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살롱

EBS교육방송이 이색적인 마을사람들을 소개했다. 「우리만이런家 - 이웃무촌 소행주사람들」(3월20일 방송)
초등학생 황보미(13세)양의 편지로 세상에 알려진 마을은 보통 사람들의 특수한공동체이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자리잡은 6층 건물, 9가구에 어른과 아이들 19명, 33명이 사는 공동주택이다.
‘무촌’은 서로 간에 촌수를 따질 수 없는 한 가족이란 뜻인 듯하고 ‘소행주’는 소통으로 행복한 주택의 약자이다. 프로그램은 새해 세배로 시작한다. 아이들이 나뉘어서 (나이별인 듯) 어른들께 합동세배를 하면 어른들은 등급에 맞추어 세배 돈 봉투를 내려준다. 어른들끼리도 합동세배.
주택건물 1층은 주차장 겸 마당, 2층은 공동방 3~6층까지 9가구 주택, 7층 옥상(날실)을 가족들의 요망대로 정원, 채소밭, 빨래널이 등 오밀조밀하게 꾸몄다. 가구당 평수는 11평부터 사정에 따라서 차이가 있고 내부구조는 각자가 형편에 맞게 설계했다. 특이점은 2충에서 6층까지 복도에 마루를 깔아서 신을 신지 않고 어느 집이나 자유롭게 드나들고 오르내리게 돼있다. 가구별로 밖으로 나갈 때만 신을 신게 돼있다. 휴게실, 회의실, 창고 등 필요한 시설이 모두 주택 안에 구비돼있다. 여기까지는 건물구조와 내부시설의 대략이었다.
그러면 이 가구들은 어떻게 모여서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공동체를 이루었을까?
첫째는 서로가 서로를 알려는 노력이다. 입주자들이 의견을 조율하면서 함께 여행을 다녔다. 여행 중에 공통의 관점과 감성의 접근을 이룰 수 있다. 또 나이와 생활패턴의 차이를 감안해서 어른들은 모두 별명을 붙였다. 박장, 피터, 지니, 평범, 느리, 채송화, 밤비, 바위 등등.
입주자 회의는 월 1회, 공동의 일은 회의 결정에 따르고 책임과 역할은 자유스럽게 분담한다.
공동휴게실에 TV가 있기 때문에 몇 집은 아예 TV가 없다. 창고에는 쓰지 않는 물건들을 갖다 놓는데,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쓰고 다시 가져다 놓으면 된다. 임자는 있지만 공동의 비품인 셈이다.
애당초 무관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어떻게 화목을 이룰 수 있었을까?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험악한 세태, 불신이 넘치는 세상인데 믿겨지지 않는 일이 보여졌다.
처음 6개월 정도는 어울리기 위한 노력을 감수해야했다.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소탈한 모습 그대로 7년을 넘기니 모두가 한가족처럼 되어졌다고 한다. 가장 주요한 원천은 아이들이 함께 뛰어놀고 부인들이 서로 존중하고 의지하고, 남자들의 신뢰성이 쌓인 결정체가 아닐까한다.
7년을 넘겼으니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소행주의 주역이 될 때까지 화목해서 만사를 이루기를 모두가 바란다. 소행주는 이상촌으로 기록될 것이다.
소행주는 박흥섭 대표로 산업화되어 11호째를 짓고 있다고 한다. 늘어나는 것은 좋지만 그만큼 불안감도 지울 수가 없다. 모두가 성공하길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책임PD: 오정석, PD: 최은영, 글: 정지연, 내레이션: 배칠수·이승연, 연출: 박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