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살롱

이수자(履修者)란 누구인가? 전수자와 어떻게 구별되는가? 국가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인간문화재)에게 문화재 종목을 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을 전수자라 한다. 이런 일정한 전수과정을 모두 마친 후에, 일정한 시험을 통과해서 기량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사람을 이수자라 한다.
국립무형유산원의 토요상설공연 중 「이수자뎐」은 이런 이수자에게 공연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의 「이수자뎐」은 석 달(7월~9월)동안 계속되었다.(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당 소극장) 9월의 「이수자뎐」에서는 특히 ‘단체종목’의 이수자가 눈에 띤다. 굿과 놀이와 같은 단체종목의 이수자는, 산조와 판소리와 같은 개인종목의 이수자에 비해서 일반인들에게 그 이름을 알리기는 무척 어렵다.
이번 9월에 참가한 단체종목의 이수자는 「남해안별신굿」의 이현호(9. 2)와 「강릉단오제」의 김운석(9. 16)이다. 이들은 해당종목의 보존회 안에서는 꽤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주변에서는 실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다른 종목이나 일반인들에게는 거의 생소한 인물이다.
국가무형문화재의 단체종목을 활성화하는 방법은 여럿이겠으나, 특히 이 종목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개인들을 ‘스타’로 만드는 것도 종목을 알리는 아주 중요한 방법이다. 두 사람은 이수자 중에서도 특히 기량을 인정되는 실력자일 뿐 아니라, 각각 남해안별신굿과 강릉단오제의 실제적인 살림을 이끌고 가고 있다. 성향이 각각인 예술 및 예능단체를 이끌어간다는 것은 쉽지 않다. 우선 실력에서 타인에게 뒤처지는 모습이 보이면, 단체를 이끌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실력만 있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인성이 더 중요하다. 무형문화재 보존회에서 책임을 지고 있는 인물(이수자)이 인화력이 부족해서 단체(보존회)가 삐꺽거리는 상황을 많이 봐왔다.
이현호의 공연 「만(滿), 비로소 가득차다」에선 그의 소리가 특별히 돋보였다. 특히 망자(亡者)를 위로하는 소리에선, 어떤 그 자신의 뭔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아픔도 헤아려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그의 소리에 모두 위무(慰撫)를 받고, 삶의 에너지를 얻게 되리라!
김운석의 「화룡점정! 단오, 오롯이 한 점이 되다」에선 그의 장단과 춤이 돋보였다. 김운석은 소년시절부터 굿판을 접했기에, 오래전 고인이 된 신석남(申石南) 등의 기예를 몸소 바라보고 익힌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 또한 많은 나이는 아니나, 이런 기억과 경험이 앞으로 ’강릉단오제‘의 튼튼한 버팀목이 되어 주리라 기대한다.
무형문화재 종목이 발전하려면, 이 두 사람과 같은 ‘스타’가 나와야 한다. 그간 단체종목은 개인의 부각에 너그럽지 못했다. 이 종목 이외에도, 다른 단체종목에도 분명 이 두 사람과 같은 스타는 존재한다.
앞으로 국립무형유산원의 「이수자뎐」은 실력 있는 이수자를 ‘스타’로 만들어, 무형문화재 단체종목을 알릴 필요가 있다. 더불어 노래, 춤, 장단, 악기 등 어떤 하나에 더욱 치중을 해서, 그것을 중심으로 해서 무형문화재 종목을 ‘예술’로서 더욱 승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현호는 소리로, 김운석은 장단으로, 그런 선구적 역할을 할 인물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