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산책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공부를 열심히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출세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본인 보다는 어른들의 바람에 부응할 때가 더 크다. 후손들이 자신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기도 해서이겠지만 더 솔직히 말하자면 후손들의 출세를 통한 대리만족이 더 가까울 수 있겠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장래희망은 늘 크고 화려하고 거창해야 하며, 남을 군림하는 위치여야 한다. 특히 출세지향의 욕구가 강한 공동체에서 장래희망을 농부나 기능공 정도로 말한다면 꿈이 뭐 이리 작고 형편없냐고 어른들은 대 실망을 한다. 출세란 단어의 의미를 엄밀히 보면 세상으로 나왔다는 의미로의 출세(出世)로 공인(公人)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한 눈에 알아보고 인정하는 존재가 되는 것은 멋진 일이다. 연예인이나 정치인이 되길 원하는 이유도 그런 선상에서다. 그리고 그 궁극적인 목적은 누구보다 돈을 더 많이 벌 것 같아서이다. 무엇이 되든 좋다. 부자가 꼭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무엇이 크게 되기 전에 그 큰 무게감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체성을 알아가는 시기 때부터 대부분의 인간은 어른의 간섭을 받으면서 자신에 대한 고찰을 할 겨를도 없이 세상이 만든 틀에 자신을 맞추어야 하는 어리석음과 시행착오를 겪는다.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돈을 위해서도 말고, 이기적인 성취를 위해서도 말고, 사람들이 명성이라 부르는 덧없는 것을 위해서도 말고, 단지 인간이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얻기 위해서.”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1826~1886)

위의 명언을 남긴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학 농과대학 학장이었다. 일본의 홋카이도 개발 계획을 위해 설립한 삿포로농림학교(현 홋카이도 대학)에 초대 교장으로 초청되었다.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던 그의 이삿짐 속에서 성경이 발각되었다. 당시만 해도 기독교를 전파하는 것이 금지였던 시절이었지만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음으로써 결국 성경을 가져가는 것과 가르치는 것을 모두 허락해주었다고 한다. 일본으로서는 아쉬운 입장이니 어쩔 수 없이 그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파격을 감행했지만, 그만큼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가 신앙심 뿐만 아니라 실력과 영향력이 큰 사람이라는 뜻이고 이를 통해 오늘날 홋카이도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청정낙농 지대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불가능을 가능케 할 만큼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진정한 출세가 아닐까.
선한 야망을 가지고 일본에 건너가 홋카이도에서 학생들에게 선진 농법을 가르친 결과, 실력과 인격을 갖춘 인재 배출은 물론 홋카이도는 지금도 주변 국가들이 부러워할 만한 신선한 식재료와 가공식품을 생산해내며 풍요의 상징이 되었다. 한편으로는 야욕을 가지고 주변 국가들의 정신문화를 망가뜨리고 삶을 피폐하게 만든 일본의 허황된 무모한 야망은 원자폭탄과 함께 수포로 돌아갔다.
비슷한 시기의 두 얼굴의 일본의 역사를 보면서 선은 약한 것 같지만 그 생명력은 영원하나 악은 영원할 것 같지만 그 끝은 오래 못 간다는 교훈을 얻는다.

우리가 흔히 잘못된 길로 빠질 때 표현하는 단어인 타락(墮落)은 ‘떨어지다’란 의미의 한자를 두 번 반복한 것인데, 깊은 의미에서는 제 본분에서 벗어나는 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눈앞의 이익이나 명예에 끌리는 속된 마음을 경고하고 있다. 마귀의 우두머리가 된 사탄은 원래 루시퍼라는 이름의 직책이 높은 천사였다. 천사가 타락하면 그것이 마귀인 것인데, 그 타락의 원인은 자신이 섬기는 유일신의 자리를 넘보려는 생각을 갖다가 저주를 받고 타락하여 자신이 섬기던 신과 적대자가 된 것이다. 그 타락천사가 사탄이 되어 한 일은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는 신의 경고를 받은 인간에게 그 경고를 교묘하게 호도해서 선악과를 따먹게 함으로 인간과 세상을 타락시킨 일이다. 사이비 종교, 사이비 뉴스, 사이비 이론이 위험한 것은 바로 선악과 사건처럼 생각과 삶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우리가 타락한 사람을 경계하고 관계를 잘라야 하는 이유는 이러한 부류들이 하는 말과 생각들은 사이비적 관점으로 주위 사람들을 호도시켜 자신만 타락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기 때문이며, 반드시 주위 사람들을 끌어들인다는 데 있다. 그리고 위의 생각들을 종합해본다면 타락한 인간이란 본인의 정체성과 나아갈 길을 알지 못하고 오직 야망만 가질 때 생겨나는 결과이다.
타락한 사람들이 진실을 왜곡하여 무리를 이끌어 온 결과가 어떠했는가를 우리는 오랫동안 피부로 체험했다. 이제는 그러한 요소들을 개개인 스스로가 과감히 잘라내어 목적을 위해 진실을 가리거나 교묘히 부분적으로만 이용하는 수단과 방법에서 자유로워져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역사적으로 매 번 되풀이 되는 인류가 저지르는 인재 그리고 오류와 착오는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야망을 가지는 것을 모토로 살아 온 사람과 인간이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얻기 위해 야망을 가지는 것을 모토로 살아 온 사람. 이 중 당신은 어떠한 사람이 되길 원하며 또 어떠한 사람을 주위에 두며 살 것인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싶은가와 같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