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살롱

절대군주적 체제에는 고금을 막론하고 처절한 권력싸움이 따라왔다. 조선조 500년 27대 제왕을 세습하는 중에 같은 혈족 간에도 끔찍한 사건들이 끊임없이 있었다.
단종애사(端宗哀史)가 대표적으로 기록된다.
MBC-TV는 원주MBC제작으로 2부작 「고운님 가시옵고」를 방송했다.(11월6~13일)
소설로, 영화로 많이 소개되었고, 1960년대에 동아방송(DBS)을 통해서 사극작가 이서구(李瑞求) 선생이 「고운님 가시던 날」(안평선 연출)을 발표하시고 비숫한 제목으로 다시 조명했다.
1부 「민중 속에 살아 숨 쉬는 단종」, 2부 「청령포 500리 길」.
선왕 문종이 승하하고 아들 홍위(弘暐)가 12세에 왕위에 올랐다가 숙부 수양대군의 찬탈로 영월로 유배가서 17세에 죽임을 당하는 역사기록이다. 특히 조선조의 특수한 징벌인 유배내용과 이동행로의 경로와 과정을 추정해서 관심있게 동행할 수 있었다.
수양대군은 한 살 아래 안평대군을 중심으로 김종서, 황보인 등이 역모를 꾸민다고 계유정란(癸酉靖難)을 일으켜 안평을 강화로 쫓아보내 죽게하고 여러 충신들이 사사(賜死)당했다.
단종은 노산군으로 강봉당하고 영월로 추방되었다. 금성대군(錦城大君)이 순흥부사 이보흠과 다시 단종복위를 모의하다 발각되어 노산군은 서인(庶人)이 되고 영월에서 죽임을 당했다. 재임 3년 2개월 유배생활 4개월. 영월호장 엄흥도가 몰래 시신을 수습하여 장사 지냈으니 국장(國葬)없이 숭하한 임금은 단종뿐이다. 숙종조에 복위되어서 묘호(廟號)를 단종이라고 했다.
통치권강탈에 저항적인 많은 신하들이 희생되었고, 김시습, 원호 등 패륜행위에 분개한 생육신들은 일생을 숨어서 폐인처럼 지냈다고 기록되었다.
수양이 찬탈집권해서는 많은 치적을 쌓은 것으로 실록에 기록되었으니 무력으로 정권을 빼앗은 군인이 경제부흥을 일으킨 것으로 평가되는 점과 유사하다고 할 것이다.
임금의 유배는 어떻게 떠나서 누구와 살 것인가 하는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유배는 실행죄와 모함으로 규정된다. 수행원은 나인 4인, 내시 2인, 주모 1인 이고 위리안치(圍籬安置)로 이동의 제한을 받는다.
연산군은 강화도 교동섬에서 두 달 만에 역질로 사망, 다산은 강진에서 10년, 「목민심서(牧民心書)」 등 많은 문집을 남겼고, 김정희는 제주 8년3개월에 추사체(秋史體)를 이루었다.
17세 노산군은 부인 송씨를 한양에 남겨두고 강원도 산길 500리를 7일만에 청령포에 도달했다. 설움과 그리움으로 넘는 고갯길이었으리라. 궁에서 모시던 궁녀 여섯 명이 찾아왔고, 김시습등 절의를 지킨 어른들이 다녀갔다.
600년만에 후손들은 님의 자취를 따라가면서 비통한 눈물을 보았고 애끓는 탄식을 들었고 가슴 절절한 사연을 함께 울었다고 한다. 이제 고운님은 태백산신으로 영월군민의 마음속에 모셔지고 있다.(기획: 김길중, 글: 이미은, 내레이선: 원호섭, 연출: 정문수·장완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