고 싶은 분위기를 주문하면 거기에 잘 맞춰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 당신은 안무가라기보다는 다국적 직원이 모인 회사의 CEO라고 생각된다. 다양한 배경의 문화를 가진 단원들이 모였기 때문에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초기에는 열심히 일만 하면 됐는데 지금은 일을 조직하고 결정해서 정리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최근 12월에 나올 400페이지 분량의 책을 준비하고 있어서 화보로 들어갈 수천 개의 네거티브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다. 다행히 나에게는 좋은 스태프들이 있어서 그들이 나의 생각과 개념을 들어보고 진행한다.
아마도 나는 벨기에에서 큰 규모의 프로덕션을 운영하는 독립 예술가 중 한 명 일 것이다. 나의 프로덕션 컴퍼니는 극장에 상주하지 않는, 어떤 면으로는 하나의 전문기관이다. 가끔 객원 예술감독들이 거처가기도 한다. 여기서 소그룹들이 책도 만들고 영화도 찍다가 때로는 사진 찍거나 글을 쓰는 일도 하는 등을 우리가 소유한 빌딩의 극장처럼 크거나 작은 규모의 스튜디오가 있기 때문에 홈시어터 공연도 가능하며, 너그러운 마음으로 개방하기 때문에 다른 컴퍼니에서 렌트를 하기도 한다. 은행의 대출을 조금씩 갚아나가면서 유지를 하지만 상업적 행위는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리허설을 해야 하는데 돈이 없어도 와서 사용할 수 있다. 피핑톰과 같은 단체도 가끔 대규모의 리허설 공간이 필요한 컴퍼니들이 사용하러 온다.

─ 한국에서 춤을 전공해서 무용계에 인정을 받으려면 어릴 때부터 수업을 받아서 콩쿠르에 참가하고 대학에 진학해야 해서 교수들 문하의 무용단에 들어가서 활동하다가 졸업하면 무용가로 활동하는 등 대부분의 과정이 비슷하다. 당신은 한국에서 인기 있는 무용가이자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당신이 한국인이었다면 무용단을 만들어 인정받으며 활동하기가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다
* 첫째로, 나는 두루두루 잘하지만 한 가지를 특별하게 잘하는 사람은 아니다. 나의 작품이 남들과 좀 다른 이유는 내가 정식 교육을 받지 않아서다. 그러면 내가 했던 것 그리고 할 수 있는 것을 사용해야 한다. 나만의 방법을 찾다보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 언제 춤을 시작했나?
* 아주 늦게 했다. 처음에는 무술을 배웠다. 그리고 사진을 배웠고 심리학을 공부하다가 얀 파프레의 『더 파워 오브 씨어트리컬 매드니스(The Power of Theatrical Madness)』의 오디션을 봤다. 나를 보더니 벌거벗은 임금님을 맡겼고 그렇게 시작한 것이다. 2년 동안 순회공연을 했고, 그는 다음 작품은 클래식 무용수가 필요하다고 하길래 그만뒀다. 하던 공부도 그만둔 차에 스펙타클한 무대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극장의 지원을 요청했더니 춤을 계속하라고 해서 『왓 바디…』를 만들었다. 이 작품은 굉장히 움직임이 많은 작품이다. 뉴욕에서 이 작품을 “혁명적 예술”이라고 찬사를 들었다.(웃음) 하지만 나보다는 내 동료들이 더 많이 춤을 췄다. 나 자신에게 춤인지 연극인지 구분해 본 적이 없었다. 그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의 작품은 유행이 지난 스타일이 되고 있다. 요새의 트렌드는 초개념적(super conceptual)으로 가고 있다. 나는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만 개념적인 요소도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남성적 거친 요소가 있다.

─ 그럼에도 당신은 세계적인 무용단 안무가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에도 당신의 작품을 좋아하는 관객들도 많이 있고 새로운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이에 대한 관심이 많다. 여기에 대한 압박은 있나. 평단의 반응에 신경 쓰나?
* 이미 서른 개 정도의 작품을 만들어왔지만 여전히 신작 작업은 힘든 것이다. 나는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을 즐긴다. 나는 그렇게 예민하지는 않다. 물론 내 작품을 좋아하면 나도 기분이 좋다. 하지만 공연의 반응이 좋아도 내가 아니다 싶으면 아닌 것이다. 일단은 내가 행복해야 한다. 나는 관객들의 반응을 믿지 않는다. 언젠가 파리에서 관객들은 환호를 했지만 나는 엉망이었다고 느꼈던 적도 있어서 가끔은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처럼 관객들이 진심으로 우러나온 반응을 보면 나도 기쁘다. 나는 공연자처럼 행동하지는 않는다.

─ 당신은 이미 춤계의 록 스타다.
* 나는 무용수로는 비중이 많지 않다. (록 스타 같이) 내게 선글라스는 필요 없다. 언제든지 필요하면 연락해도 되는, 그냥 내 일이 좋아서 일하는 것 뿐 이다. 일에 참여하지만 나는 곧 빠진다. 내가 했다는 생색을 내고 싶지 않다.

─ 성격이 내성적이라 그런가?
* 그건 아니다, 단지 내 이름을 내세울만하지 않으면 나는 뒤로 빠지는 것뿐 이다. 지금 책 하나를 준비하는데 사람들이 내 이름을 넣길 원했다. 하지만 나는 좀 더 창의적인 타이틀을 원했다. 그래서 ‘레이지 오프 스테이징(Rage of Staging)’이라고 정했다. 필름 일이건 조명이건 그게 내가 30여년 간 해오던 일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책 안에는 나를 도운 음악가, 무용가 등의 사진과 이름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 당신은 안무가와 연출가 중 어느 쪽으로 불리고 싶은가?
* 연출가이다. 왜냐면 안무는 콘텐츠 간의 작용(function of contents)이기 때문이다. 내게 안무란 단지 형상화 작업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것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다양한 극장의 요소들을 사용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감독에 더 가깝다. 나는 내가 구현하려는 것을 ‘안무화’하는 사람이다. 이 일을 남이 하도록 맡기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늘 자신만의 움직임을 창조해낼 줄 아는 재능 있는 무용수들을 원한다. 내가 테크닉부터 가르치거나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론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 무용수들의 예술가적인 기질 때문에 합쳐지기가 어려울 때가 있을 것 같다. 게다가 당신이 원하는 경지에 이르게 하기 위해 밀어붙이는 부분도 있을 테고, 또 언어적인 장벽이 있어서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등 소통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다.
* 쉽게 받아들이는 사람, 거부하는 사람 등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나 작업할 때는 까다로운 사람이 무대에서는 최고로 빛날 때가 있다. 맞다. 나는 무용수들을 다그칠 때가 있지만 그들을 존중한다. 무엇보다도 적절한 캐스팅과 함께 방향의 노선이 명확할 때 훨씬 설득시키기도 쉽고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

─ 몇 년 전 한국에서도 무용수 오디션을 개최한 적이 있었다. 한국 무용수들에 대한 인상은 어땠었나? 현재 울티마베즈에는 한국 무용수들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 그렇다. 하지만 전에 같이 일해본 사람들은 있다. 단지 이번 작품 캐스팅에 어울리지가 않았을 뿐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차기 캐스팅을 하기 위해 오늘도 우슈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려 한국에서도 오디션을 열었다. 무술도 잘 해야 하지만 무대에서 말도 해야 하는데 아직까진 두 가지 다를 충족시키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 중국에 가야 할 것 같다.
유럽에서 오픈 오디션을 개최 했을 때 몇몇 한국의 젊은 무용수들을 본 적이 있었다. 언어적인 것뿐만 아니라 그룹 안에서 배워가며 습득하며 커뮤니케이션을 배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이전의 울티마베즈 공연을 봤을 때, 소통 뿐만 아니라 특히 울티마베즈의 단원이 되려면 체력적으로도 뛰어나야 한다고 느꼈다.
* 처음에는 힘들지만 시간이 가면서 익숙해지는 것 같다. 체력은 트레이닝을 통해 향상 될 수 있다. 그러나 무용수로서의 가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작품의 리듬을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어떤 무용단들은 레퍼토리에 따라 그룹을 만들어 동시다발적으로 공연을 한다. 울티마베즈는 어떠한가.
* 우리는 한 팀만 존재할 뿐이다.

─ 무용단 이름을 울티마베즈, 즉, ‘마지막 순간’이라고 지었는데 처음엔 죽음처럼 부정적으로 다가왔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뉘앙스인가.
* (웃음) 여기서 마지막이란 “As if it was last time(마지막인 것처럼)”을 뜻한다. 그러니까 무언가를 할 때 지금이 마지막인 것처럼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다. 매초를 살고 있지만 매초는 순식간에 지나가서 없어져버린다. 처음 무용단 이름을 지으면서 “이름을 ‘마지막 시간’이라고 지읍시다!”라고 했던 일이 생각난다. 또 다른 컴퍼니를 만들 일이 없을 테니 말이다.

─ 당신은 춤과 영화 활동 등을 통해 이미 많은 것을 성취했고 구현했다. 당신은 이미 성취했다고 보는가, 아니면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가. 그리고 그 안에는 커다란 주제가 들어있는가.
*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영화로 집중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 댄스무비를 말하나?
* 아니다, 장편영화를 말한다. 물론 댄스무비도 만들 수 있지만 장편영화 쪽을 더 잘 할 것 같다. 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한 여전히 20, 30년 후에도 무대작업도 할 것이다.

─ 계속해서 좋은 무대를 기대하며, 당신이 만든 영화도 한국에 널리 소개되어서 SPAF 뿐만 아니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당신을 볼 수 있길 바란다.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어 고맙다. 오늘 『스피크 로우…』의 마지막공연도 성공적으로 잘 마치길 바라며, SF 신작 준비도 잘되길 바란다.
* 나 역시 즐거운 시간이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봐주길 바란다. 많은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