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시

바람이 전하는 노래

이태관(李泰官)

흔들리는 것이 어디 마음뿐이겠어요
나긋나긋 이야기하다 때로는,
난장을 펼치기도 하지만
태생이 하늘바라기인 까닭에
마음은 허공에 걸어두고 가만히
당신에게 손 내밀어 봅니다

그곳에 계셨군요
손 내밀면 닿을 수 있는 거리
숨결이 느껴지는 그곳에
내 그리움이 있어요

띠리리 띠리리 바
그대와의 춤

소식을 전합니다
그대 귓불에 살며시 다가서는 바람은
제 마음이구요
폭풍처럼 휘감는 바람도 제 마음이에요
당신은 춤을 추세요
그대의 순수, 그대의 진심이
저에 대한 사랑임을 알고 있으니까요

띠리리 띠리리 쿵
살포시 안겨 오는 그대의 체온, 그 몸짓에
꽃들이 피어나고
흰 눈 내리고
새들이 날아오네요

흔들리는 것이 어디 나뭇잎뿐이겠어요
당신과 내가 하나 되어 흔들릴 때
조금은 세상이 환해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