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후기

남북정상만남 이후 각 예술단체장들도 뒤질세라 북쪽 단체와의 연결을 모색 중이다. 세상을 만난 듯 이미 수차례 방북경험과 그곳 관계자와의 각별한 친분을 서로 경쟁하는 분들도 있었다.
오는 27일 조동화 발행인의 묘소를 일산공원에서 송추 신세계 공원으로 이장(移葬)한다. 새로 모시는 곳은 동남향으로 사방이 펼쳐진 산등성. 평장묘(平葬墓)라 좀 좁아졌지만 어제 꿈에 뵈었는데 웃으시는 모습이었다. 어렸을 적 기억한다. 정원에서 낙엽을 태우시며 “묘(墓) 만든다는 것, 좁은 영토의 백성으로서 사치 같기도 하고, 가을 낙엽처럼 태워져 한 줌 정원에 묻어줘도 좋다” 시던 말씀.
(顯)



푸른 오월
- 노천명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 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 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은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 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몰려드는 향수를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딴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 냄새가 물씬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순이 벋어 나오던 길섶 어디메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호접나물 젓가락나물 참나물을 찾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지 아니한가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나의 마음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





춤예술창작 지원에 대한 춤현장의 체감온도를 전달하기 위해 정기헌 춤평론가의 사회로 남정호 교수, 중견안무가 밝넝쿨, 예효승 씨를 모시고 좌담회를 꾸며보았다. ‘서울과 지방이 함께 하는’ 마케팅적 발상도 신선했고 무엇보다 심사위원 선정에 대한 우려가 깊었다.
방풍나물, 취나물, 돌나물, 참나물, 달래, 두릅 등 오늘 점심 때 나온 봄나물들. ‘풀 냄새가 물씬’ 하여 예전엔 입도 못 댔는데 이제는 오히려 ‘향수보다 좋게’ 감사하며 먹게 된다. (주간·조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