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살롱

서울연극협회(회장 송형종)는 세계를 향해 「서울연극폭탄」이란 이름을 걸고 서울연극해외진출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연극인의 보폭과 시야가 동북아에서 전 세계를 향했다는 그 첫 번째 변화이고, 두 번째로 BeSeTo연극제가 ITI라는 국제기구를 통했던 국제행사인 반면 이번 ‘서울연극폭탄’은 서울시의 지원을 통해 서울연극계가 주동, 주최가 된 국제행사다. 세 번째로 이번교류의 방식은 서울 연극을 자기나라로 초청할 수 있는 능력과 수준을 갖추고 있는 단체로 초대된 나라들은 미국, 루마니아, 일본, 중국 등 네 나라와 한국의 두 작품으로 모두 여섯 작품이 세 곳(세종문화회관 M시어터, 문화공간엘림홀, CJ아지트대학로)에서 2016년 11월17일~30일에 열렸다.
M시어터에서의 개막작품 「스핀 싸이클」(한국, 박재완 작/연출)과 폐막작품 「폭풍」(루마니아, 드미트루아 크리스 연출)은 나름대로 깔끔하고 힘 있는 작품이었다. 한국의 「스핀 싸이클」은 IT산업이 발전한 나라의 정서를 대변하듯 스쳐가는 순간 속에 ‘나’라는 개체의 정립이 주변의 모든 스쳐가는 폐품 처리되는 기계 속에서 어떻게 정립되고 ‘서 있을 수’ 있는 건지, 순간과 영원의 관계는 과연 가능한 건지, 또 돌아가고 스쳐가는 삶의 한 가운데서 돌아가는 순환과 회전 속에 서 있을 수는 있는 건지, 오늘의 현대인의 ‘쉼’ 없는 정서를 멋지게 그려내고 있었다. 폐막작품 루마니아의「폭풍」 또한 힘 있고 격이 있는 무대로 오랜만에 무리 없는 배역과 군더더기 없는 연기로 인간의 품격이란 어떤 곳에서 우러나오고 있는 것인가를 진솔하게 보여 준 수준급의 작품이었다. 아직도 가려지고 덮여져있어 인간 내면의 진실을 발현할 수 없는 세계 속에서 그래도 자신의 파괴를 통한 진실로의 도전은 주변세계의 폭풍을 몰고 오지만 이 역시 ‘자아’를 세우고 ‘나’를 찾아가는 여정의 출발이다.
옐림홀에서 공연된 「수생(Aquatiqe)」(중국, 연출 조묘)은 남중국의 전통가면극의 기법을 전용하면서도 표정과 눈물 등으로 내면의 속미음을 오히려 온몸의 떨림으로 표현하는 신체극으로 발전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연극기법에 도전하며 새로운 무대작품에 도전하는 작품이다.
CJ아지트대학로에서 공연된 일본의 「1969 스페이스 오딧세이」(작/연출 무라이 류)는 그 기법이나 질문이 인간의 공간개념의 확장을 꾀하면서도 역시 우주인들로 분한 세 배우가 우주공간과 인간객체의 관계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새로운 연극의 주제설정과 그 확장을 질문하며 인간의 공간과 객체인 ‘나’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새롭게 설정하고자 시도한다. 반면 한국작품 「오이디푸스 - 알려고 하는 자」(최진아 연출)는 은 오이디푸스를 빗대어 2016년 서울의 현존에 대한 타락과 뒤엉킴에 대한 질문, 바꾸어 말해 오늘의 우리의 삶의 뒤틀림과 오류를 짚어 보고자 한 작품이다. 소돔과 고모라 같은 죽음과 타락의 도시를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 오늘의 현실에 대한 확대경을 대본 작품이다.
아마도 서울연극폭탄이 처음으로 시도한 행사로 작품선택과 그 진행 면에서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아 마땅하며 모든 관계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