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7일 인쇄
2018년 2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8년 2월호 통권 504호 |2025년 7월 4일 금요일|
 

음악살롱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명지병원의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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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만(李相萬)(음악평론)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한 차례씩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지역에 있는 명지병원에서 뉴힐하우스콘서트 ‘전통의 원형을 찾다’라는 부제로 명창명인열전이라는 공연이 열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공연을 하는 장소는 이 병원의 뉴호라이존힐링센터 안에 위치한 자그만 공간이다. 자연주의 건축가 이타미 준의 양식에 영향을 받은 목재 위주로 꾸며진 작은 방은 들어서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매월 마지막 월요일 저녁 7시30분에 공연이 열린다. 이미 지난 10월에 판소리 명창 안숙선의 공연이 있었고, 이어서 황병기의 가야금, 유경화 이용구의 칠현금과 대금, 금년 들어 김연길의 아쟁연주회가 열렸다. 오는 3월19일에는 전설적인 이생강의 젓대 퉁소 단소 연주가 있고, 4월 23일에는 허윤정의 거문고, 5월 28일에는 강은일의 해금, 6월 18일에는 거문고와 해금 연주가 예정되어 있다. 공연의 내용은 매우 정교하고 친화적으로 짜여있다.
한국 전통음악의 격을 높이고 또 옛날 사랑방에서 듣는 것 같은 아늑함이 곁들여 있어 어떤 전문공연장에서 짜여진 것 이상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병원의 힐링센터에서 일하는 이소영 음악학 박사가 손수 짜 맞춘 음악회이다. 공연 후에는 이소영 사회로 열리는 대화의 시간도 매우 유익하다. 패널로 국악평론가 윤중강 송현민이 참여해 매우 전문적이면서도 보통사람들이 알기 쉽게 진행되고 있다.
명지병원은 30여 년 전 명지학원에 의해서 설립되었다. 그 당시만 해도 고양시 특히 덕양구에는 큰 병원이 없었는데 선구적 역할을 해왔다. 2009년 현 이왕준(李旺埈) 이사장이 부임한 이후 혁명적이라 할 만큼 의료진의 정예화, 시설개선, 봉사정신에 입각한 환자들에 대한 인간적인 배려 등 특히 대중교통이 이곳에 집약될 정도로 접근성을 높였다.
이 병원에 들어서면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병원 전체는 공원화되어 있다. 이왕준 이사장은 자신이 의사이고 또 병원경영의 차원을 한층 높여준 경영자이다. 특히 사람을 배려하는 인간존중의 깊은 철학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예술적인 감각이 뛰어난 분이다.
새로운 의료기술의 도입은 말할 것도 없고, 새로운 융복합 시대의 시대정신을 몸소 익힌 분이다. 이 공연은 이 병원의 격을 높였을 뿐 아니라 한국인의 긍지와 정신세계를 심화시켜준 귀한 계기가 되었다.
한국 전통음악의 진수를 다시 한 번 캐내는 좋은 공연의 본보기이기도 하다. 온 누리에 자랑하고 싶은 공연기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