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살롱

「수학의 정석」은 집합 편에서, 「성문종합영어」는 명사 편에서 늘 끝났다. 대학 들어가 철학을 공부해보겠다고 했지만 늘 아리스토텔레스만 읊조리다 끝났다. 공부에 별 취미를 느끼지 못했으니, 다시 말하면 습관을 들이지 못해 일어난 일들이다. 미국의 생산성 전문가 데이먼 자하리아데스의 「작은 습관 연습」이 눈에 밟힌 건 그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모든 습관은 연습하듯 가볍게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대한 목표와 수많은 결심, 비장하고 진지한 자세로는 습관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수학의 정석」이나 「성문종합영어」는 좋은 대학 가보겠다는 원대한(?) 목표 때문이었다. 철학 공부는 왜 하려고 했는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무슨 일이든 습관을 들이려면 조금 시시해 보이는 수치로 목표를 잡고, 시선을 최종 목표가 아닌 오늘의 실천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열심히 산책해서 건강해지자 보다 ‘10분 산책’이 효과적이며, 명문장가가 되자고 결심하기보다 ‘5문장의 일기 쓰기’ 같은, 어쩌면 하찮아 보이는 목표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나씩 딱 한 달만 실천하면 평생 습관의 기틀이 잡힌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어떤 일을 함에 있어 터무니없는 계획을 세울 때가 많다. 폼생폼사라고 하지 않던가. 하지만 그것 때문에 우리는 작심삼일을 반복한다. 큰 목표는 그만큼 변화가 더디게 일어나고, 그러다 보면 실천 동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습관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더 깊게 몸에 배서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일이다. 결국 작은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도 목표가 너무 작으면 사람들은 시시하다고 여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작게 시작해도 충분하다고 자신을 다독이는 일”이 중요하다. 팔굽혀펴기를 보자. 오늘의 목표는 5번. ‘겨우’라고 생각하기보다 ‘대단하다’라고 의지적으로 칭찬해 보자. 일주일 단위로 하나둘 목표를 늘려보면, 몇 주가 지나면 팔굽혀펴기를 하루 50번은 거뜬하게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팔굽혀펴기 50번이 아니라 자신의 변화를 스스로 이뤄냈다는 성취감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 경험은 큰일을 할 때 자산이 될 것이 분명하다.
종종 포기하는 날이 생기면 어떻게 할까. ‘까먹거나 귀찮거나 바쁘거나, 더 중요한 일이 생기거나, 날씨가 안 좋아서’ 등 작은 실천을 포기하고 싶은 이유는 수도 없이 많다. 우리 뇌는 간사하다. 한 번 쉬면 그게 좋은 줄 안다. 뇌는 낯선 것을 싫어한다. 당연히 하루 쉬면 습관이 아니다. 저자는 습관을 만드는 데 있어 안팎으로 일어나는 저항을 확인하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루 빼먹었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내일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오늘의 자신을 기꺼이 용서해야 한다. 실패나 포기는 불가피하고, 그럴수록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인생을 100m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라고 하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