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스크랩북

할련을 금련화(金蓮花)라고도 합니다. 할련의 잎의 모양이나 또 잎에 얹쳐지는 물이 구슬처럼 되는 것이 마치 연잎같기 때문에 할련이니 금련화라느니 같은 연(蓮)자가 붙는 이름이 된 것입니다만 연꽃과는 그 종류가 전혀 틀려서 연꽃은 수련과(垂蓮科)에 속하는데 할련은 할연(旱蓮)과에 속하며 영어로는 <나스터튬>이라고 합니다.
할련꽃의 모양이 옛 장군들의 투구와 같고 그 꽃 색깔이 핏빛과 같음으로 꽃말이 <애국심>(愛國心), 또 그 잎새가 방패(防牌)처럼 생겼다고 꽃말이
<전리품>(戰利品, 전쟁에 이겨서 적에게서 뺏은 물건)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꽃의 원산이 남<아메리까>길래 그런지는 모르지만 꽃 전체의 모양이 다른 꽃에서 받는 인상과는 전혀 틀려 마치 투명한 유리 같은 감을 받습니다.
사실 추위에 대하여 조곰도 견디지 못하는 연약한 식물이기도 합니다.
특히 할련의 잎이나 줄기, 또는 익지않은 열매에는 좋은 향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우럽>에서는 맛있는 요리의 향료(香料)로서 이것을 귀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연잎이나 할련 잎새에 담긴 물이 돌돌 말려서 구슬처럼 되는 것입니까? 이것은 보통 나무의 잎은 그 뒷면에 숨구멍(氣孔)이 있어서 비가 오시드래도 숨쉬는데 불편치 않게 되어 있지만 연꽃처럼 물위에 떠있는 식물은 어차피 숨구멍이 위에 있어야 하며 또 이 숨구멍이 제대로 일할려면 잎 표면에 물이 묻지 않게 돼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연잎 따위는 잎에 기름을 내든지 작은 털을 많이 가지고 있어 물이 최소한 적은 자리를 잡게 할려고 하는 것입니다. 물 체중에서 가장 표면적(表面的)이 적은 것이 둥근 모양입니다. 식물은 이런 사실을 벌써부터 알고 있는 것입니다. 할련 꽃에는 누른 색, 붉은 색이 있으며 한해살이 식물(一年生草本)입니다. (끝)

소년서울, 1954년 6월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