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후기

이번 한미정상회담 때 정장에 넥타이를 맨 50여 명 경제사절단도 함께 했다. 문화계는 한 명도 없는 것을 보니 마치 ‘어른 노는데 애들은 가라’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조동화 선생의 증언 ‘연출가 박진 선생이 분노한 최승희’ (94~96쪽)를 다시 읽어본다. 1956년 34세 청년 조동화가 직접 마련한 <신무용30주년 자축회> 때의 일. 그날 일은 낭만적이고 교훈적이기도 했다. 모든 일을 즐겁게 다 하신 듯 사진 속 현수막 글씨는 지금 쓰신 것 처럼 멋있기만 하다.

※ 보시고난 춤지 과월호들, 보관하기 불편하시면 전부 춤지로 보내주세요. (종로구 동숭4길 9)
(顯)



완화삼
(조지훈)

차운 산 바위 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 리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지난 6월은 대한민국발레축제, 부산국제무용제, 국공립무용단들의 정기공연 등 세계적이고 굵직굵직한 공연이 펼쳐지는 가운데 특별히 스승의 창작춤을 추는 공연들이 잇달아 눈길을 끌었다. 배정혜, 故 최현, 故 송범의 제자와 후학들, 이들 또한 한국창작춤계를 계승하고 또 발전시켜야할 바 그래서 전통인 듯 전통아닌 전통같은 춤들이었다. 이달의좌담은 우리 무용계의 멘토셨던 故 강원용 목사의 탄생100년을 맞아 육완순 이사장, 이정희 교수, 박명숙 단장을 모시고 그 분과의 이야기를 들었다. 주례 부탁드리려 갔더니 ‘결혼하지 말고 춤추라’ 셨다는 말씀 그런 분이셨다. 마감 창밖은 세찬 소나기, 오랜 가뭄에 반가운 손님처럼, 기쁜 소식처럼 들린다.
(주간·조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