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살롱

화성 연쇄 살인 사건(1986~91) 중에 8차 사건 범인으로 20년 감옥에서 수형 생활을 하고 가석방된 주인공이 박주영 변호사의 주선으로 재심을 청구하고 다시 교도관과 함께 채널A 침묵예능 「아이콘택트」에 초대됐다(11월18일 방송).
‘화성 살인 8차 사건’의 범인 윤성여는 부친 사망으로 초등학교 3년 중퇴했다. 스물두 살 농촌 청년은 1987년 영문도 모른 채 (화성경찰서) 봉고차에 실려 갔다. 그로부터 강압적인 취조와 혹독한 고문을 받고, 체모를 7번 뽑아갔다(DNA 검사 이전). 가장 고통스러운 고문은 3일 동안 잠을 안 재우는 것, 죽음 직전 네네 대답한 것이 진술서였다. 1990년 5월 무기징역선고를 받았다. 그리고 다시 20년으로 감형. 모든 것이 절망적이다. 변호사 수임료 3천만 원. 답이 없었다. 감방은 지옥, 흉악범이라고 집단 괴롭힘을 당했다.
20년은 헤아리기도 막막한 세월이고 절망으로 그날그날을 보내는 것이 생존이었다. 그렇지만 그곳도 사람들끼리 모여 살아가는 곳, 운명처럼 다가온 사람은 박종덕 교도관이었다. “여기서 살아 나갈 수 있는 길은 너의 인내력이다”는 의지를 심어주었다. ‘아, 그래 살아서 나가야지.’ 공부를 시작해서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교도관은 눈빛이 착한 저런 사람이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가…(의구심). 자주 만나서 믹스커피를 마시며 정을 나누는 중에 절대 살인을 한 일 없다고 억울한 사정을 처음으로 이야기했다. 가장 모범적인 수형 생활을 하면서 16년을 함께 지냈다. 2009년 윤성여 특별사면으로 19년 6개월 만에 가석방됐다.
2019년 (공소시효 지나고) 이춘재가 범행을 자백했다. 공판정에서 마스크를 벗고 선 이춘재를 보았다. 그런데 진범보다는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은 검사와 판사에 대한 증오심이 더 앞섰다. 윤성여 사건은 박주영 변호사의 주선으로 재심을 청구했다.
「아이 콘택트」 윤성여와 박종덕 교도관이 마주 앉았다. 윤: 절망 속에서 빛이 되어 주신 형님, 존경합니다. / 박: 유일하게 가장 신뢰를 느꼈던 수용자였다. 너를 존경한다. / 윤: (30년) 지나간 세월 돌이킬 수 없어요(무거운 짐). 이춘재에게 듣고 싶어요. 왜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 박: 왜 안 그렇겠나. / 윤: (이춘재에게) 자백해줘서 고맙다. 출소 후에 엄마 꿈을 많이 꿨어요(달라진 세상). 친척들 손가락질, 교도소보다 더 외롭고 두려움만…. / 박: 너 외롭게 살지 말고 형 근처로 이사 오면 안 되겠니? 가족처럼 같이 살자. / 윤: 형님 마음은 받아들여요. 하지만 저는 아직 혼자 자립해야지. 지금은 아녜요. 독립해야죠. ‘편지’(낭독)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형님 고맙습니다. / 박: 내가 고마워. 이 편지 잘 간직할게(뜨겁게 얼싸안았다).
누구도 가지 말아야 할 곳, 세상과 단절된 감옥에서 맺은 믿음과 사랑이어서 더욱 아름다웠다. 연출: 임정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