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 논 단

한국 무용창작의 컨템포러리화, 그 성과와 과제1)

1. 들어가는 말
우리나라 무용계는 1세기 정도의 기간 동안 격동의 현대사를 딛고 일어나 찬란하게 개화하였다. 1980년대 이후 1990년대를 거쳐 21세기에 들어서서는 세계무대와의 격차를 더욱 좁혀나가고 있다. 현재 주도적인 무용경향인 컨템포러리댄스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과 전개를 이루어내고 있는 것이다.
컨템포러리댄스(contemporary dance)는 말 그대로 ‘동시대의 춤’이며, 기존의 무용미학과 고정관념을 반발하고 나온 현재진행 중인 창작춤을 지칭하기도 한다. 20세기 말에 서유럽을 중심으로 등장한 컨템포러리댄스는 세계 무용계에 가장 주도적인 무용경향으로 자리잡고 확산되어 갔다.
우리나라 젊은 무용가들 사이에서 컨템포러리댄스는 기성세대의 한국무용이나 발레 혹은 현대무용만큼이나 자신들의 춤을 대변해주는 용어가 되었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새로운 창작에 민감한 컨템포러리 현대무용 계열로부터 시작하여 컨템포러리 발레와 한국무용 계열로 퍼져나가고 있다. 요즘 무용가들 사이에서 자신의 춤을 컨템포러리댄스로 지칭하는 것은 매우 흔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2010년대 들어 흥미로운 현상은 우리나라 무용계를 대표하는 그러므로 어느 정도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국립무용단체들까지 무용창작에 있어 컨템포러리화(化)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립무용단은 한국무용 장르이면서도 파격적이고 지속적으로 컨템포러리한 창작 대작을 시도하고 있다. 국립발레단은 적극적이진 않지만 몇몇 작품에서 이러한 의중을 내비추고 있다. 2010년에 창단된 국립현대무용단은 현대무용 장르이므로 아무래도 컨템포러리댄스에 대한 적응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제 무용창작에 있어 컨템포러리화(化)는 도발과 혁신의 차원을 넘어 동참해가야만 하는 주류로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서, 본 논고에서는 2010년대 국립무용단체들의 활동을 통해 한국 무용창작의 컨템포러리화(化), 그 성과와 과제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본 원고에 대한 필자의 선행원고는 마지막에서 자세히 나열하였으니 참고하기를 바란다.

2. 컨템포러리댄스에 대한 이해2)
컨템포러리댄스(contemporary dance)는 말 그대로 ‘동시대의 춤’이며, 기존의 무용미학이란 고정관념을 반발하고 나온 현재진행 중인 창작춤을 지칭하기도 한다. 컨템포러리댄스는 상당히 개인적인 예술 관조와 사유에 근거하고 있으므로 일관된 범주화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본질적인 공식이라고 한다면 ‘개별적인 관조로 이루어낸 해체와 재구성’ 쯤으로 규정할 수 있겠다.
컨템포러리댄스에서 움직임은 기존의 무용기교와 동작어휘를 해체하고 다양한 영역의 신체활동을 흡수하여 새롭게 재구성해놓은 결과물이다. 가깝게는 발레나 현대무용같이 이른바 순수 예술춤에서부터 브레이크댄스나 힙합같은 다른 영역권의 춤뿐만 아니라 연기, 체조, 곡예, 동양무술, 일상적 행위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수용한다. 이러한 활동들은 서로 동화되어 색다른 움직임으로 재조합되어 간다. 예를 들어, 로이드 뉴슨은 일상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사소한 행위들을 춤적인 동작으로 진화시키며 호페쉬 쉑터는 현대무용에 원시제의나 클럽댄스에 볼 수 있는 몸짓을 뒤섞어 놓은 듯하다. 이와 같은 움직임들은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에서 어떤 통일된 경향성을 보이기보다 무용가마다 개인적이고 다변적인 스타일을 담고 있다.
컨템포러리댄스에서는 무용과 관련분야 간의 관계 역시 재정립되어 있다. 음악, 무대미술, 조명, 의상 등과 같이 춤공연을 이루는 관련분야들은 더 이상 춤을 받쳐주기 위한 ‘필요하지만 부수적인’ 요소들이 아니며, 작품을 이루는 각각의 부분들로서 춤과 동률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개념은 무용과 타 분야 간의 조우에 있어서도 유사하게 적용된다. 춤공연에 유입되는 타 분야는 무용가의 상상력만큼이나 다양할 수 있는데, 눈에 띄는 것으로 영상, 연극, 대중음악, 패션, 서커스 등이 있다. 빔 반데키부스는 춤과 영상과 연극, 제롬 벨은 춤을 배제한 채 팝음악과 연극적 행위, 필립 드쿠플레는 춤과 영상과 서커스의 만남까지 실험한다. 결과적으로 춤과 관련분야 혹은 춤과 타 분야의 관계는 유기적인 결합보다는 절충적이고 임의적인 나열로 거듭나고 있다. 이는 곧 분야들 간의 공동 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며, 단순한 춤(dance)에서 공연예술(performing arts)이라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확장되어 가는 것이다.
이러한 컨템포러리댄스는 1980년대부터 벨기에, 프랑스, 영국 등 서유럽 무용가들을 중심으로 발현되어 성장해 갔다. 세계 무용추세에 민감한 우리나라가 2000년대 이후 불러들이는 해외 무용가들만 보더라도 대세는 서유럽에서 활동하는 이들이다. 그 동안 여러 경로로 소개되어온 다니엘 라리외, 로이드 뉴슨, 마리 쉬나르, 빔 반데키부스, 시디 라르비 세르카위, 알랑 플라텔, 얀 파브르, 올리비에 드뷔아, 윌리엄 포사이드, 자비에르 르 로이, 장-클로드 갈로타, 제롬 벨, 카롤린 칼송, 크리스티앙 리조, 필립 드쿠플레, 호페쉬 쉑터 등(가나다 순)은 모두 벨기에, 프랑스, 영국, 독일에 본거지를 둔 무용가로서 최근의 예술춤 경향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3. 컨템포러리댄스의 국내 수용과 과제

1) 컨템포러리댄스의 국내 수용과 전개3)
우리나라 무용계는 1세기 정도의 기간 동안 격동의 현대사를 딛고 일어나 찬란하게 개화하였다. 1980년대 이후 1990년대를 거쳐 21세기에 들어서서는 세계무대와의 격차를 더욱 좁혀나가고 있다. 그리하여 현재 주도적인 무용경향인 컨템포러리댄스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과 전개를 이루어내고 있다.
춤의 르네상스로 불리던 1980년대에 우리 무용계는 양적인 팽창과 질적인 성장을 동시에 이루어냈다. 경제적 발전과 함께 이루어진 문화 개방화는 세계의 다양한 창작기법과 안무사상을 접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였다. 특히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게임은 한국 창작춤의 국제화에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였다.
1990년대에 이르자 한국은 개방화와 국제화를 통해 세계와의 교류를 더욱 촉진해갔으며 이러한 흐름은 무용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 무용계는 세계적인 무용 추세를 보다 다각적으로 확인하고 이에 동참하려 하였던 것이다. 특히 국제적인 행사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지원이 활성화되면서 외국의 유수한 무용단체들이 속속 내한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는 세계적인 무용 추세와의 거리를 좁혀 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국내 무용가들 역시 해외로 진출함으로써 한국 현대무용의 역량을 재확인하고 그 가능성을 타진하였다.
20세기 말에 서유럽을 중심으로 등장한 컨템포러리댄스는 세계 무용계에 가장 주도적인 무용경향으로 자리잡고 확산되어 갔다. 한국에서도 모던댄스와 컨템포러리댄스의 중간지점을 실험했던 여러 선구자들을 위업을 뒤로한 채, 1990년대 중엽부터 예열되기 시작한 컨템포러리댄스는 (시기별 이름순로 나열하자면) 안성수, 안애순, 안은미, 홍승엽 등의 1세대를 거쳐 2000년대 들어 다음 세대 무용가들에 의해 더욱 촉진되고 확산되어 갔다. 김남진, 김성한, 김윤규, 김윤정, 김판선, 류석훈, 박나훈, 박호빈, 신종철, 신창호, 이경옥, 이경은, 이태상, 정영두 등에 이어 김경영, 김보람, 김용걸, 김재덕, 노정식, 류장현, 밝넝쿨, 박순호, 안영준, 윤푸름, 이선아, 이혜경, 전혁진, 정보경, 정연수, 정형일, 차진엽, 허성임 등과 함께 보다 최근에 김설진, 예효승, 임지애, 임진호, 조현상, 지경민 등이 있다. 이들은 컨템포러리댄스의 특질을 적극 활용하여 다양한 소재와 주제의 창작물을 활발하게 발표함으로써 한국 컨템포러리댄스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왔다.

2) 국내 젊은 컨템포러리댄스의 과제
우리나라 젊은 무용가들 사이에서도 컨템포러리댄스는 기성세대의 한국무용이나 발레 혹은 현대무용만큼이나 자신들의 춤을 대변해주는 용어가 되었다. 요즘 젊은 무용가들 사이에서 자신의 춤을 컨템포러리댄스로 지칭하는 것은 매우 흔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여기서 젊은 무용가들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하는 이유는 컨템포러리댄스가 그들에게서 주도적으로 수용되고 실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점차 컨템포러리댄스에 대한 이해가 심층화되고 있긴 하지만 국내 젊은 무용가들에게 남겨진 과제는 있다. 컨템포러리댄스가 서유럽을 중심으로 정착되고 발전되어 왔다보니, 받아들이는 입장에 있는 우리의 경우 그에 대한 개념적인 탐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한 개념적인 탐구 없이 겉핥기식으로 해외 컨템포러리댄스를 흉내내는 무용가들이 적지 않다는 점은 아쉽다.
컨템포러리댄스는 기존의 무용미학이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혁신을 주로 하는데 그것이 형식을 타파하고 해체하고 비트는 모양새로 보여지는 것이다. 이를 잘못 이해한 무용가들이 작품을 느슨하게 만들어 놓은 채 자기만족에 빠져있는 경우와는 전혀 다르다. 협업이라는 명목 하에 타 분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우도 좋지 않다. 어느 시대건 간에 창작은 산고(産苦)와 같은 힘든 과정을 통해 확립된 자기만의 방법론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진정한 창작자라면 젊은 패기, 감각, 재주, 끼를 넘어선 예술적인 방법론을 확립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컨템포러리댄스는 무대 위에서 보여지는 현상만큼이나 그 이면에 내재한 예술적인 관념이 매우 중요함을 되새겨봐야 한다.
또한, 일부의 젊은 안무가들은 해외 무용계에서의 경력이나 경험을 통해 습득했던 것들을 지나치게 그대로 자기 작품에 반영한다. 일부는 급변하는 춤예술의 양상을 일종의 트렌드처럼 감지하며 자신의 춤의 모양새를 발 빠르게 변모시킨다. 이와 더불어, 일부의 젊은 안무가들은 작품의 미적 수준을 스스로 검열함으로써 예리하고 멀리 뻗어갈 수 있는 창작적 가지를 뭉뚱그려 놓는다. 일부는 아무런 예술적 자각 없이 좁은 테두리 안에 스스로를 가둔 채 자위적인 작업을 답보하기도 한다.
물론 극장예술로서의 춤이 서구의 영향에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 없다하더라도 주체성이 부족한 따라하기나 따라가기는 젊은 안무가의 국제 경쟁력에 그다지 도움을 주지 못한다. 젊은 예술가라면 그만의 특권, 이를테면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조적 자유를 만끽하며 자신의 예술적 독창성을 치열하게 찾아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이는 예술에 대한 순수성과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어야지만 찾아질 수 있다.4)
2015년을 장식한 해외초청공연 중에서 올리비에 뒤부아의 『비극』(성남아트센터 초청)과 크리스티앙 리조의 『실화에 따르면』(SPAF 초청)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창작자로서 바로 지금의 흐름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올리비에 뒤부아의 『비극』은 ‘고대 그리스 비극과 니체의 예술철학을 담은 열여덟의 전라’를 통해 춤예술이 어디까지 철학적이면서도 어디까지 원초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올리비에 뒤부아의 『비극』은 고대 그리스 비극의 원칙을 골격으로 잡고 있다. 고대 그리스 비극의 코러스의 원칙에 따라 퍼레이드, 에피소드, 카타르시스를 거쳐 대단원의 마무리를 짓게 된다.… 퍼레이드의 정교하게 계산된 구도에서부터 이를 흔들어 흐트러뜨리는 에피소드를 거쳐 결국 광기어린 춤의 카타르시스로 치닫는 과정은 상당히 점진적이고 유기적인 설득력을 지닌다.
프리드리히 니체 역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과 같이) 예술에는 아폴론형과 디오니소스형이 있는데, 전자가 이성과 질서와 조화와 덕성을 나타내는 반면 후자는 야만과 혼동과 부조화와 광기를 나타낸다고 말한바 있다.… 올리비에 뒤부아의 『비극』은 이러한 니체의 예술철학에 대한 춤의 구현을 이루어냈다.
감추려는 것이 의식하기 때문이라면, 벗어던지는 것은 그 의식에서 자유로워짐을 의미한다. 균열과 동요로부터 인간마다의 정체가 확연해지며 차별이나 분쟁 따위의 비극이 일어난다.… 우리 모두가 같은 인간이라는 본연의 의미를 깨달을 때 다름(차이)은 사라져갈 것이다. 전라의 향연이 호기심, 관음, 혐오를 물리치고 태초의 것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질 무렵 관념적인 감흥을 몰려든다.
타협하지 않고 집요하게 파고드는 예술가만이 예술적인 극단에 도달할 수 있다. 예술적인 극단은 언제나 극심한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키지만 동시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예술 발전에 영향을 미친다. 올리비에 뒤부아의 『비극』은 바로 그러한 극단의 예술이다.5)

프랑스 무용계의 창작산실로까지 일컬어지는 몽펠리에국립안무센터가 2014년 크리스티앙 리조를 새로운 예술감독으로 맞이하여 전 세계 무용계의 이목을 집중시킨바 있다. 앞으로 프랑스 컨템포러리댄스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크리스티앙 리조의 작품으로서 조망할 수 있다.

『실화에 따르면』은 이스탄불의 전통적인 남성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크리스티앙 리조의 대표작이다. 두 개의 드럼이 전통음악에 록을 섞은 리듬과 비트로 강약을 살리는 연주를 하는 동안, 여덟 명의 남성무용수들은 각기 다른 개성을 하나의 춤에 융해시켜 나간다.
놀랍게도 무용수들은 단 한 프레이즈도 (시간으로 따지면 10초 정도도) 똑같은 동작과 구성을 함께 하지 않는다. 비슷한 패턴의 움직임이지만 이렇게 조우했다 싶으면 다음 순간 다르게 교차하는 등 끊임없이 변화를 꾀한다. 결국 작품 내내 짧은 순간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똑같은 동작과 구성을 함께 하는 이가 없는 것이다. 모두가 군무이면서 주역인 춤을 춘다고나 할까.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고 복잡한 동작 구성을 흥겹고 자유로운 분위기로 전개한 안무가 크리스티앙 리조에게는 감탄할 수밖에 없다. 기교, 표현성, 리듬감, 재치, 개성, 합일된 힘으로 이를 실현한 여덟 명의 남성무용수에게도 찬사를 보낸다.
세계 예술춤의 흐름을 주도하는 프랑스에서도 중심을 이루는 몽펠리에국립안무센터의 수준이란 이런 것임을 재확인시켜주는 작품이었다.… 끼와 즉흥과 자기만족으로 가득 찬 작품을 유행처럼 찍어내는 국내 젊은 무용가들에게 컨템포러리댄스란 바로 이런 것임을 예시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기도 하다.6)

위의 두 작품을 보면 그 개념적 완성도나 구성적 완성도가 경이로울 정도다. 여기서 우리 젊은 무용가들이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컨템포러러댄스가 기존의 무용미학을 해체하고 고정관념을 타파하기 위해 여러 형식을 의도적으로 어그러뜨리는 방식을 실행하곤 하는데 이는 일종의 연출 방식이라는 것이다. 개념적으로 너무나 묵직하여 의도적으로 아무것도 안담은 듯이 흩트려놓기도 하고, 구성적으로 치밀하게 짜놓고는 의도적으로 자유롭게 보이게 흩트려놓기도 한다. 아무런 개념이나 구성없이 얽기 설키 만드는 것이 아니란 의미다.7)
또한, 두 작품 모두 올리비에 뒤부아만이 그리고 크리스티앙 리조만이 할 수 있는 예술적 독창성으로 무장하고 있음을 말할 필요도 없다. 큰 줄기는 최근의 컨템포러리댄스가 지향하는 스타일에 동참하고 있지만 그 흐름에 묻어가는 것이 아닌 자기만의 예술적 정체성을 확고히 세워두고 누구와도 차별화된 창작을 펼쳐나가고 있다. 한 예술가의 고유한 창작력, 그것이 바로 독창성(originality)이다.
우리 젊은 무용가들이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컨템포러리댄스의 본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실현하면서 자기만의 고유한 예술적 독창성을 확립하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기본이고 정석이다.

4. 한국 무용창작의 컨템포러리화, 그 성과와 과제
1962년 지금의 명동예술극장(舊 국립극장)에서 창단공연을 가진 국립무용단은 한국무용, 발레, 현대무용을 아우르는 작품세계를 펼쳤다. 1972년 장충동 국립극장이 건립된 후로는 국립무용단(한국무용)과 국립발레단(발레)으로 나뉘어 전문화되었으며 직업무용단으로서의 시스템 역시 안정되어 갔다. 현대무용계의 반세기의 염원 담은 국립현대무용단은 2010년에 이르러서야 창단되었다. 이러한 국립무용단과 국립발레단 그리고 국립현대무용단은 우리나라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얼굴과도 같은 국립무용단체로서 국내외에 우리 무용의 위상을 높여왔다. 2010년대 들어서서는 더 이상 세계 무용추세와 동 떨어지는 행보를 할 수 없다는 자각과 함께 창작의 컨템포러리화를 직·간접적으로 시도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1) 국립무용단
창단 반세기를 넘긴 국립무용단은 그 동안 한국전통춤사위에 근거한 현대적인 창작이라는 굵직한 노선을 일관되게 밟아왔다. 근래 들어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무용에 기반을 둔 동시대적인 창작’이라는 업그레이드된 목표를 설정하고 있는데, 안호상 극장장 체제로 들어서면서부터 이러한 목표가 보다 두드러지게 실현되고 있다.
2014년만 하더라도 국립무용단은 핀란드 출신의 현대무용가 테로 사리넨(Tero Saarinen)을 초빙하여 『회오리』라는 신작을 선보였으며, 한국무용가 윤성주의 『묵향』과 현대무용가 안성수의 『단(壇)』을 교차 공연하기도 하였다. 또 패션디자이너 정구호의 연출과 윤성주·안성수의 안무협업으로 『토너먼트』를 제작하여 한국무용의 컨템포러리댄스화를 시도하였다. 그리고 2015년 가을에는 『회오리』의 리바이벌과 함께, 작곡가 장영규의 연출로 강강술래를 재창조한 『완월(玩月)』을 선보였다. 2016년 봄에 초연된 『시간의 나이』 역시 프랑스 현대무용가 조세 몽딸보와의 협업으로 이러한 방향성을 실현하고 있다.
사실 한국무용을 하는 국립무용단이 현대무용, 그것도 최근의 컨템포러리댄스와 교감하고 교류한다는 것 자체가 모험일 수밖에 없다. 작품의 성패를 논하기 전에, 바로 이 시대의 춤 흐름에 발맞춰가려는 국립무용단의 노력을 높이 사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국립무용단은 현대무용단이 아닌 한국무용단인 만큼 급진적인 컨템포러리댄스를 지향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경향을 수용하여 ‘한국무용에 기반을 둔 동시대적인 창작’을 일련의 작품으로 실제화한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8)
한 가지 짚어 봐야할 점은 다른 장르나 분야의 예술가들에게는 파격적인 초빙 및 등용을 하는 반면 정작 한국무용의 안무가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인상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무용작품에서는 연출 이상으로 안무가 중요한데도, 연출가만 대대적으로 부각시킨다든가 아니면 주 안무가 없이 작품을 제작하려한다든가 하면서 말이다. 지금까지는 새로운 시도나 화제성 같은 부분에서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국립무용단의 레퍼토리로 정착할 수 있을 만한 완성도 높은 작품이 계속 나와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무가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역량있는 안무가에게 기회를 주면서 작품력을 끌어올려가는 게 중요하다.9) 한 예로 테로 사리넨에게 안무를 의뢰한 『회오리』는 2015년 재연 때 두드러지는 성과를 거두었다.
국립무용단이 세계무대에서 소통될만한 레퍼토리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한국 춤사위와 소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우선, 우리 무용가들에 의한 독자적인 레퍼토리의 개발에 있어서 한국 춤에 내재한 원리적 특질은 상당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공간에 획을 긋는 듯한 춤사위, 대지친화적인 무게중심, 자연스럽고 순환적인 호흡, 마음으로 춘다는 느낌, 안으로 응집하는 에너지 등은 모두 한국무용에 내재하는 특질이다. 이는 춤동작이라기보다 더 정확한 말로 춤의 근본적 원리에 해당하는데 이런 원리야말로 발레나 현대무용 같은 서양의 예술춤과는 차별화된 우리춤의 고유성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서양의 예술춤이 상당부분 동양춤의 원리를 탐닉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춤은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의 문화적 소재를 세계 어느 곳에서든 소통가능하게 개발하는 것 역시 고려할만하다. 우리의 고유한 문화적 소재는 국내 관객에게 자신의 뿌리에 대한 향수를, 해외 관객에게는 이국적인 풍취를 느끼게 하는 기재다. 여기서 우리의 고유성만을 고집하지 않고 이 시대가 요구하는 예술코드를 담아내는 탐구까지 심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춘 레퍼토리를 개발하려는 노력은 지속되어야겠다.10)

2) 국립발레단
국립발레단은 국내 무용단체들 중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전문화, 선진화, 대중화를 이루어냈다. 여러모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서인지, 다른 국립무용단체에 비해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못 느끼고 있는 듯하다. 해외에서 만들어진 훌륭한 고전 및 현대 레퍼토리가 풍부하다보니 이를 활용하는 것이 아무래도 위험부담이 적고 성과는 좋기 마련이다. 문제는 한국 컨템포러리발레의 독자적인 레퍼토리를 개발하는데 그다지 적극성을 띠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사한 맥락에서 그러한 창작물을 낼 수 있을 만한 한국 발레안무가의 발굴 및 양성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올해 프로그램을 보면 3~4월 『라 바야데르』, 4~5월 『세레나데』와 『봄의 제전』, 5월 『해설이 있는 전막 발레-돈키호테』, 6월 『말괄량이 길들이기』, 7월 『국립발레단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8월 『스파르타쿠스』, 9월 『라이징 스타 2 갈라』, 11월 『잠자는 숲의 미녀』, 12월 『호두까기인형』11)으로 전개되고 있다. 총 10개의 레퍼토리 중 7개 정도가 널리 알려진 고전이거나 ‘현대의 고전’으로 분류될 수 있다.-여기서 ‘현대의 고전’이라 함은 현대에 만들어졌으나 이미 세월이 흘러 뮤지엄에 들어갈 정도의 위상을 확보한 작품을 말한다.
글렌 테틀리의 『봄의 제전』만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창작 버전으로, 모던발레와 컨템포러리발레의 중간 지점을 보여주는데다가 안무 자체도 압도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고무적인 것은 2015년부터 국내의 젊은 안무가와 무용수를 위한 『국립발레단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와 『라이징 스타 2 갈라』를 기획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로 단원 발표회의 성격이 강한 편이라 성과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긍정적인 첫발임을 틀림없다.
규모를 갖춘 한국창작발레로는 2014년과 2015년 원로 한국무용가 국수호에게 연출을 맡기고 문병남이 안무를 한 『왕자 호동』이 눈이 띈다. 컨템포러리한 한국창작발레라고 한다면 2012년 현대무용가 안성수와 패션디자이너 정구호를 초빙하여 만든 『포이즌』 정도가 아닌가 한다. 당시 국립발레단이 국내 유수의 현대무용가에게 안무를 맡긴다고 해서 큰 화제를 낳은바 있었다.
국립발레단이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언제까지 해외 레퍼토리에 의존할 수만은 없다. 비슷한 레퍼토리로 마린스키발레단, 볼쇼이발레단, 파리오페라발레단, ABT 등과 같은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란 사실상 힘들기 때문이다.12) 국립발레단이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독자적인 창작 레퍼토리를 구축하는데 있다. 중국국가발레단이 『홍등』이라는 작품으로 전 세계 무용관계자와 애호가들에게 얼마나 폭넓은 인지도를 확립할 수 있었는가를 보면, 국립발레단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나타낼 수 있는 창작 레퍼토리 개발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성공적인 레퍼토리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그 창작의 주체인 안무가를 발탁해야만 한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젊은 발레안무가의 발굴 및 양성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두 번째 과제로 부각되어 있다. 그동안 발레무용수들을 양성하는데 매우 성공적인 교육시스템을 구축해왔다고 한다면 이젠 발레안무가를 양성하는 것으로까지 확대해 나가야 한다. 더 이상 늦춰지면 아예 포기해야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한국적인 컨템포러리발레를 창작할 수 있는 안무가 발굴과 양성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13)

3) 국립현대무용단
현대무용계의 반세기의 염원을 담은 국립현대무용단은 2010년 하반기에 창단되어 갖가지 정비를 마치고 2012년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였다. 제1대 예술감독 홍승엽의 작품, 국내 초청안무가의 작품, 해외 초청안무가의 작품을 다양하게 선보이면서 활발한 면모를 보였다. 물론 창단 초기이기 때문에 활동의 예술적 정체성을 명확히 파악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이는 예술감독뿐 아니라 외부안무가들과도 다양하게 창작 작업을 하는 프로젝트에 한 원인이 있겠다. 다양한 레퍼토리의 개발 역시 필요한 부분이지만 일련의 성향이 채 정착되지 못한 초기 상황에서는 득보다 실이 많을 수도 있다. 물론 3년 임기만을 보장받는 예술감독의 입장으로서는 자신의 춤 스타일만을 고집하기 힘들 수도 있을 것이다.14)
2013년 제2대 예술감독으로 안애순이 취임한 이래로, 국립현대무용단은 한국적 현대무용의 지평을 열어가기 위한 목표로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한 무용언어의 확장 그리고 관점 다각화를 위한 실험 등을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기획력을 갖춘 프로그램을 동시다발적으로 내놓고 있다.
올해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4월 『이미아직』, 5월 『공일차원』, 6월 『안무랩 퍼포먼스-여전히 안무다』, 8월 『국립현대무용단 창작공모전-아카이브 플랫폼 2016』, 8-10월 『2016 다원예술프로젝트-국립현대미술관×국립현대무용단 퍼포먼스: 예기치 않은』, 10월 『국립현대무용단×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오케코레오그래피』, 10월 『춤이 말하다』, 11월 『춤의 연대기』, 12월 『어린 왕자』가 있다. 그밖에도 무용학교와 토요문화학교, 춤추는 인문학, 무크지 및 단행본 출판, 지방순회공연 & 나를 춤추다 등15)까지 합치면 연간 상당히 많은 수의 사업을 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국립현대무용단의 프로그램은 주(主)가 약한 채 부(附)만 넘쳐나는 인상이 없지 않다. 젊은 무용가들을 활용하는 기획은 많은데 비해, 정작 주목할 만한 창작 대작을 발표하지는 못하고 있다. 무용계에서 국립현대무용단에게 바라는 바는 독창성과 완성도를 갖춘 대표 레퍼토리를 생산하는 창작활동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16) 국립현대무용단은 한국무용이나 발레와 같은 다른 춤 장르에 비해 컨템포러리댄스와 가장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으므로 좀 더 선도하는 역할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젊은 무용가를 활용하는 기획의 경우에도 노력에 비해 성과가 따라주지 않은 듯하다. 기획인력 등 아이디어를 짜는 사람들은 많은데 비해 작품성 높은 결과물에 있어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내용적으로 접근하자면 무용가에게는 예술적 고유성과 창작적 자율성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이를테면 무용가 100명이 있다고 하면 창작 작업에 있어 100개의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일련의 창작 작업의 틀을 만들어서 거기에 맞추도록 무용가를 유도하는 것은 고유한 창작력을 헤칠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 어떤 무용가는 드라마투르기를 필요로 하는 한편 다른 이는 그것이 도리어 작품력을 흩트려 놓을 수도 있다. 멘토제 역시 무용가가 필요로 하는 경우에 도입해야 할 테고 무엇보다도 무용가에게 실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를 선정해야 한다. 그 무용가의 창작 작업을 오랫동안 지켜봐오면서 장·단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야말로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모든 기획이나 지원은 무용가로 하여금 최상의 작품을 낼 수 있도록 하는데 맞춰져 있어야지, 단체의 다채로운 기획력을 실험하거나 과시하는 장으로 끝나서는 안 되는 것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의 노력은 확인되는 바 이를 내용적인 면에서 무용가를 받쳐줄 수 있는 방향으로 조정한다면 보다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으리라고 본다.17)

5. 나오는 말
한국 창작춤은 1세기 정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현재 주도적인 예술경향에 발맞춰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짚어 봐야할 사항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무용계의 예술적 수준을 가늠케 하는 바로미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국립무용단체들이다. 국립무용단체들의 무용창작의 컨템포러리화, 그 성과와 과제에 대해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62년 지금의 명동예술극장에서 창단공연을 가진 국립무용단은 한국무용, 발레, 현대무용을 아우르는 작품세계를 펼쳤다. 1972년 장충동 국립극장이 건립된 후로는 국립무용단(한국무용)과 국립발레단(발레)으로 나뉘어 전문화되었으며 직업무용단으로서의 시스템 역시 안정되어 갔다. 현대무용계의 반세기의 염원 담은 국립현대무용단은 2010년에 이르러서야 창단되었다. 이러한 국립무용단과 국립발레단 그리고 국립현대무용단은 우리나라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얼굴과도 같은 국립무용단체로서 국내외에 우리 무용의 위상을 높여왔다. 2010년대 들어서서는 더 이상 세계 무용추세와 동 떨어지는 행보를 할 수 없다는 자각과 함께 창작의 컨템포러리화를 직·간접적으로 시도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국립무용단은 그 동안 한국전통춤사위에 근거한 현대적인 창작이라는 굵직한 노선을 일관되게 밟아왔다. 근래 들어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무용에 기반을 둔 동시대적인 창작’이라는 업그레이드된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사실 한국무용을 하는 국립무용단이 현대무용, 그것도 최근의 컨템포러리댄스와 교감하고 교류한다는 것 자체가 모험일 수밖에 없다. 작품의 성패를 논하기 전에, 바로 이 시대의 춤 흐름에 동참해가려는 국립무용단의 노력을 높이 사야한다. 다만, 다른 장르나 분야의 예술가들에게는 파격적인 초빙 및 등용을 하는 반면 정작 한국무용의 안무가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인상이 없지 않다.
국립발레단은 국내 무용단체들 중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전문화, 선진화, 대중화를 이루어냈다. 여러모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서인지, 다른 국립무용단체에 비해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못 느끼고 있는 듯하다. 해외에서 만들어진 훌륭한 고전 및 현대 레퍼토리가 풍부하다보니 이를 활용하는 것이 아무래도 위험부담이 적고 성과는 좋기 마련이다. 문제는 한국의 독자적인 컨템포러리발레 레퍼토리를 개발하는데 그다지 적극성을 띠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사한 맥락에서 그러한 창작물을 낼 수 있을 만한 한국 발레안무가의 발굴 및 양성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한국적 현대무용의 지평을 열어가기 위한 목표로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한 무용언어의 확장 그리고 관점 다각화를 위한 실험 등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기획력을 갖춘 프로그램을 동시다발적으로 내놓고 있다. 하지만 국립현대무용단의 프로그램은 ‘주’가 약한 채 ‘부’만 넘쳐나는 인상이 없지 않다. 젊은 무용가를 활용하는 기획은 많은데 비해, 정작 주목할 만한 창작 대작을 발표하지는 못하고 있다. 무용계에서 국립현대무용단에게 바라는 바는 독창성과 완성도를 갖춘 대표 레퍼토리를 생산하는 창작활동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은 한국무용이나 발레와 같은 다른 춤 장르에 비해 컨템포러리댄스와 가장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으므로 좀 더 선도하는 역할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이와 같은 국립무용단체들의 창작 컨템포러리화, 그 성과와 과제는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 국립무용단체들은 창작 레퍼토리 개발이나 안무가 발굴 및 양성에 있어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 둘은 분리되어 추진될 수 있는 사항의 것들이 아니다. 서로 필수분가분의 관계에 놓인 요소들이므로 같은 밀접한 연결선상에서 함께 추진되어 가야 한다. 더 이상 간과할 수도, 미룰 수도 없는 21세기형 한국 무용창작을 위해서 말이다. 한국 무용창작의 컨템포러리화는 이미 도발과 혁신을 넘어 동참해가야만 하는 주류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각주 ---------------
1) 본 논고는 2016년 11월 16일 예술가의집에서 있었던 한국춤평론가회의 ‘신무용 90주년 특별 세미나 - 신무용 90주년과 한국 무용창작이 나아가야할 방향’에서 발제한 것이다.
2) 심정민. 「컨템포러리댄스의 경향과 미래」. 「K-Arts매거진」 2015년 여름호.
3) -----. 「해외공연의 경향과 그 비평적 분석」. ‘한국춤평론가회 세미나’ 2008년 4월 19일.
3) -----. 「젊은 안무가 어떻게 할 것인가?」. ‘서울댄스콜렉션 10주년 기념 세미나’ 2016년 10월 29일.
4) -----. 「우리 춤의 세계화를 위한 성과와 과제」. ‘세계 무용의 날 포럼’ 2016년 4월 29일.
6) -----. 「컨템포러리댄스의 경향과 미래」. 「K_Arts매거진」 2015년 여름호.
7) -----. 「젊은 안무가, 어떻게 할 것인가?」. ‘서울댄스컬렉션 10주년 기념 세미나’ 2016년 10월 29일.
5) -----, 「고대 그리스 비극과 니체의 예술철학을 담은 열여덟의 전라」. 「성남 아트뷰」 2015년 5월호.
6) -----. 「국내외 컨템포러리댄스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SPAF」. 「댄스포럼」 2015년 11월호.
7) -----. 「우리 춤의 세계화를 위한 성과와 과제」. ‘세계 무용의 날 포럼’ 2016년 4월 29일.
8) -----. 「최근의 춤 경향은 융합과 통섭으로 이해해야」. 「국립극장 미르」 2015년 10월호.
2) -----.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무용과 영상의 크로스오버」. 「댄스포럼」 2016년 4월호.
9) -----. 「2015년 무용계 결산 및 주목할 만한 작품들」. 「춤」 2016년 1월호.
10) -----. 「우리 춤의 세계화를 위한 성과와 과제」. ‘세계 무용의 날 포럼’ 2016년 4월 29일.
11) 국립발레단 홈페이지. http://korean-national-ballet.kr/
12) 심정민. 「국립발레단의 현재 위상을 보여준 『호두까기 인형』」. 「댄스포럼」 2016년 1월호.
13) -----. 「2015년 무용계 결산 및 주목할 만한 작품들」. 「춤」 2016년 1월호.
14) -----. 「이슈로 보는 2012년」. ‘예술경영아카데미’ 2012년 12월 11일.
15) 국립현대무용단 홈페이지. http://kncdc.kr/
16) 심정민. 「2014년 무용계를 돌아보며-현황과 주요 작품들」. 「춤」 2015년 1월호.
17) -----. 「2015년 무용계 결산 및 주목할 만한 작품들」. 「춤」 2016년 1월호.

[선행원고 및 참고자료]
심정민. 「무용비평과 감상」. 민속원 2015.
-----. 「해외공연의 경향과 그 비평적 분석」. ‘한국춤평론가회 세미나’ 2008년 4월 19일.
-----. 「한국창작발레 활성화를 위한 제언」. ‘대한민국발레페스티벌 포럼’ 2011년 6월 12일.
-----. 「21세기 한국 현대춤의 나아가야할 방향」. ‘국제현대무용제 포럼’ 2012년 5월 20일.
-----. 「이슈로 보는 2012년」. ‘예술경영아카데미’ 2012년 12월 11일.
-----. 「2014년 무용계를 돌아보며-현황과 주요 작품들」. 「춤」 2015년 1월호.
-----. 「세계적인 무용조류 속에 국립무용단의 방향 찾기」. 「국립극장 미르」 2015년 1월호.
-----. 「고대 그리스 비극과 니체의 예술철학을 담은 열여덟의 전라」. 「성남 아트뷰」 2015년 5월호.
-----. 「컨템포러리댄스의 경향과 미래」. 「K-Arts매거진」 2015년 여름호.
-----. 「최근의 춤 경향은 융합과 통섭으로 이해해야」. 「국립극장 미르」 2015년 10월호.
-----. 「국내외 컨템포러리댄스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SPAF」. 「댄스포럼」 2015년 11월호.
-----. 「2015년 무용계 결산 및 주목할 만한 작품들」. 「춤」 2016년 1월호.
-----. 「국립발레단의 현재 위상을 보여준 『호두까기 인형』」. 「댄스포럼」 2016년 1월호.
-----.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무용과 영상의 크로스오버」. 「댄스포럼」 2016년 4월호.
-----. 「우리 춤의 세계화를 위한 성과와 과제」. ‘세계 무용의 날 포럼’ 2016년 4월 29일.
-----. 「젊은 안무가 어떻게 할 것인가?」. ‘서울댄스콜렉션 10주년 기념 세미나’ 2016년 10월 29일.
국립무용단 홈페이지. http://www.ntok.go.kr/dance/
국립발레단 홈페이지. http://korean-national-ballet.kr/
국립현대무용단 홈페이지. http://kncd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