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살롱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도 자도 피곤하다”는 사람도 많다.
어쩌면 현대인에게 쉼은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회사를 벗어났다고 해도, 손 안의 세상 스마트폰으로 이메일 체크는 기본, 상사들의 업무 지시가 각종 메신저로 전달될 때도 부지기수다. 이런 경우도 있다. 다들 바쁜 세상을 살고 있는데, 나 홀로 쉰다고 할 수 없는 노릇. 당연히 ‘바빠 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영국 작가 클라우디아 해먼드의 「잘 쉬는 기술」은 135개 나라에서 1만 8,000여 명이 참여한 세계적인 프로젝트인 ‘휴식 테스트’의 핵심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 다 아는 이야기지만, 일 잘하는 사람일수록 휴식 시간을 더 소중하게 관리한다. 휴식은 최상의 성과와 행복감을 불러오는 자기 돌봄의 기술이자 삶의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개의 사람들이 쉴 수 있는 시간이 있어도 어떻게 쉬는지 몰라 쩔쩔맨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스마트폰 화면을 24시간 들여다본다. 우리 모두 ‘휴식 결핍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잠만 잘 자도 휴식이 된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지만, 저자는 휴식 시간은 잠자는 시간과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휴식이야말로 재충전을 하는 확실한 방식이기에 삶과 반드시 결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 특히 가장들은 주말이면 소파에 누워 TV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 물론 TV를 보는 것도 쉼이 된다. 중요한 것은 ‘적정 시간’을 지켜야 한다. 우울할 때 한두 시간 정도 TV를 보면 기분이 훨씬 더 나아진다. 물론 염두에 둘 사항이 있다. TV를 보고 싶다면 리모컨에 손을 뻗으면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방어해야 한다. 독일에서 실시한 한 연구에 따르면 정신이 피로할수록 TV를 시청할 때 죄책감을 많이 느낀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TV를 보고 나서도 상쾌한 기분이 들 확률은 떨어진다. TV를 보는데 죄책감이 드는 이유는 “그럴 가치가 없는 매체”라는 세간의 평 때문인데, 결국 주변을 의식하는 일이 우리 모두의 휴식을 방해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럼 가장 좋은 쉼, 휴식의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잡념”을 권한다. 사람들은 잡념을 생산적이지 못한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 뇌는 뭔가를 계속 찾는 일을 한다. 끊임없이 뭔가 탐색하고, 거기서 줄기를 뻗어 다른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그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이것 자체가 고단하다고? 아니다. 고단한 것은 끊임없이 이런 생각을 뒤쫓을 때, 혹은 질서를 부여하려 애쓸 때뿐이다. 물 흐르듯 잡념이 이어지는 대로 두면 피곤하지 않다. 한가로이 잔디밭은 뛰노는 아이들을 보며 행복한 상상을 하는 일이 피곤한가.
「잘 쉬는 기술」에서 저자가 언급하는 대개의 방법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들이 많다. 걷기도 우리가 늘 하는 일이다. 결국 잘 쉬기 위해서는 일상을 새롭게 발견하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말이다. 코로나 19로 움츠러든 우리 몸과 마음을 다시금 일깨울 휴식의 세계로 함께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