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살롱

“조여청사모성설(朝如靑絲暮成雪)”은 당나라 이태백의 장진주(將進酒)에 나오는 말로 아침에 삼단 같던 검은 머리가 어느덧 눈을 뒤집어 쓴 듯 희게 변하는, 덧없는 세월에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노화를 슬퍼하는 표현이다. 최근 미용기술의 발전으로 머리카락이나 피부에 발생하는 노화는 어느 정도 위장을 할 수 있고 실제로도 많이들 하고 있으나 실제로 노화의 가장 뚜렷한 변화는 근 골격계에 발생하는 근육감소증과 골다공증으로, 이들은 산상의 집처럼 좀처럼 감추어지지 않는다.
골다공증은 대사의 이상으로 뼈의 파괴가 뼈의 생성보다 더 많이 일어나는 경우 발생하는데, 뼈의 양도 감소 하지만 뼈의 구조가 약화되어 골절이 쉽게 일어나게 되고, 이러한 골절이 거듭되며 변형과 기능장애로 이어지게 된다. 우리가 흔히 보는 꼬부랑 할머니들의 변형은 대부분 골다공증에 의한 반복적인 골절의 결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골다공증 골절은 단순히 변형이나 기능장애로 그치지 않고, 상당수에서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중한 합병증을 초래한다. 따라서 골다공증의 예방과 적절한 치료는 노년의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꼭 필요하다. 골다공증은 70세 이상 고령의 남성에서도 발생하나 주로 폐경기 이후의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이것은 폐경이후 골생성에 관여하는 여성호르몬의 수치가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폐경기에 가까운 여성은 반드시 골밀도 검사를 해야하며, 적절한 골다공증 예방·치료 약제를 투여하여야 한다. 운동은 골 감소의 속도를 감소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골다공증에 대한 투약과 더불어 적절한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근육감소증은 골다공증보다는 훨씬 덜 알려져 있고, 학계에서도 최근에 와서야 각광을 받고 있는 분야지만, 노년 건강에 치명적인 “frailty syndrome(쇠약 증후군)”의 매우 중요한 원인이다. 쇠약증후군은 노년에 들어 급격히 건강이 악화되고 기능이 떨어지는 상태를 지칭하는 말인데 골다공증, 근육감소증, 근력약화 3가지로 구성이 된다. 근육감소증은 근육양의 감소와 더불어 근력 감소를 일으키고, 뼈에 대한 자극을 감소시켜 골다공증을 유발 내지는 악화시킬수 있으므로, 결국은 노인을 쇠약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볼수 있다. 근육감소증이 왜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근육섬유를 둘러싸고 있는 “stellate cell(성상세포)”의 활성화 장애라고 보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성상세포는 근육 손상이나 운동 등에 의하여 활성화 되어 근육세포로 분화하고, 기존의 근육세포와 융합함으로서 근육의 기능을 유지하는 것인데, 노화로 인하여 성장호르몬이나 남성호르몬 등 성상세포의 발달을 돕는 자극이 줄고 성상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는 염증성 호르몬들이 많아지면 발생할 수 있다. 근육감소증의 치료로 여러 가지 약제가 거론되고 아직 특별한 것이 없어 결국은 운동으로 치료할 수밖에 없는 병이다. 그러나 이 병은 우리가 흔히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유산소 운동으로는 치료가 안되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량과 근력을 기르는 것이 필수적이다. 건강한 노년을 위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