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때 : 6월16일 ■ 곳 : 강동아트센터 로비 ■ 인터뷰·조은경(본지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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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7월 첫째 토요일은 협동조합의 날이다. 올해 5회째를 맞이하는 협동조합의 날을 기념하는 박람회도 개최되어 다양한 문화행사도 진행된다. 발레STP협동조합에 이어 무용계 두 번째 협동조합인 현대무용협동조합(COOP-CODA)이 6월16일 강동아트센터에서 창립식을 가졌다.

─ 현대무용협동조합 출범을 축하한다. 소개를 부탁한다.
* 김성한: 반갑다. 현대무용협동조합 쿱-코다(COOP-CODA)는 ‘예술의 대중화, 대중의 예술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0개의 현대무용단 대표들이 모여서 공식 출범했다.
조합원들은 파사무용단, 트러스트무용단, 세컨드네이처댄스컴퍼니, 더바디댄스컴퍼니, 로댄스프로젝트, 오마이라이프무브먼트씨어터, 엠비규어스댄스컴퍼니, 이디엑스투(EDx2)댄스컴퍼니, 고블린파티, 에스티엘아트(STLArt)프로젝트 이렇게 10개 단체 대표들이 참여했다.

─ 일반적으로 협동조합이란 무엇인가? 마음 맞는 사람 다섯 명이 모이면 설립이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
* 황미숙: 그렇다. 다섯 명 이상이면 협동조합의 설립기본요건을 충족한다. 목적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마음을 나누며 할 수 있도록 조직과 구조를 기본적인 정책 아래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이 노력 여하에 따라 균등하게 배분하고 활동의 영역을 넓혀 나아가는 것이 협동조합이다.

─ 현대무용협동조합 설립이유는?
* 김성한: 지금 우리 무용계가 처한 현실이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알다시피 우리 현대무용계가 더 이상 확장성을 가질 수 없다는 것과 순수예술이 일반 관객들에게 외면 받는 현실에서 출발했다고 보면 된다. 지금은 시대적으로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현대무용협동조합 설립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이 ‘관객 없는 공연예술은 더 이상 존재가치가 없다’라는 위기의식과 인식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기술이 융합되고 장르가 융합되는 이 시대에 특정 마니아층이 아니라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공연만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게 우리 생각이다. 이 절박함이 현대무용협동조합의 설립이유이자 취지다.

─ 설립준비위원장으로서 보람이 있다면? 무엇이 가장 어려웠나?
* 황미숙: 개인적으로는 협동조합을 만들려고 오랫동안 고민을 하면서 준비하며 기다려 온 결과 드디어 협동조합에 대한 생각들이 한 자리에 모여 창립식을 할 수 있었던 자체가 가장 큰 보람이다.
현대무용 특성상 개인의 철학에 따라 작업을 하기 때문에, 생각과 방향성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한 자리를 만들기까지 힘든 점이 없을 리가 없다. 하지만 각 단체 대표들이 활동을 하면서 고민하고 있었던 것들이 서로 같았기에 오늘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예술단체가 협동조합이 적합한지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것도 알고 있다. 협동조합은 개인의 목적이 아니라 목적이 같은 사람들이 함께 이루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 한국의 현 시점에서는 예술가들이 살아가기에는 힘든 상황이 많다. 예술가들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으로 협동조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러한 점들을 앞장서서 이루어 나아가고자 한다.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많은 부분에서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으로 모두가 함께 해주시면 좋겠다.

─ 현대무용협동조합이 추구하는 목적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 김성한: 쿱-코다(COOP-CODA)라고 불러주길 바라고 있다. 왜냐하면 코다 자체가 갖는 의미가 있다. 우리 모토가 바로 “코다이즘(CODAISM)”이다. 듣는 분들이 생소하겠지만 코다라는 말은 컨템포러리댄스(Contemporary Dance), 커뮤니티댄스(Community Dance)에서 따온 말이기에 코다이즘이란 말 자체는 우리 현대무용협동조합이 추구하는 방향성이자 모토가 된다. ‘코스프레처럼 즐겁고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라는 의미다. 현대무용의 대중화와 춤이라는 언어로, 몸짓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보자는 뜻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는 이런 코다이즘이란 모토로 다양한 사업을 추구하고자 한다.
현대무용수 복지와 생활안정을 위한 자립기반 조성이나 조합원간 교류협력을 통한 동반성장, 그리고 취약계층과 소외계층의 문화지원사업, 청소년 예술교육과 진로체험학습 기회 제공 등 이런 일련의 활동들을 통해 현대무용계의 발전과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나갈 계획이다.

─ 출자금과 수익배분은 어떻게 되는가? 단원이 없는 무용가도 참여가 가능한가? 조합이름으로 정부나 공공 지원, 펀드 혜택 등을 받나?
* 김성한: 현대무용협동조합은 예술조합원들과 특별조합원 두 가지 형태의 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술조합원은 현직에서 활동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물론, 모집공고기간이 끝나서 들어오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이사회 총회를 통해서 추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언제나 문은 활짝 열려 있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단원이 없는 무용가도 참여는 가능하다.
출자금은 1구좌 당 금액을 얼마로 정할지 각자의 사정이 다 다르기 때문에 논의 중에 있다. 구좌당 50만 원 정도로 조합원 최대 출자금은 아마 300만 원 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익배분은 조합원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진행할 계획이다. 협동조합법에 따라 구좌수와 상관없이 한 조합원당 하나의 의결권을 갖게 된다. 그리고 최대 조합원 수도 규약을 통해서 정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설립 취지에 공감하고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기회는 열려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사업에 맞는다면 정부나 공공지원, 펀드뿐만 아니라 기업과의 연계사업도 생각하고 있다.

─ 예술성과 대중성에 대해 협동조합 이사장으로서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나
* 김성한: 동전 돌리기를 해보았을 것이다. 동전이 균형을 잡고 잘 돌아야 쓰러지지 않는다. 우리 무용계에 오래된 화두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한다. 현대무용에서 대중성과 예술성이라는 게 동전의 양면 같아서 한 쪽에 치우치면 창작활동에 지장을 줄 정도의 슬픈 현실을 맞게 된다. 다른 한 쪽으로 치우치면 현실은 녹녹할지 모르지만 예술가 무용가로서의 자부심은 버려야 할 때가 있다.
예술성보다는 대중성에 좀 더 초점을 맞춰서 진행해 보자는 게 우리 협동조합의 설립취지이기도 하다. 코다이즘은 대중 속으로 들어간다는 의미고. 그리고 매니아가 아닌 대중이 대상이고 우리 이웃과 세상이 대상이다. 쉽고 재미있고 신나는…. 하지만,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그런 새로운 현대무용을 하자는 게 바로 우리 모토이자 방향이다.
예술성은 이미 각 단체들이 작품활동을 통해서 잘 하고 있는 부분이고, 이제 기획이 필요한 사업, 타겟에 맞는 창작 공연, 사회문제를 다루는 이슈메이킹 등에 집중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 무용계와의 소통은? 협동조합간의 협동은?
* 황미숙: 쿱-코다는 대중으로 들어갈 수 있는 예술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커뮤니티 댄스도 있지만 커뮤니티와 달리 예술이 대중화할 수 있는지 노력을 해보고자 한다. 무용계 범위 안에서만 활동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무용의 활동영역을 넓혀 관객 개발과 현대춤의 인식도를 높이는데 우리가 한 몫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마 2018년 사업부터가 쿱-코다의 목적이나 방향성이 나타나는 공연형식과 형태들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발레협동조합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에 어느 시기가 되면 우리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 계획하고 있는 사업은? 특히 첫 사업은 무엇인가?
* 김성한: 2017년에는 대중성에 초점을 맞추는 사업들은 모든 기관과 극장들의 올해의 예산이 모두 책정이 되어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계획은 어렵고 창립공연에 집중할 계획이다. 9월13~14일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드림에서 있을 이번 창립공연은 이인수 창립공연위원장이 젊은 감각으로 잘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지금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두 번째로는 「서울무용제」 초청공연으로 발레STP협동조합과 쿱-코다의 공연이 있다.
그리고 올해는 현대무용협동조합의 5개년 사업계획을 준비하는 시기라 현재로서는 창립과 창단공연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리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통해 현대무용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 보일 것이니 기대해달라.

─ 부족한 점, 아쉬운 점이 있다면?
* 황미숙: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와 각 단체마다의 의견들을 수렴하여 창립을 하였고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굳이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자면 전반적인 목적과 방향성은 정해졌지만 구체적인 사항들이 남아 있기에 서로간의 이해와 배려의 기반으로 협동조합의 세세한 부분까지 정하는 일이 남아 있다. 그러나 현재 10개 단체들의 협조가 잘 되어가고 있기에 걱정은 안하고 있다.

─ 1년 후 그리고 5년 후 어떤 모습일 것으로 기대하는가?
* 김성한: 지금은 현대무용협동조합이 많은 분들의 관심 속에 출발했고, 우리가 어떤 부분으로 여러분의 사랑을 계속 받을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것이 5개년 사업계획이 아닐까 생각한다. 발레STP협동조합이 좋은 가이드라고 생각하고, 쿱-코다도 좋은 아이디어 사업으로 대중들과 함께 현대무용계와 무용계를 대표할 수 있는 단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 수원시와 발레축제를 개최하는 등 발레협동조합이 활동 중이고, 한국춤협동조합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 황미숙: 아마도 가장 큰 쟁점은 단체들이 독자적으로 활동하기엔 한계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활동을 넘어서, 그리고 협회차원을 넘어서 무용의 활동영역을 넓힐 수 있기에 협동조합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리고 쿱-코다도 축제나 페스티벌을 지자체와 협조하여 무용의 활동영역을 넓히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따뜻한 마음으로 현대무용 협동조합의 미래에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란다.

─ 창립을 축하하며, 쿱-코다의 도약과 그로 인한 춤계 발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