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좌담

남정호 (南貞鎬 /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밝넝쿨 (朴넝쿨 / 오!마이라이프무브먼트시어터 대표)
예효승 (芮孝承 / 블루포엣댄스시어터 대표)
정기헌 (鄭基憲 / 춤평론)




지원 여부에 따라 작업의 질과 방향이 달라지는 것에 대한 자괴감
정기헌 _ 오늘 좌담의 주제는 ‘춤예술창작과 지원’입니다. 이 자리에 오신 남정호, 밝넝쿨, 예효승 씨와 함께 순수예술 지원 실태와 현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아울러 지원금에 대한 이야기와 준비하고 계신 작품에 대해서도 들어보도록 하지요. 오늘 이야기 할 지원금에 관한 이야기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거론되었던 주제인데 아직도 계속해서 문제점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참 답답합니다. 그래도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하고 계신 분들이 오셨으니 더 좋은 이야기가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먼저, 최근에 어떻게 지내셨는지, 또 어떤 활동을 준비하는지 말씀해주세요.
남정호 _ 저는 지난 달에 정년퇴직을 했습니다. 50년 무용인생에서 35년 간 무용교수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는데 운이 좋은 거죠. 그동안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무용가로서 활동을 했는데, 후반부는 무용가보다는 교육자에 포커스를 맞춘 것 같아요. 거기에는 여러 이유들이 있었지만 지원금신청하기가 싫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가 됩니다.
오늘 현장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같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고, 제 이야기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좋습니다.
예효승 _ 저는 2011년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비롯해 여러 기관을 통해 안무 작업을 해왔습니다. 지원사업으로 인해 여러 안무작업을 할 수 있었고 올해도 마찬가지로 지원금 신청을 한 상태이고 작업 준비 중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원금 선정되어 작업을 하다보니 지원금결과에 집중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런데 올해엔 계획했던 작업이 있었는데 지원을 못받게되어 해결방법을 고민 중에 있고 지원을 못 받더라도 공연을 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사실 지원금결과와 지원금제도에 너무 집중해 있는 것은 아닌가란 생각에 반성도 하게 되더라고요. 또 지원의 결과에 따라서 작업의 질과 방향이 달라지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어요. 이런 시점에 ‘춤예술창작과 지원’이라는 주제로 좌담을 하게 되어서 또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습니다.
올 상반기가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가장 한가한 해인 것 같아요. 2018년엔 다양한 장르에서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를 했는데 그렇지않더라고요. 하지만 올 하반기엔 작년 연말에 한국춤평론가회 주최의 「2017 춤평론가상」 춤연기상을 수상한 솔로작품 『보이스 오브 액츠』 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9월1~2일 공연예정입니다. 또 서울예술단 창작뮤지컬 「빠이 이상」이 예그린뮤지컬시상에서 뮤지컬 안무상을 수상해 재공연이 있을 예정입니다. 그래도 올 하반기에 「아르코 기획공연」에 참여하게 되어 신작 『오피움』 즐겁게 준비 중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일반인들과 신체로 소통하는 작업방식의 공연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밝넝쿨 _ 저의 경우는 상반되는데요. 그동안 지원 신청을 많이 하지 않았고, 신청을 했지만 지원금을 많이 받지 못했어요. 그러다 올해 지원금을 받게 되면서 조금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준비하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지원금 혜택을 받은 많은 작품들이 어떤 결과물로 남았는지 평가해야
정기헌 _ 오늘 지원금을 받으신 분도 오셔서 이야기를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어서 아주 다행입니다.(웃음) 저도 지원금에 대한 기억이 많습니다. 주변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지원서를 작성할 때 도와준 적이 있는데, 나름대로 성실하게 잘 채워서 지원서를 작성해서 좋은 결과를 얻고나니 성취감까지 느꼈던 경험이 있습니다.
좀 전에 남정호 교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안무가들이 지원금에 많이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다보면 거기에 당연히 길들여지는 경향이 있죠. 한편 자신이 생각하고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지만 지원금을 받지 못하면 다음으로 미루게 되기도 하죠. 지원금이 없으면 경제적으로 힘들게 되니까요. 하지만 예술가가 진짜 표현하고 싶은 게 있다면, 다른 형식으로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변을 보면 확실히 지원금에 길들여진 사람이 많고,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남정호 _ 저는 1982년 프랑스서 귀국한 후 이 땅에서 무용가로 작업을 하면서, 지원금에 관련 된 이런저런 시대를 다 겪어본 것 같아요. 1980년대 초는 지원금 제도나 페스티벌 등이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공연하려면 당연히 자기 돈으로 대관하고, 팸플릿을 인쇄하고, 무용수들 짜장면도 사주고, 의상도 직접 만들었죠. 사실 그때는 지금처럼 일상복을 입는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여 때로는 터무니없이 값비싼 무용의상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것도 디자이너가 무용복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1980년대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개개인의 무용가들은 개인적으로 금전적인 투자를 많이 해야 했어요. 어떤 사람은 집을 팔고 어떤 사람은 너무 열심히 공연에 매달려 이혼도 했다는 이야기도 들렸으니까요. 무용가들이 재산뿐만 아니라 가진 모든 것을 무용에 투자하는 시대였지요.
그 후에 지원금 제도가 시행됐는데, 당시에는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지원금 제도니까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지원금으로 다른 사람보다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좀 건방진 생각으로 지원금 신청을 열심히 했어요.(웃음) 사실 그때는 지원금 신청 서류작업이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어요. 그래선지 저는 그런 대로 지원금 수혜를 받은 사람 중에 들어갔다고 생각합니다.
2008년에 마지막으로 지원금을 4천만 원을 받아서, 예술의전당에서 4일 동안 『고백』이라는 작품을 공연했어요. 그걸 마지막으로 제3의 시대, 그러니까 지원금은 더 이상 받지 않겠다는 시대로 제가 들어선 것 같아요. 그렇게 결정한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우선 그 당시에 지원금을 1억 원씩 받아놓고 스캔들을 일으킨 무용가가 몇 명 있는데 그 상황을 지켜보면서 저 자신도 개인적으로 공적인 돈을 사용하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왔어요.
4천만 원 정도는 일반 가정의 1년 생활비죠. 그런데 제가 그런 규모의 돈을 4일 만에 날리는 거죠. 공연을 마치고 나니까 왠지 모르게 굉장히 허탈하더라고요. 제가 그 돈을 개인적으로 쓰거나 축재한 것도 아니고, 다 스태프들, 무용수들에게 나눠주었음에도 갑자기 어렵게 사는 주위 사람들을 보며 양심의 가책이 느껴져서 4천만 원을 물 쓰듯이 허황되게 버렸다는 자책감이 들었다고 할까요.
동시에 그렇게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좋은 공연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내가 생각하는 것을 내 몸으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공연을 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근사한 극장 빌려서 제작비가 많이 드는 화려한 작품을 만들지 않아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이것은 제가 즉흥춤을 하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되기도 합니다.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옷으로, 어느 현장에서도 어느 상황에서도 나는 춤을 출 수 있다는 거죠.
그러다보니 대학 교수직을 다시 새기게 되었고 수업에 더 집중하게 됐죠. 매 수업이 공연이라고 생각하고 앞에서 열심히 시범을 보이면서 학생들 기를 죽이기도 하고(웃음)…. 학생들을 나의 관객으로 간주한 거죠.(웃음) 그렇게 하다 보니 공연을 별도로 할 만한 에너지도 남지 않고 그럴 필요도 없게 된 거죠.
언젠가는 친구 생일날 춤을 추어주기도 했어요. 돈이 별로 없고 무용가로서 춤추는 재주밖에 없으니 춤을 선물하는 거죠. 그런 식으로 내가 하는 춤을 일상에서 나누는 쪽으로 포커스를 잡았어요. 그렇게 하니까 지원에 있어서 더 자유로워지고 마음이 편안해졌죠.

개인 무용가보다 매니지먼트를 전공한 사람이 이 변화하는 코드에 맞는 지원을 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
예효승 _ 최근에 김원 선생님(전 전북대학교 무용과 교수)을 밖에서 만난 적이 있어요. 그때 무척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던 게, 오랜 시간 교직에 계셨는데 앞으로 예술가로 살아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교직을 그만 두고 지금 2년 동안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남정호 교수님 말씀을 들으면서 갑자기 생각났어요. 학교에 몸담지 않고, 정말 순수하게 내가 할 수 있는 건 내 신체로 표현하는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밝넝쿨 _ 교단에서 교육자로서의 본분을 다 하면서 그 안에서 예술가의 삶을 찾으시는 분들이 있고, 그 범위를 넘어서 모든 걸 다 가지려고 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제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남정호 선생님이나 김원 선생님 같은 분들이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예효승 _ 네. 학교에 계시면서 안정적으로 활동하실 수도 있잖아요. 그럼에도 학교를 정리하고 작업자로서 정말 순수하게 하시는 게 너무 존경스러워요.
남정호 _ 그런데 어떤 시기에는 대한민국에서 그런 대로 무용을 열심히 하고, 조금의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다 대학교수였거든요. 그분들이 1990년대, 2000년대 초에 만약 작업을 안 했다면 대한민국 무용계가 오늘같이 발전할 수 없었을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그 시대는 두 가지 역할을 같이 하는 시대였어요. 그러나 이제는 그 시대에 대학에서 배출한 예효승 씨나 밝넝쿨 씨 같은 예술가들이 있으니까, 대학교수는 오히려 교육자의 본분을 지켜서 교육을 잘 하는 데 자기 에너지를 집중하고, 예술가들이 현장에서 창작하는 데 필요한 조언 정도만 해주면 좋을 것 같네요.
정기헌 _ 1980년대는 사회가 성장하면서 대학이 늘어나고, 학교에 자리도 많이 생길 때에요. 그때 빼어난 사람들이 거의 다 대학에 들어가서 공간과 여러 가지 안정적인 여건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시대였고요. 지금은 또 사회가 너무 성장해서 슈퍼 탤런트가 아닌 이상 제대로 교육을 하는 것과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을 둘 다 잘 할 수는 없게 된 거죠. 그리고 배출된 수많은 무용가들의 활동 역량이 대학생들을 데리고 하는 작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차별화된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밝넝쿨 _ 유럽이나 서양에는 포지션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거든요. 댄서, 안무자, 그리고 교육자 이렇게 세 개가 분리가 딱 돼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구분이 없는 것 같아요. 특히 교육자와 안무자는 구분이 되어야 한다는 부분에는 공감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연기자 최불암 씨가 인터뷰하는 걸 봤는데 왜 연기를 안 하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연기를 하다가 피드백을 받으려고 ‘어땠어?’ 하고 물으면 주변 스태프들이 선생님 무조건 ‘오케이’라고(웃음) 한대요. 그때 이제 본인이 연기를 그만둬야 되는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자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연기에서 떠나왔다고 해요. 그리고 지금은 우리나라의 음식문화를 소개하는 방송을 하나 정도 하시거든요. 그 모습이 좀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정기헌 _ 최불암 씨가 평생을 가지고 살아온 예술가의 가치관을 실천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 그러면 이제 지원금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해보겠습니다. 지원사업을 하는 몇 개의 기관이 있지만,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이 예술가들에게 가장 크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지자체의 지원인데, 그중 서울이 가장 큰 도시니까 서울문화재단 지원이 사업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또 여러 기관들이 있지만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활동에 대한 지원도 문화교류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꽤 굵직한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먼저 오랫동안 지원 활동을 해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책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 기관은 익숙한 곳이라 지원정책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해왔었는데 정책의 기조를 문구로 살펴보니까 그 이슈가 아주 낯설었습니다. 4대 목표를 제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국민 행복에 기여하는 예술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 확립, 사회 통합을 실현하는 문화 나눔 사업의 고도화, 풍요로운 사회를 위한 예술 가치의 대외 확산 마지막으로 또 지속 가능한 경영 구현을 위한 전략적 추진 기반 조성’ 이것이 4대 목표인데요. 들어보면 다 알고 있는 내용인 것 같지만 추상적인 부분과 이상적인 이슈가 있고 전체의 목적이 생경하게 느껴졌습니다. 한편으론 지원금을 신청할 때 4대 목표가 무엇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지원서를 내는 사람이 대부분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원금을 받고자 한다면 사업의 목적에 가까이 있는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지원사업을 시행할 때 기조라거나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데 어느 해에는 소액 다건을 추구하고, 어떤 해에는 굵직한 큰 작품에 지원해주기도 했고요. 또 어떤 단체나 개인에게 다년 간 지원을 하기도 했지요. 그런 것들이 결국 어떤 결과를 맺었는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원금을 받은 작품에는 분명히 도움이 많이 됐겠지만, 그것이 과연 지원기관의 목표나 성취에 부합했는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예술가에게 물리적인 도움이 당연히 되었겠지만 매년 지원금 혜택을 받은 많은 작품들이 어떤 결과물로 남았는지 상기해볼 일입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시행하는 지원에 의미도 있고 문제도 있는데, 이것에 대해 같이 얘기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문학, 시각예술, 공연예술, 전통예술, 다원예술이라는 획일적 구분으로는 현실적인 예술 활동을 따라갈 수 없어
남정호 _ 지금 정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4대 목표가 저에게는 무척 낯설거든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국립기관이다 보니까 아마 어떤 정치적인 영향력이 자연스럽게 들어간 내용 같아요. 아까 시스템이 많이 바뀌었다고 했는데, 입시제도가 자주 바뀌듯이 예술가 지원 시스템도 너무 자주 바뀌어서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고 있어요.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개인 무용가보다 매니지먼트를 전공한 사람이 이 변화하는 코드에 맞는 지원을 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에요. 너무 빠르게 상황이 변하니까요. 그런 면에서 젊은 예술가가 자기 작품을 계속 발전시키면서 안정적으로 예술의 질적 향상을 이루기는 산만한 환경이죠. 아울러 그 작품을 사회에 잘 환원시키는 상황을 만들기는 더 힘들겠죠.
좀 더 노골적인 언어로 말하면, ‘적폐청산’을 하면서 블랙리스트 이야기도 나오고 하잖아요. 그걸 뒤집는 또 하나의 커다란 반동으로 인해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그 소용돌이 속에서 어느 정도 피해도 보고, 이득도 얻는 그런 예술가들이 나타나고 있으니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거죠. 교육이나 문화, 예술은 정치가 어떻게 변하든 간에 안정된 시스템을 가지고 예술가들로 하여금 그들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여야 되지요. 그런데 너무 정치적인 상황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것은 문제에요. 이 나이가 되니까 그런 상황에 더욱 더 마음이 아프네요.
정기헌 _ 남 교수님 말씀에 덧붙여서 비판적인 얘기를 좀 할게요. 지금 지원 범위를 크게 다섯 개로 나누는데요. 첫째가 문학인데, 문학이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요. 두 번째 시각예술, 세 번째 공연예술, 네 번째 전통예술, 다섯 번째 다원 예술이에요. 그런데 이 시스템이 현실적인 예술 활동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문학의 경우를 볼까요? 지금 10대 후반에서 20대까지 가장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글을 쓰는 친구들이 힙합 음악의 가사들을 써내고 있어요. 그 가사 속에 그들이 느끼고 살아가는 이슈와 문제들이 굉장히 잘 표현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시집을 보고 감동하듯이, 힙합의 음율에 얹어진 문장에 감동하고 거기에 직접 생산한 독창적인 음악적 기호까지 즐기면서 감상하고 있습니다. 고도의 문화적 활동인데 지원제도에서는 이런 부분은 문학이라고 인정하거나 지원 시스템에 어디에도 들어가기가 불가능한 거죠. 제도로 구분한 장르의 한계가 답답한 실정입니다.
밝넝쿨 _ 저는 2005년에 무용단을 창단해서 작업을 계속 해왔는데, 지난 5~6년 동안은 아예 지원금 신청을 하지 않았거든요. 재작년에 처음으로 제가 너무 하고 싶은 공연에 자금이 필요해서 지원금을 받아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적절한 지원을 선택하기 위해서 리서치를 하다가 창작산실이 좋겠다는 결론이 나서 창작산실에 지원했어요. 지금 창작산실 레퍼토리 지원사업도 있잖아요. 그 두 사업은 형제지간이잖아요? 그런데 두 개가 그다지 연계가 잘 되고 있지는 않는 것 같아서, 연계가 좀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그거 외에는 제가 지원금을 신청한 게 없어요.
남정호 _ 두 분 다 컨템퍼러리 댄스를 하시잖아요? 저도 그 분야에 있고요. 이 분야는 어떻게 보면 매 작품마다 에디슨, 콜럼버스가 되어야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한때는 신기하고 기발하고 멋진 작품을 했고, 그런 대로 박수도 받고 괜찮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인 거예요. 이후에 그 생각을 더 발전시키거나 그 생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 벌써 이 사람은 같은 말만 하는 사람이라 끝났다고 평가되고, 그 다음 세대로 넘어가죠. 이런 축적이 안되는 풍조가 컨템포러리 분야에서 제일 심해요. 한국춤은 전통 무용 분야니까 오히려 오래 있으면 있을수록 유리한데, 컨템퍼러리는 오래 있으면 있을수록 ‘익숙한 낡은 사람’이 되어 불리해지는 분야에요. 그러니까 매번 완전히 환골탈태를 기대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거예요.
밝넝쿨 씨는 지원금 없이 하다가 5년 만에 하니까 신선한 거예요.(웃음) 몇 년 고생하고 지원금 없어도 버틸 수 있는 개인의 장치를 마련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젊은 무용가들은 지원금을 받으면 좋고, 없어도 버틸 수 있는 자신만의 여건을 만들어야 돼요. 물론 국민의 세금에서 나온 지원금을 내가 아니면 누가 받을 수 있냐, 내가 그 지원금으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두드리는 것도 계속해야죠.

“컨템퍼러리 댄스를 하시잖아요? 이 분야는 어떻게 보면 매 작품마다 에디슨, 콜럼버스가 되어야 하거든요”
정기헌 _ 좀 전에 선생님이 하신 말씀에 덧붙이면, 뭔가 기발하고 좋은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을 때, 한 3~4년 동안 좀 굵직한 페스티발의 초청작품으로 공연을 하잖아요. 그런데 몇 번 초청을 하다가, 그 예술가가 더 깊이 있는 시각과 무게를 더해서 작품을 하면 그것은 보지 못하고 왜 계속 똑같은 것만 하냐고 말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회를 다른 사람에 주면 기운이 쭉 빠지는 거죠.
남정호 _ 피카소가 한 시대에는 거의 파란색 그림만 그리고, 어떤 한 시대에는 큐비즘만 해도 다 인정하잖아요. 피나 바우쉬도 어떤 일련의 작품들은 거의 비슷하지요. 그런데 우리는 그런 걸 용서를 못하는 거예요. 매번 새로운 모험을 요구하니까 힘든 거죠. 정말 뚝심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될 거예요.
예효승 _ 한 작품을 준비하고 공연까지 하는데 국내와 유럽을 비교하면, 유럽에서는 최소 30~50회 정도는 공연일정이 잡힙니다. 그렇게 해서 1년에서 1년 반 정도를 그 작품을 공연할 수 있고, 유통이 원활하게 되죠. 물론 유럽은 다국이 모인 지역이니 만큼 공연기회가 많을 수밖에 없죠. 국내에선 아무래도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아요. 그만큼 관객과 소통도 힘들고요. 또 많은 지원을 받음에도 한두 번 공연을 하고 나서는 이미 했던 공연이 돼버려서 재공연을 하는 것이 여러모로 불가능해요.
예를 들어 국내 춤공연페스티벌에서도 계속 새로운 것을 원하고 관객동원에도 신경을 안 쓸 수 없죠. 워낙 무용계가 좁다보니 레파토리화된다는 것이 불가능하죠. 다들 아시겠지만….
제가 작품초연도 해보고 재연도 해봤지만, 작년에는 신작으로 한 작품을 쇼케이스까지 진행했는데 결과적으로 실연공연까지 안 됐어요. 너무나 많은 준비를 하고 1년이란 기간동안 에너지를 다 쏟았어요. 지원을 하고 인터뷰를 마치고, 쇼 케이스를 하고 실연까지 가는 과정에서 1년의 시간을 다 보냈는데, 쇼케이스에서 탈락하고 나니까 그 작품을 올릴 기회가 없더라고요. 마침 올해 아르코 기획공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공연을 올리게 되어 다행이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면 불가능했죠.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생기고 혼자 작업을 하게 되고 소규모의 작품과 솔로 위주로 작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 솔로작품을 하나 하기도 했어요. 제가 올해 창작산실 레퍼토리에 이 솔로 작품을 냈는데 선정이 안 됐어요. 그런데 장소가 섭외가 됐어요. 그러면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지원금을 받아서 해왔으니 올해는 내 자비로 해보기로 했어요. 남 교수님이 1980년대에 무용수들에게 짜장면을 사줬던 시기로 돌아가서 한 번 지원금 없이 내 자비로 공연을 할 겁니다.
남정호 _ 지원금을 받는 작품보다 지원금을 안 받는 작품이 더 괜찮기도 해요.(웃음)
예효승 _ 그럴 것 같아요. 너무 절실해져요.(웃음)
남정호 _ 사실 두 분이 실제로 프로페셔널 그룹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개인 이름으로 작업을 하시는 거잖아요. 프로페셔널 그룹이면 자기뿐만 아니라 자기 밑에 있는 사람들도 먹여 살려야 되는데, 유럽에서는 개인적으로는 대작은 아예 생각을 안 하더라고요. 두 분은 안 그러시겠지만, 어떤 무용가들은 무용수가 많이 있어야 대작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자기 아이디어보다는 무용수한테 많이 기대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컨템퍼러리는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잘 아실 거예요. 자기 컨셉이나 지혜가 다 동원되면 혼자서도 작업 할 수 있잖아요. 한 작품이 몇 년 가는 경우도 있거든요.

뚝심을 가지고 지원금 없어도 버틸 수 있는 개인의 장치를 갖추어야
예효승 _ 지속적으로 하면 좋겠어요. 가장 좋은 그림은 극장 대관과 지원이 같이 되는 거라고 봐요. 또 창작산실 심사에 해외 극장관계자나 프로그래머들을 초청해서 하고, 선정된 작품을 그 지역이나 극장에서 공연을 하고, 그 이후 확장해서 공연을 계속 유통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국내에서는 자꾸 말이 많잖아요. 심사위원에 의해서 좌지우지 된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요. 공정성을 위해서라도 해외 심사위원들을 초청해서 이런 것들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되도록 하면 좋겠어요. 물론 해외에 나가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지만요. 사실 저희가 ‘방방곡곡사업’에 신청해도 결과적으로 무용은 한 군데도 섭외가 안 되잖아요. 무용에 대한 낯설음이 있어요. 특히 지방 같은 경우는 더 하고 거기에 현대춤은 더 낯설게 보죠. 좀 난해하잖아요.
남정호 _ 그런데 이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그 난해함을 극복하고 조율하는 기술이 필요해요. 그런 문제점을 타개하는 방법으로 요즘에는 렉쳐 퍼포먼스(lecture performance)라는 걸 하는 사람들도 생기고 있잖아요. 나는 왜 이런 춤을 추고 만드는가. 자기의 솔로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현대무용의 생성과정이 어떤가, 이런 걸 무대에서 춤과 함께 설명하는 거죠. 현재 한국의 문화계는 어느 정도는 자기가 하는 것을 언어로 소통하고, 그 실제 과정을 보여주고, 같이 하는 그런 렉쳐 퍼포먼스를 할 수밖에 없는 시대에요.
정기헌 _ 서울보다 예술향유 인구가 적은 지방도시에서 현대춤은 확실히 어려운 주제입니다. 전국 곳곳을 돌며 불편한 여건에서 1년간 약속한 공연들을 계속하는 사업들은 안무자와 무용수 모두에게 피곤한 일이겠죠. 공연의 질적인 부분도 좋아질 수 없습니다.
예효승 _ 항상 뮤지컬과 연극, 음악은 ‘방방곡곡사업’에 선정이 많이 돼서 공연할 기회가 생기는데, 무용은 힘들죠. 설사 방방곡곡사업에 선정이 되어도 지역극장에서 선정을 안 하기 때문에 기회가 사라지죠. 그렇다면 남정호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조율과 눈높이에 맞출 수도 없죠. 하지만 렉쳐 퍼포먼스 이런 건 정말 좋은 듯해요.
남정호 _ 그걸 준비를 하셔야죠. 공부도 많이 되고요.
예효승 _ 2014년부터 국립현대무용단 「춤을 말하다」라는 프로젝트를 했는데, 정말 반응이 좋았습니다. 관객과 소통도 되고 많은 관심을 보인 유일한 무용공연이었어요.
남정호 _ 괜찮았죠. 국립현대무용단 같은 안정된 프로덕션에서 하였으니까. 밝넝쿨 씨는 즉흥춤을 통해서 티칭도 하고, 그러면서 대중과 소통하는 훈련을 하신 것 같은데, 예효승 씨는 너무 좋은 환경에서 고급예술을 하다가….(웃음)
예효승 _ 제가 마이너의 작품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타협을 해보려고 신나는 음악에 맞춰서 율동을 하려는 생각까지 했었어요. 그런데 이 수염에 너무 안 어울리는 거예요.(웃음)

서울을 비롯해서 작은 지자체의 지원사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볼만
정기헌 _ 다음으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을 하는 사례도 많으니 그 이야기를 이어가 보겠습니다. 서울을 포함한 각 지자체에 문화지원금들이 있는데 먼저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사업에 대한 경험이 있으신지 이야기해보죠.
일단 서울시는 인구가 많고 예산 규모도 꽤 큰 편이죠. 하지만 시장이 바뀔 때마다 지향하는 바가 굉장히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페스티벌 중심으로 도시를 완전히 들썩거리게 하고 싶은 바람이 있어서 「하이 서울 페스티발」 등을 했었죠. 당시 뭔가 보여주겠다는 의욕이 강해서 행사가 너무 졸렬하게 채워졌습니다. 행사를 위한 행사였던 거죠. 반면 그분이 추진력은 최고였으니까 만일 그때 기념할만한 프로그램 몇 개가 만들어 졌다면 호주나 방콕의 축제처럼 도시를 대표할만한 축제가 탄생 할 수도 있었겠지요.
그 다음에 오세훈 시장이 됐을 때는 벌여놓은 것을 관리하다가 끝난 것 같습니다.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고요. 그리고 지금 박원순 시장은 시민의 문화 향유에 더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공연장 바깥에서 시민들과 어울리는 것을 지향합니다. 이걸 비난할 수도 있고 좋아할 사람도 있겠습니다. 투표로서 보장받은 임기동안 추구하는 정책이 잘 마무리되길 바라야겠죠. 서울시는 규모가 크니까 예산 책정이 바뀌면 그 변화가 크게 느껴지는데 작은 지자체도 지원사업에 대한 관심을 가져볼만 합니다.
제가 남양주에 살고 있는데, 남양주시는 한 작품에 3~4천만 원 지원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1천만 원 정도의 지원은 꽤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최근의 지원금으로 보면 적지않은 금액이죠. 그런데 해결해야 할 문제는 공연 향유의 인구가 적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방법이 필요하고, 양질의 공연시설을 갖춘 곳이 적다는 것입니다. 이런 부분을 해결할 아이디어만 있다면 지자체의 문을 두드려 볼만 합니다. 자신의 고향이어도 좋고, 고향이 아니어도 예술 활동의 거점 도시를 만들어 보는 것도 욕심을 내 볼만한 것이지요.
남정호 _ 이상적으로 구상하면 서울에서 프로덕션 하나 만들어서 그 작품이 지방에서도 공연할 수 있는 시스템인데 항상 어려운 것 같아요. 지방에 공연을 가더라도 완벽한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없으니까 지방의 무용가와 연계해서 그 무용가가 홍보를 해주어야만 지방에서 공연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죠. 그렇지 않으면 그냥 했다는 알리바이 정도만 남는 거죠.
특히 젊은 층에서 서울 무용가들과 지방 무용가들이 연계를 하는 발상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한국춤은 어느 정도는 서울에서 지방으로 공연을 가면, 지방무용가의 레퍼토리를 넣어주잖아요. 같이 공연을 하니까 그 지방사람들이 볼 수 있는 거죠.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지방에 갈 때 계획적으로 예술적인 연결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예를 들면 무용의 어떤 파트에서는 지방의 무용가들 한 10명 정도를 카메오나 엑스트라처럼 함께 하는 식으로 해서 지방 무용가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하면 좋겠어요. 좀 그런 열린 아이디어가 필요해요.
지난번에 보니, 피핑 톰 「아 루에」에 우리나라 스태프들이 군무진으로 참여하더군요. 이동우 춤평론가도 출연했더라고요. 멋진 발상이었어요.
정기헌 _ 음악 분야의 합창처럼, 페스티벌에서 자연스럽게 그런 형식을 만들면 좋겠군요.
남정호 _ 그러니까 각 지방으로 공연하러 갈 때 어느 정도는 그 지방에 있는 사람들이 공연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심지어 못 하나라도 다 갖고 가겠다고 하는 단체도 있겠지만, 그 지역의 사람들과 작업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지금 우리나라는 후자 쪽을 택해야 해요. 우월의식을 갖고 ‘중앙서 온 내가 공연하니까 지방관객들은 공연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라’라고 하는 게 아니라, 같이 뭔가를 해보자는 거죠. 서울에서 만들었던 공연이 부산에서는 ‘메이드 인 부산’, 또 ‘메이드 인 광주’, ‘메이드 인 전주’ 이런 식으로 될 수 있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안무자의 예술적인 융통성이 필요하다는 거죠.
예효승 _ 제가 잘은 모르지만, 지방은 무용공연예술보다는 교육 쪽, 특히 입시에 치중되어 있는 듯해요. 한 번은 저는 제주도로 내려갈까 생각했어요. 여기는 이미 포화 상태잖아요. 제주도는 그래도 좀 낫지 않을까?(웃음) 너무 막연한 거예요. 교수님 조언처럼 협업하는 건 아직 생각을 못 해봤어요.
밝넝쿨 _ 제가 실제로 제주도에서 한 달 살아봤는데, 제주도는 아마 더 공허할 거예요. 예술가들이 있긴 있는데 다 독립적이고, 무용이 끼기가 좀 쉽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아주 소소한 작업을 다들 독립적으로 하는 식이에요. 제주 시민들도 그다지 오픈 마인드가 아니에요. 그래서 제가 타지에서 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제가 그걸 뚫고 가보지는 않아서 좀 현실은 다를 수도 있지만요. 한 번 해보시겠어요?(웃음)
남정호 _ 협업해보세요. 마음에 드는 파트너랑 듀엣을 만들어서 그 듀엣을 전주에 가서는 전주의 무용가 한 사람과 하고, 부산에서는 부산의 무용가와 하는 식으로요. ‘아크람 칸’이 늘 파트너를 바꿔서 듀엣을 하는 것처럼요. 자기 컨셉이 정확하고 노력만 하면 누구를 만나든 괜찮잖아요?
예효승 _ 그렇게 되면 서로 지원을 받아야겠죠, 지역적으로?
남정호 _ 각자 자기 쪽에서 지원금을 받도록 유도해야겠죠.

지역 무용가들과의 협업과 연계에도 관심을 가져야
정기헌 _ 지방도 서류만 내면 지원금을 다 주는 건 아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공연을 어필할 수만 있다면 굉장히 유리한 구조죠.
제가 ‘굴업도’라는 섬에서 안무가들과 작업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인천에서 배를 타고 2시간을 들어 가야하는 아름다운 섬인데요. 이곳을 CJ가 매입해서 16홀의 골프장으로 만들어버리려고 했습니다. 또 인천항만에서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한 편의 배를 끊어버리고, 자신들이 예약 받은 VIP만 들어갈 수 있는 섬을 만들겠다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건축가 김원 선생을 주축으로 무용가, 문학가, 음악가들이 이를 막기 위해 굴업도에서 문화행사를 벌였습니다. 시 낭송회를 할 때는 시인이 굴업도에 관한 시를 쓰고, 무용수들이 아름다운 섬을 배경으로 춤을 만들었습니다. 주요 신문사에 기자들이 동행해서 아주 큰 지면에 이 사실을 실어주었습니다. 기사를 크게 실은 것은 CJ측에 더 많은 광고를 받기 위해서였지만 문화예술인들이 섬을 지키고 있다는 움직임을 알리게 된 것이지요.
그때 제가 생각한 것이 경관이 무척 아름다운 곳, 아직 알려지지 않은 곳, 예를 들면 멋진 등대가 있는 곳을 관찰해서 그 지역에 숨은 에센스를 퍼포먼스로 끌어내 보면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예술가가 자신의 상징적인 예술적 포스트를 하나 만들어보는 것을 목표로 했으면 하고, 지역 기반의 문화적 영역을 넓힌다는 목적으로 시도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다음은 지원금 심사에 대해 더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심사의 공정성에 대해서 늘 이견이 있게 마련인데요. 각 기관에서는 심사의 균형을 잡기 위해 시스템을 꾸준히 보완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남정호 _ 제가 작년에 어떤 심사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다른 심사위원들과 제 생각이 너무 달라서 좀 화를 냈어요. 심사위원 중에는 컨템포러리 공연을 별로 보지 않은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았어요. 그때 어떤 작품이 가장 창의적이고 개성이 있는지 독창성을 심사하는 거였는데, 안무 경험이 없는 사람도 심사위원으로 왔더라고요.
이런 식의 심사는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다가, 그래도 저까지 안 하면 정말 그 사람들 마음대로 할 것 같아서 참여했어요. 그때 저에게는 ‘가장 창의적이지 않고 어디선가 본 듯한 모방성이 강하고 멋만 부린 작품’을 다른 심사위원이 최고의 작품이라고 선정을 하는 것을 보고 놀라고 실망을 했는데요. 심사위원의 결정에 따라서 젊은 무용가들, 예술가들이 작품을 계속 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방향이 정해지는 건데, 어떤 경우든 심사위원에 대한 검증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외국인 기획자를 데리고 오자고 했는데, 좀 사대주의적 냄새가 나지만 일부 축제에서는 그렇게도 하지요. 국가 차원의 권위 있는 곳에서 심사위원을 결정할 때는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에는 무용의 중심에 없던 사람들이 많이 들어온 것 같아요. 무용계 주변에 있었거나 창작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 동시에 우리 문화계의 중견 어른들에 대한 불신이 꽤 많아 그 사람들이 완전히 배제가 되어 있는 것처럼 보여요. 제가 젊었을 때는 무용계의 선배들이 거의 다 심사를 하셨는데, 지금은 어른들이 없어요. 어른이라고 하면 나이만 많은 게 아니라 그 분야의 경험이 축적된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분들보다는 정말 아마추어적인 사람들이 심사를 한다는 느낌이 있어요.

어떤 경우든 심사위원에 대한 검증이 관건
밝넝쿨 _ 엄밀히 보면 정치적인 맥락도 무시할 순 없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함께 변하고 있는 거라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 상당히 있거든요. 자꾸 변하는 것들에 대해서 무용가들이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건 아니고, 그걸 품고 가는 태도도 분명히 필요하기는 해요. 지원 정책이 바뀌면 바뀌는 대로 그걸 품고 자기 작업을 그 안에서 어떻게 할지 생각하는 게, 이 시대 무용가들이 해야 하는 고민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사실 정말 중요한 것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인데요. 이 지원 시스템 안에서 누가 선정을 하는가, 누가 그 시대에 가장 목적에 부합하는 아티스트를 효율적으로 선정하는 가가 70~80% 이상의 중요성을 차지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어떻게 공정한 심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건지가 엄청 중요한 부분이죠. 저도 이것에 대해서 고민해봤는데, 결국 공정한 심사를 해야 한다는 결론밖에 안 나오는 거예요. 사회 전체적인 시스템을 개인이 바꿀 수는 없잖아요. 심사위원들이 어떻게 공정하게 심사하게 할 수 있는 지가 굉장히 중요한 화두인 듯 해요.
예효승 _ 심사 기관에서도 곤란할 듯 합니다. 사실 이런 좌담 자리에 기관 관계자도 참석해야 어느 정도 내막을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 활동을 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지원하는 건데, 사실 그동안 지원을 안 해줬던 아티스트들을 선정해야 하잖아요.
제가 1996년에 콩쿠르에 나간 적이 있는데요. 그때 심사를 했던 분이 최근에 심사를 하고 계시는 거예요. 20년이 넘은 후에 또 거기서 뵌 거죠. ‘아직도 심사를 하고 계시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정말 내가 잘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데 정말 내가 무용계 역사에 남을 작품을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는 긍정적인 생각도 들면서, 한편으로는 의구심도 들었어요. 그런데 제 예상이 적중했어요. 심사위원이 누구냐에 따라서 후보들 중에 누가 뽑힐 거라는 예상이 딱 들어맞았다는 거죠. 거의 비슷하게 맞아요. 그래서 더 심사위원에 대한 의심, 의혹을 품게 되죠.
밝넝쿨 _ 그런 판단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게 정상이죠. 심사 과정이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는 거예요. 그런 판단을 할 수 없는 심사를 해야 공정한 건데, 다 예상이 된다면 이미 공공연하게 합의가 돼있다는 거잖아요.
정기헌 _ 우리가 늘 이런 이야기를 하지만, 공정한 심사와 심사시스템이 구현될 수 있을까 싶어요. 예전에 히딩크가 왔을 때, 축구협회에서 추천보다는 제공된 리스트에서 본인이 직접 본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선수를 뽑았잖아요. 그래서 좋은 결과가 바로 나타났는데, 우리가 무용예술을 그렇게 만들 수가 있을까요?
페이퍼만 보면서 지원신청을 판단했던 것이 훨씬 많잖아요. 그 사람의 커리어나 지금 것의 활동을 유추해서 이번에도 어느 정도 하겠구나 했지요. 2년 연속 받았으니까 올해는 쉴까 하는 식도 있었겠고. 예전에 국악잡지에 근무했을 당시, 무형문화재 보유자를 선정할 때 그 분야의 에센스를 모르는 사람이 심사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비난이 굉장히 컸습니다. 문화행정 관료 출신이나 아예 다른 분야의 사람들도 있었어요. 예술적 업적이나 성취를 판단하는 것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말을 거침없이 했었죠. 참 답답한 일이긴 한데 이렇게 된 배경이 있습니다. 앞서 국악인들끼리 심사를 하면서 인과관계로 인한 오류를 너무나 많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지금 무용계도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심사를 들어가지만, 무용 전문가들끼리 뽑았더니 안 좋은 사례가 많았다는 반증입니다. 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최근에는 무용의 중심에 없던 사람들이 지원심사에 참가하고 있어 문제
밝넝쿨 _ 답이 안 나오더라고요. 결국 결론은 ‘나 스스로가 공정해야 한다’ 라는 결론밖에 안 나오는 거예요.
남정호 _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프랑스에서는 ‘인스펙터(inspector)’라고 불리는 전문가가 지원금을 받은 단체들의 공연을 보러 다닙니다. 공연을 보고 나서 그 사람이 주관적으로 기록해서 소신 있게 보고하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전혀 민주적이지 않지만, 그 사람의 전문성을 제대로 확실하게 인정하는 시스템이죠. 프랑스 「몽펠리에 페스티벌」도 지금 30년째 같은 디렉터가 운영하는 전문가 위주로 움직이고 하고 있잖아요.
잔인한 이야기지만 사실 우리 분야는 민주적 분야가 아니에요.
학교에서도 학생이 10명이면 벌써 우열이 있거든요. 아주 재능 있는, 1학년이지만 4학년보다 더 재능 있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이 있어요. 1학년이라고 규정하고 1학년 취급만 하면 벌써 재능 있는 학생은 지루해하고 싫증내고, 산만해지게 돼요. 그래서 결국 시시하고, 비슷하고, 평범하게 돼 버리죠. 학교는 교육이니까 어쩔 수 없다 쳐도 사실 예술은 민주적으로 대우하는 것은 또 다른 모순을 키웁니다. 특히 지원의 경우는 ‘누가 한 번 받았으니까 이번에는 다른 사람이 받는다’는 발상으로 운영하면 평범하고 무사안일한 예술가만 양산되죠.
밝넝쿨 _ 지원 얘기를 하니까 또 반대편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사실 지금 소위 ‘지원 제도 안에 있다, 제도권이다’ 이런 얘기를 하잖아요. 지원금을 받고 공연을 하고요. 그런데 사실은 의외로 지원금을 아예 인정하지 않고 작업하는 무용가들이 꽤 있어요. 그들이 굉장히 독립적인 주체가 돼서 자기 삶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자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거죠. 독립적인 힘을 가지고 소소하지만 묵묵하게 작업을 해오는 무용가들도 꽤 있거든요. 그 무용가들이 원하면 이쪽의 지원을 받을 자격이 되는 사람들이잖아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제도를 보면 지원서에 그동안 지원 받은 금액을 적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것을 적는 의도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예를 들어, 제가 공연을 만들어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리허설도 하고 집으로 관객들을 초대하면, 극장 공연은 아니지만 그것도 공연의 하나잖아요. 그런데 그런 공연들은 아예 리스트에 올릴 수가 없는 거예요. 그렇게 지원금에 의존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만큼 소소하게 독립적, 주체적으로 작업하는 사람들은 일련의 이력을 공연 리스트에 올릴 수 없고 다 배제되는 거예요. 그러면 그렇게 꾸준히 작업을 해왔음에도, 더 독립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음에도 제도권과는 더 멀어진다는 거예요. 어찌 됐든 지원금을 몇 번 받았던 사람들이 또 되는 거지, 이쪽 밖에서 작업하는 하는 사람들은 훨씬 더 오래 작업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시되는 경향이 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지원금 제도 밖에서 하는 작업들도 같은 선상에서 동등하게 인정해주는 사회적인 시선도 필요합니다.
예효승 _ 지원금에 지원하려면 최근 3년 이내에 작품이 꼭 있어야 되던데요.
남정호 _ 제도권 안에 들어 있었느냐, 없었느냐 하는 걸 요구하는 거죠.
밝넝쿨 _ 사실은 3년 동안 혼자 지원금 없이 해온 작품들을 공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게 더 가치 있는 거잖아요. 그런 게 아직 정리가 안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술작품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명쾌히 정리가 안 되어 있어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죠.

전혀 민주적이지 않지만, 심사위원의 전문성을 확실하게 인정하는 프랑스의 지원시스템
정기헌 _ 지금 밝넝쿨 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은근히 끈기 있게 자기 작품을 하는 사람들도 지원 제도에서 필터링 할 것이 아니라, 예술가로서의 작품 이력으로 인지할 수 있는 폭넓은 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예효승 씨가 말씀하신 부분에서는, 지원을 통한 공연이 2~3회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 간의 연계나 주변국가 베이징, 도쿄, 서울 이런 식으로 같이 공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좋을 듯해요. 꼭 대극장이 아니더라도 중, 소극장에서 공연하면서 3개국에서 돌아간다면 문화적 이해나 퀄리티도 굉장히 좋아질 것이고요. 그런 것들이 만들어지면 얼마나 멋질까 싶네요. 또 남정호 교수께서 우리가 예술가로서 작품 하는 것에 길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신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더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또 올해 준비하는 것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남정호 _ 지원금에 너무 기대를 하지 말고 작업을 계속하라는 말을 하는 게 참 가혹한 것 같은데요. 젊은 무용가들이 지원금을 최대로 활용하되, 현재 지원금시스템은 복잡하고 까다로운 서류를 작성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진짜 작업을 열심히 하는 안무자는 이 일을 하면 안 돼요. 완전히 다른 브레인을 쓰는 거잖아요. 그래서 행정, 기획 일을 맡아서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매니저가 필요하지요. 그런데 자기의 명예를 너무 훼손하지 않게끔 성실한 전문가적인 자세가 필요해요. 가끔 심사를 하다보면 안무자가 지원서 내용을 과연 잘 알고 있냐는 의심을 하게 될 때도 있어요. 자신의 생각을 문자로 정리해주는 사람과의 충분한 소통을 하여 지원서 글 따로, 작품 따로가 나와서는 안 되겠지요.
예효승 _ 저는 비슷한 연배의 아티스트끼리 모여서 하면 좋겠다 싶어요. 제가 벨기에에서 좋은 단체를 봤는데, 피디와 안무가가 여러 명 있어요. 각자 독립적으로 활동하면서, 때로는 같이 모여서 조직적인 구조를 구축해서 안정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끔 하더라고요. 이렇게 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밝넝쿨 _ 저는 여기 오기 전에 후배 무용가들이에게 오늘 좌담 주제에 대해서 좀 물어봤어요. 지금 젊은 후배들은 어떻게 작업하고 있고, 지원 제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해달라고 했어요. 그들이 하는 주된 이야기는 이런 거예요.
사실 예전에는 선생님들이나 작업을 오래하신 분들이 사실 좀 유리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요즘은 과거보다는 지원 제도가 젊은 층에 더 많이 맞춰 있잖아요. 또 연령도 좀 제한하고 있지요. 상대적으로 문제점도 있지만, 이런 통로들이 좀 나눠지고 카테고리가 정해져있는 시스템입니다. 자기들도 인정을 하더라고요. 과거보다 자신들이 좀 더 수혜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해요. 그런데 그게 명확하게 정리된 상태로 받아들이진 못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지원제도가 이랬다, 저랬다 한다는 거죠. 1차 워크숍에 갔는데 거기서는 38세까지였다가, 2차 워크숍에 가니까 갑자기 며칠 만에 35세로 나이 제한이 달라지는 등 내부적으로 되게 복잡하다는 거죠. 의도 자체는 이해를 하겠는데, 이런 혼선들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단발성 지원보다는 금액이 좀 적더라도 좀 장기적인 지원 프로그램이 있어야 자신들이 더 효율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들도 지원금으로는 자신의 일상의 삶을 영위해나가는 건 불가능하다고 이미 알고 있어요. 어쨌든 젊은 친구들은 예술의 미래니까 좀 장기적인 플랜을 가진 지원들이 정착되면, 그들도 예술가로서 어떤 일정한 프로그램 안에서 활동하고, 그 플랜 바깥으로는 자기 삶을 꾸리는 패턴이 정리가 된다는 거죠. 그런 지원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저도 그것에 동의를 하는 편이에요. 예술가들이 기대면 안 되는 것 같아요. 근데 기대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죠. 그거 없이 그냥 기대지 않으려고 하는 건 힘들거든요. 좋은 방법을 찾기가 어렵겠지만,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당장 이거 하나 해치우자’ 이렇게 하기 보다는 좀 여유를 가지고 지원금을 곰곰이 생각해서 쓸 거고, 1~2년 동안 내가 어떤 작업을 할 것인지 상상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지원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대신해서 전합니다.
예효승 _ 무용 전용극장까지는 아니어도, 극장의 상주 프로그램이 연계가 되면 좋겠어요. 서울에서 시작을 해서 타 지역의 프로덕션까지 연계돼서 극장에서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젊은 아티스트들한테 좋을 듯해요. 그리고 지원금 선발하고 극장대관이 연계 하는 것이 더 많아지면 좋겠네요. 따로 하니까 혼선도 있고요.
정기헌 _ 오늘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요. 시민들의 세금으로 형성된 예산이니만큼 적재적소에 활용되고, 창작 현장에서 정말 필요한 지원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걸 통해서 확실하고 선이 굵은 결과물들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 작품을 대중들이 다 알지는 못하더라도, 예술 사회에서 지원금이 좋은 결과물들을 낳는 데에 정말 도움이 됐다는 얘기도 많이 들리면 좋겠습니다. 지원 정책이 잘 진행이 되도록 계속 관심을 갖고 문도 두드려야 할 것 같아요. 오늘 여러 얘기를 나눴는데,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