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후기

사무실 팩스기가 고장났다. 27년 전 황학동에서 중고로 구입했던 것. 그런데 앞집 통장님께서 가끔 빌려 쓰시는 것 외에는 우리가 굳이 팩스로 보낼 일은 없다. 문제는 아직 원고지에 쓰고 팩스로 보내시는 필자가 몇 분 계신다. 결국, 몇 푼이나 할까? 팩스기를 하나 장만하기 위해 쇼핑몰을 뒤졌으나 없다. 큼직한 복합기만 보일 뿐, 감열지를 사용하는 팩스 전용기는 사라졌다. 이 부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보내고 받고 전달하고 스마트폰에서 다 할 수 있는 ‘모바일 팩스’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무료. 이미 가입자가 800만이라니 팩스기가 사라질 만도 하다. 10초 만에 가입하고 새로운 팩스번호도 부여받았다. 재미있게도 끝 번호는 가입자 핸드폰 끝 번호.
이제 「춤」지의 새로운 팩스번호 0504-037-5383에 기존의 팩스번호 (02)743-7078도 착신하여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매월 착신료 1100원은 든다. 망가진 팩스기지만 다행히 보낼 수는 있어 통장님도 사용 가능하시고. 이제는 필요 없게 된 감열지 30m짜리가 많이 남았는데 필요하신 분 가져가세요.
(顯)




오좀싸개 똥싸개

백마 타고 달리는 꿈을 꾸다가
글방도령 간밤에 오좀쌌다지
백마 타고 시집가는 꿈을 꾸다가
꼬마아씨 단속곳에 오좀쌌다지
얼레얼레 덜레덜레 우숩고나야
오좀싸개 똥싸개 소문 내볼까
동네방네 골목골목 소문 내볼까



이달의 좌담도 ‘코로나 시대 창작 무용계를 위한 대안모색’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윤중강 평론가(국악) 사회로 내년 정월 공연을 앞둔 국수호 예술감독(디딤무용단)과 조경아 씨
(서울시무용단), 류인상 악장(민족음악원)님을 모셨다. 「춤」지 좌담은 지난 몇 달간 코로나 관련 특집을 싣는다. 언제 끝날까?
이번 달 국립극장 「미르」誌에 실린 우다슬 기자의 글이다. “‘무용수는 두 번 죽는다. 첫 번째 죽음은 무용수가 춤을 그만둘 때이다. 그리고 그것은 두 번째 죽음보다 훨씬 고통스럽다’라는 마사 그레이엄의 말처럼 예술가는 무대에서 비로소 살아난다. 시련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불꽃을 발견한다….”
(주간·조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