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스크랩북

이번 조용자(趙勇子) 씨(氏) 춤 가운데 좀 다른 각도(角度)로서 새롭게 본 것은 태고(太鼓)였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지루한 것으로 봐았고 또 사실상(事實上) 승무(僧舞)의 이야기의 바탕이 동양적(東洋的)인 명상(瞑想)이라던지 해설(解說) 이런 것의 긴 시간적(時間的)인 것을 경과(經過)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이었는데 이번 조용자(趙勇子) 씨(氏)는 이것의 그 「품(品)」이나 「정(靜)」함을 그대로 이끌면서 승무(僧舞)가 가지는 중량(重量)에 비(比)하여 깨끗이 처리한데가 현대(現代)로워 좋았다.
더구나 그 의상(衣裳)이나 용이주도(容易周到)하게 손질한 장치(裝置) 고립(鼓立)에 얼마나 관중(觀衆)이 안심(安心)과 정돈(整頓)된 감(感)을 받았는지 모른다.
이제까지 무용(舞踊)무대(舞臺)에 쓰인 안가(安價)한 간이(簡易)장치(裝置)는 경비(經費)문제(問題)였기보다 선(線)밀성(性)의 결여(缺如)에서 이루어진 것을 두말할 것 없다.
그런데 이야기는 조용자(趙勇子) 씨(氏)에만의 것은 아니지만 이번 예(例)를 들어 『시골처녀』같은 일련(一連) 이런 등속(等屬)의 작품(作品) 『아리랑고개』, 『광한루(廣寒樓)의 정연(情緣)』 같은 따위는 완전(完全)히 일상생활(日常生活)의 동작(動作)의 순서(順序)나 속도(速度)를 실제(實際) 그대로 무대(舞臺)위에 재현(再現)시키는 데는 약간(若干) 당황(唐慌)하였다. 물론(勿論)이것이 흥행(興行)만을 위(爲)한 것이니까 비평(批評)의 대상(對象)이 되지 않는다 하드래도 이런 따위는 예술(藝術)이라고 하지 않는다.
여기는 우리 민속무용(民俗舞踊) 자신(自身)이 지닌 체취(體臭)를 잃지 않을 최소한(最小限)에서 묵극(默劇)을 받아드릴 섭용량(攝容量)(?)의 한계(限界)를 따져봐야 할 것이 급선무(急先務)이지만 묵극(默劇)과 통합(統合)할 수 있는 제반조건(諸般條件)을 재고(再考)해야 할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것은 빠레―에 뒷받침이 돼있는 기교(技巧)의 응용성(應用性)이나 연동성(連動性) 그리고 반주(伴奏)로서의 서양음악(西洋音樂)의 다원성(多元性)을 우리 민속무용(民俗舞踊)은 얼마나 구비(具備)하고 있는가 비교(比較)해야 할 문제(問題)이기 때문이다. 이런 면(面)에서 무용(舞踊)의 새로움이나 독창성(獨創性)의 규정(規定)이 자동적(自動的)으로 결정(決定)될 것이라고 본다. 무용(舞踊)의 새로움은 그 통일구성(統一構成)의 메토-데나 종합양상(綜合樣相)에 있어서의 독특(獨特)함을 말하는 것이며 무용(舞踊)본질요소(本質要素) 하나하나에 대(對)한 자기해석(自己解釋)이나 그의 독자성(獨自性)을 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음률(音律)을 무시(無視)한 묵극(默劇)이 무용(舞踊)이 될 수 없는 것과 기성(旣成)의 음률(音律)을 이쪽저쪽 무용(舞踊)에 뜯어 맞추는 무질서(無秩序)함이나 이것이 누구의 발표회(發表會)에서도 균일적(均一的)으로 볼 수 있고 그렇게 돼있는 것은 우리 음률(音律)의 한정성(限定性)에서 할 수 없다고 할런지 모르나 이의 새로운 활용(活用)만이 이 민속무용(民俗舞踊)의 발전(發展)에 필수조건(必須條件)이 돼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최대한(最大限) 육체미(肉體美)를 살릴 수 있으면서 전형(典型)을 잃지않을 의상(衣裳)개량(改良)이 당면(當面)된 문제(問題)라는 것이다.

4287년(1954년) <중앙(中央)> 4月11日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