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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스크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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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末의 歷史現場
- 우리나라 정원 5 – 海韋(해위)의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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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보미
글 : 琴硏齋(금연재)翁
안국동(安國洞) 골목. 안동교회 정문 앞에 1890년대에 지은 토담에 둘러쌓인 대가(大家)집이 있다. 대지 1,400여 평, 건평 250평의 안채사랑채별채행랑채가 각각 담장에 싸여 구분되어 있는 해위(海韋 尹潽善)의 저택이다.
이집 대문 안에 들어서면 마치 한말(韓末)의 역사현장에 뛰어든 느낌의 그런 분위기에 젖는다. 말하자면 개화풍양식(開化風洋式)의 아름다운 화문철문(花紋鐵門)이 중대문(中大門) 자리에 서 있고― 그 문을 통해 별당채로 통하게 하고― 별당채에는 근대초기(近代初期)에 유행했던 높은 채양 시설이 있고― 그 그늘엔 탁자, 의자들을 즐비케 하여 개화기 신사들의 담소장으로 하고― 양풍(洋風) 파티를 위한 넓은 잔디밭 한가운데는 장대석으로 네모지게 연못을 파고― 담 밑 양지발 쪽에는 고정시킨 공원식 의자를 놓고― 이른바 한양(韓洋) 절충식의 유일한 스타일 정원인데도 그렇게 정답고 향수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샘터 1979년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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