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살롱

대구 계명대학교에서 34년 동안 가르쳐온 박옥련 교수가 자기 체험을 바탕으로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발성법」이라는 저서를 지난 7월 26일 펴냈다.
박옥련 교수를 만난 것은 20년 전쯤 된다. 생활참선이라는 이제는 고인이 된 박희선 박사의 수련회서였다.
박희선 박사는 쉽게 말해 배꼽으로 호흡을 하는 호흡법을 이론적으로 체계화시켜 전 세계에 퍼트린 분이다.
공학박사인 박 교수는 노래도 잘하고 악기도 열여섯 가지를 다루고 지휘자로서도 경험을 가진 분이다. 여러 종류의 호흡법 저서를 영문, 일본어, 우리말로 미국 일본(고단샤 등) 한국에서 펴내어 이미 이 방면의 고전이 되었다.
이 문하에 키가 날씬한 박옥련 교수가 들어왔다. 이목구비가 반듯하고 대학교수, 유명 성악가답지 않게 겸손하고 순박하고 아이들같이 수줍어하였다. 그러면서도 탐구력과 모든 일에 매우 진지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 번은 사석에서 대학교수이면서 신문배달을 한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는 축지법을 터득한 걸음걸이 삼매경에 이른 사람같이 생각되었다. 달리기도 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할 정도다.
작년에 이 책의 초고를 보여주어 몇 번인가 내 의견을 제시했던 일이 있다. 참으로 용기 있고 실질적인 발성법의 이론을 확립했다. 제도권 안에서는 매우 힘든 발언들을 해냈다.
우선 자기 경험을 토대로 쉬운 문장으로 설득력 있는 글솜씨이다. 그중에 “노래는 말하듯이” 같은 표현은 크게 공감이 간다.
나는 많지는 않지마는 발성법에 관한 명저들을 몇 권 탐독한 바 있는데 이렇게 마음에 와닿는 글은 일찍이 접한 바가 없다. 한국 사람이 이렇게 좋은 책을 펴낸 것이 자랑스럽다.
이 책은 다만 전문가들을 위한 책만은 아니다.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꼭 읽어야 할 책이다. 그림으로 사람 몸의 소리 구조를 표해준 것도 책의 좋은 면이다. 해외 유학을 몇 번씩이나 경험했던 그의 꾸준하고 열성적인 연구가 좋은 열매를 맺은 것이다.
끝으로 그의 책머리에 쓴 글을 인용한다.

“오래전부터 인간은 목의 힘으로 노래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다. 이것을 바꾸어야만 가치 있는 좋은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