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살롱

60~70대 지공(지하철 공짜 승차 가능)에 막 등록한 남성 다섯 명이 더 이상 늙기 전에 평생에 간직한 꿈을 이루기 위해 뭉쳤다. 65세부터 76새까지 평균연령 68.2세.
그들은 무엇을 하고자 의기투합했는가? KBS인간극장은 지난 1월15일~19일까지 「GO아재, 이제야 사랑을」 5부작으로 방송했다. 이규대(67 가수·리더) 손종열(65 막내) 박승호(76 기자대표) 주성서(67) 서준석(66 여행사). 리더 이규대는 1960~70년대 청바지포크가 붐을 타고 있을 때 기타를 멘 혼성듀엣 ‘바블껌’으로 방송활동을 하던 직업가수 겸 방송작가, 당시 아담한 모습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동안 부부가 되어 딸 셋을 두고 수염만 길렀지 옛 모습 그대로여서 반가웠다. 이제는 본인보다는 국악을 전공하고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동 중인 이자람의 아버지로 소개되니 성공한 삶으로 부럽다. 이들은 젊어서부터 노래에 소질이 있어서 가수가 되는 꿈을 키우려했으나 부모의 반대나 주위 여건이 허락지 않아서 포기하고 생업에 종사하다가 직장에서 물러나니 새삼 노래에 대한 꿈이 용솟음쳤다. 서준석은 환갑기념 음반도 제작했고 손종열은 대학 때 듀엣활동을 했다. 오디션을 통해서 선발된 인물들이다.
지금 팀 이름 ‘GO아재’는 Green Old이다. ‘GO아재’는 목적이 있는 삶, 약속시간이 있는 생활, 할 일이 있는 노년을 추구한다. 1주일에 2~3회 연습을 하기 위해서 서초동으로 모이는데 몸이 불편한 서준석은 영종도에서 버스 두 번 지하철 두 번을 갈아타고 온다.
그동안 전문 강사로부터 화성 레슨을 받고 무용인으로부터 안무지도도 받았다. 정식 발표회를 앞두고 병원위문공연과 홍대 앞 거리에서 버스킹도 시도해봤다. 건실한 노후선택이다. 첫째 본인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니 즐겁고 가족들이 좋아한다. 본인들은 진짜 가수가 되어서 프로활동을 하고 싶다며 ‘팝페라 할배’라 불러달라고 했다.
진짜 가수는 노래를 제일 잘하는 사람이 아니고 전문직업인인 것이다. 노래하는 일이 생활수단인 것이다. 더 늙기 전에 모여서 노래할 수 있는 것만도 행복한 것이다. GO아재팀의 발성자체가 성악 쪽에 가깝게 들리는데 노년에 욕심을 부려 무리할 필요가 있을까? 혹시 ‘트로트 할배’ ‘불루스 할배’쪽은 어떠할지?
우리 가요계에서 블루스의 은은한 멋이 거의 사라지고 음악이 점점 소란스러워지고 있다.
GO아재는 아직 늙지 않았다. 지금도 활동 중인 쟈니브러더스는 평균연령이 79세다. 팀 결성 2주년 기념 공연이 조촐하게 막을 내렸다. GO아재의 활동을 기대하며 박수를 보낸다.
“이리보고 저리봐도 가슴설레이네
망설이다 세월만가고 가슴에 못다한 말
아직도 내 마음은 울렁거리네
사랑해 사랑해 그대를 사랑합니다.
그땐 정말 그 한마디 못해도 아직도 가슴에
숨겨진 뜨거운 사랑 이제라도 고백해 볼까
젊었던 내청춘 하얀서리가 내리고
이제서야 사랑을 알아 이제서야 사랑을 알아” 타이틀곡 「이제서야 사랑을」
PD:연규완·연출:김연미·제작:제3비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