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숭문화광장

공연예술생태계의 흐름
시장 생태계 - 줄지 않는 격차들
예술장르 간, 지역 간 편차, 기초예술과 상업예술의 격차가 심한 원인은 무엇일까? 이 원인들을 살펴보기 전에 편차와 격차의 현상부터 들여다보기로 하자. 우선 예술장르 간 편차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표 3>을 보면 문학, 서양음악, 전통예술, 무용 등은 영화나 연극, 뮤지컬 장르에 비하여 국민들의 관람률이 월등히 낮고, 특히 무용장르는 영화 관람률의 3%, 연극과 뮤지컬을 합한 관람률의 10%에도 못 미친다.
물론 <표 4>에서 보는 것처럼 시장에서 가지는 힘에 따라 각 장르마다 어느 정도 시장규모(점유율)의 편차는 자연스런 현상일 수 있다. 그러나 장르별 관람의 편차(무용은 연극과 뮤지컬 합의 10%)가 시장 규모 편차(30~40%)보다 훨씬 더 심하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를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더 분명해진다. <표 3>에서 2003년의 통계도 역시 장르별로 유사한 관람율 편차를 보이고 있는데, 이와 비슷한 시기인 2002년 미국에서는 무용관람률(10.2%)이 연극과 뮤지컬 관람률 합(29.4%)의 3분의 1 정도로 우리만큼 심한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어찌 미국과 단순비교를 하는 것이 가당키나 하겠느냐 할 수 도 있지만 현실은 그러하다.
서울과 대도시, 농어촌 지역의 격차도 여전히 심하다. 그동안 지역 간의 문화적 격차해소를 위해 정부나 자치단체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서는 농산어촌 순회공연 지원도 많아졌고, 국립예술단체들의 방방곡곡 파견 공연도 늘어났다. 2017년 현재 전국에 16개 광역문화재단이 존재하고, 50여개 이상의 기초자치단체도 문화재단을 설립하여 주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해 많은 정책과 사업들을 쏟아내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 격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그림1>이다.
<그림 1>은 6개의 예술장르(문학, 시각예술, 국악, 양악, 연극, 무용)의 지역별 활동지수를 서울을 총 600(각 장르별 100)으로 봤을 때의 지역별 비교지수인데, 경기와 부산만 100이 넘을 뿐 그 외 모든 지역에서는 100 이하로 나타나며, 충청지역(대전, 세종, 충남, 충북)은 모두 합해도 대구(63.7)나 경남(60.4) 수준 정도에 머물고 있다. 격차도 이런 격차가 없다.
기초예술과 상업예술간 격차도 매우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표 5>를 보자. 해마다 유사하지만 2015년의 경우만 해도 기초예술(연극, 클래식/오페라, 무용/전통) 매표 수입 규모는 상업예술(콘서트, 뮤지컬)까지 합친 전체 규모의 11.3%에 불과하다.
격차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보기 위해 세계 주요국가와 비교해 놓은 것이 <표 6>이다. 미국은 27%, 일본은 17%, 영국은 22%이다. 같은 2009년에는 한국도 21%로 높았으니 갈수록 상업예술의 비율은 높아지고 기초예술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공연예술 시장에서 이처럼 장르 간, 지역 간, 기초예술과 상업예술 간 격차가 심한 것은 물론 그 시장생태계나 소비자의 선택에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이런 차이는 또 어디에서 기인하는가?(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