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좌담

국수호 (鞠守鎬 / 디딤무용단 예술감독)
조경아 (趙京娥 / 서울시무용단 단원)
류인상 (柳印相 / 민족음악원 악장)
윤중강 (尹重剛 / 국악평론·연출, 사회)


■ 때 : 11월22일 오후3시
■ 곳 : 본지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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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을 맞아 하는 그 공연 한 번이 너무나 소중한 것이었음을…
윤중강 _ 안녕하세요. 저는 국악 쪽에서 평론과 연출을 하고 있는 윤중강입니다. 세 분 선생님 모시고 이렇게 이야기 나누게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2020년이 한 달밖에 안 남았는데, 코로나 때문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시대를 보냈습니다. 세 분 선생님께서는 올해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또 코로나 시대가 금방 끝날 것 같지 않은데 예술가로서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세 분 선생님의 귀한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국수호 선생님부터 말문 열어주시죠.
국수호 _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전쟁 아닌 전쟁 속에서 자기가 자신을 가둬야 되는 게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전쟁은 그래도 피난이라도 가고, 숨기라도 할 수 있는데, 이건 예전의 전쟁과 달리 정신적 전쟁이잖아요. 본인이 갇혀 있다는 정신적 전쟁을 겪는 사람들은 정말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거라 생각해요. 특히, 예술가들처럼 미래지향적이고 창조를 해나가는 사람들은 사방이 다 막히게 되고, 지원도 다 끊기고, 활동을 통해 얻는 것으로 생활을 해야 되는데 벌이도 없고, 그런 생활이 거의 1년 동안 지속되었죠. 그런 상황이 너나없이 모두에게 다 힘들었을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용기들을 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윤중강 _ 선생님 말씀 중에, 전쟁은 피난이라도 갈 수 있는데, 코로나 시대에는 어디 숨지도 못한다는 말이 정말 공감이 됩니다. 조경아 선생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조경아 _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시무용단에 재직 중인 조경아입니다. 국수호 선생님은 제가 스무 살 때부터 모셨던 선생님이세요. 정말 진정한 스승님이시죠. 저는 프로 단체에 몸담고 있으면서 직장인의 편안한 마음으로 다녔던 경우도 있었는데, 이번에 코로나를 겪으면서 무대의 소중함을 정말 절실히 알게 됐어요. 늘 습관적으로 했던 정기공연이다 보니 ‘우리 벌써 공연해야 돼?’ 싶을 때도 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관객을 맞아 하는 그 공연 한 번이 너무나 소중하고 큰 울림으로 느껴지더라고요. 그동안 행복하게 살아왔다는 걸 잠시나마 잊고 지냈던 시간들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중강 _ 서울시 무용단의 모든 분들이 다 공감하시겠죠?
조경아 _ 그럴 거라 생각합니다. 모두들 관객없이 하는 공연은 생각지도 못했을 테니까요. 요즘은 연습할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는데, 우리가 평소에 아무렇지 않게 숨 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절실히 느끼는 시기입니다.
윤중강 _ 서울시무용단에는 얼마나 계셨나요? 그동안 노조사태도 있었고 여러 문제가 있었는데, 그런 것보다도 가장 힘들었던 일은 지금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어떠세요?
조경아 _ 제가 1994년도에 입단했는데, 재단법인으로 변화도 겪었고요. 26년째네요. 가장 힘든 건 지금인 것 같아요. 물론 처음에 예술노조가 생기면서 단장님과 관리자들 사이에서 마찰을 겪기도 했어요. 이건 춤을 추는 예술가들로서는 겪어보지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그 일이 가장 힘들다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사실은 무대에 설 수 없는 것이 가장 힘들어요. 무대에 대한 열망과 갈망을 풀어내지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힘듭니다. 마음껏 무대에 설 수 없고, 공연을 하더라도 제약과 규제가 생기고, 마스크도 착용해야 하고, 거리두기를 해야 하고, 관객 앞에서 춤을 출 수가 없는 등등이요.

코로나 상황을 맞고 제일 먼저 생긴 게 불안감
류인상 _ 저는 사단법인 민족음악원의 악장을 맡고 있는 류인상이라고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특별히 어떤 단체에 소속돼 있지 않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공연을 많이 했고, 주로 사물놀이를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기회가 닿아서 15년 전부터 무용음악 쪽으로 가서 하고 있는데요. 정신없이 달려왔던 것 같아요. 공연을 하면서 항상 최선을 다했고, 또 매 공연마다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좀 더 완벽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달려오다 보니 뒤를 돌아볼 시기가 없었어요.
그런데 코로나 상황을 맞고 나서 계속적으로 공연을 하며 달려왔던 패턴이 갑자기 딱 멈추니까, 제일 먼저 생긴 게 불안감이었어요. 또 주변을 돌아보니 저도 불안한데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한 2개월 정도는 그 불안감에 휩싸였었어요.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더군다나 저는 직장에 소속돼있는 것도 아니어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걱정도 있었죠.
그래서 2개월 정도는 우울한 상태로 있다가, 이런 기회를 살려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만의 생각과 수련을 할 수 있는 쪽으로 생각을 바꾸게 됐어요. 어차피 코로나가 종식된다 해도 앞으로 또 다른 바이러스가 올 수 있고, 모두가 그렇듯이 저도 미래에 대해 생각을 해야 되고요. 그래서 저는 제가 그동안 모자랐던 부분, 하고 싶었던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그리고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공연을 하는데, 관객이 있는 공연과 없는 공연은 완전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관객이 없을 때의 느낌과 있을 때의 느낌, 관객과의 호흡을 어떻게 무대예술로서 잘 반영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했습니다.
윤중강 _ 좀 상투적인 얘기지만, 처음에는 불안하다고 하셨지만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이 있듯이 선생님은 오히려 그동안의 활동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네요.
류인상 _ 15년 동안은 무용음악만 해왔는데요. 그 전에는 개인적인 음악 공연을 많이 했는데, 그런 것들을 다 뒷전에 두고 있던 상태였어요. 그렇게 뒷전에 뒀던 제가 하고 싶은 음악들을 끄집어내서 준비하거나 학습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했던 거죠.
윤중강 _ 조경아 선생님께서는, 2020년을 돌아보며 가장 기억에 남거나 가장 힘들었던 일, 보람된 일은 무엇인지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선생님께서도 코로나로 인해 상황에 큰 변화가 일어난 거잖아요?
조경아 _ 가장 힘들었던 일은 공연장에서 관객 없이 공연하는 거였어요. 사실 우리는 무대에 서는 사람이기 때문에, 관객들의 박수에서 얻는 시너지 효과가 큰데요. 그런 게 없다 보니 무기력함을 겪었어요. 바이러스가 더 대유행이 되면, 우리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생겼었어요.
윤중강 _ 제가 좀 엉뚱한 질문을 드리려고 하는데요. 아주 오랜 기간, 4분의 1세기를 예술가로서 출근을 하시다가 재택근무를 하게 됐을 때 자신을 돌아본다던가 하는 좋은 점도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어떠세요?
조경아 _ 좋은 점도 없잖아 있긴 했죠. 저는 집이 멀다 보니 서둘러 출근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재택근무를 하면서 그 시간을 다른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깐이에요. 지금껏 춤 공부를 하면서 ‘내가 왜 춤을 택했을까? 하기 싫다’라는 생각을 한 적은 정말 단 한 번도 없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나중에 설 자리를 잃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컸던 거예요. 가뜩이나 여러 대학에서 무용과들이 없어지는 상황인데, 이러다 프로 단체들과 국, 시립 단체들마저 없어지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을 혼자서 했어요. 그리고 보람 있었던 일은, 바로 어제 네 분 선생님이 대전에서 하셨던 공연 무대를 보면서 춤추길 잘했다는 의지가 확고해지면서 공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던 무대였어요. SRT 기차를 타고 왔다 갔다 하면서 ‘약을 하면 이런 기분일까?’ 싶었어요.(웃음)
윤중강 _ 이런 얘기 너무 재밌네요.
조경아 _ 정말이에요. 그래서 나는 언제쯤 공연을 할 수 있을까, 다음에 공연을 하면 나는 무슨 작품을 할까, 이런 생각을 기차 안에서 하면서 왔어요. 선생님이 여기 계셔서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어제 그 무대는 정말 잊지 못할 무대였어요. 역사의 한 장이 대전에서 어제 또 쓰여졌다고 생각해요.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에서 펼쳐졌던 『감독전(展): 거장을 만나다』
윤중강 _ 코로나 상황에서 이런 공연을 해서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11월21일 토요일 오후5시에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에서 펼쳐졌던 『감독전(展): 거장을 만나다』였는데요. 국수호 선생님, 이게 대한민국 대표 무용가들의 무대였죠?
국수호 _ 네. 대전시립의 황재섭 예술감독이 기획을 했고, 작년에는 중견 감독들이 공연을 했어요. 이번에는 노장으로서 예술감독을 했던 사람들, 대전시립무용단을 창단해서 15년 간 끌어오신 대전무형문화재 살풀이춤의 김란 선생, 대전시립무용단에 예술감독으로 4년간 계셨던 김매자 선생이 계셨고요. 그리고 배정혜 선생은 잘 아시다시피 국립, 시립, 국립국악원 등 두루 26년 동안 예술감독을 하셨어요. 저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을 했고요. 지역에 계신 분을 빼고는 나머지 세 분은 살아있는 현역 창작 무용가 중 가장 최고령이면서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춤꾼이자 창작자가 어제 모여서 각자의 작품을 대전시립무용단에게 가르쳐서 공연을 하게 했어요. 그리고 이어서 또 본인도 자신의 대표작을 공연하는 형식으로 황재섭 감독이 기획을 했어요. 류인상 감독이 음악 감독을 맡아선 내로라하는 연주자들이 음악을 받쳐주면서 대표적인 작품들이 대전에서 펼쳐지는데 정말 근사했던 것 같아요. 배정혜 선생, 김매자 선생도 흥분해서 오늘 아침까지도 이런 공연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지금은 서울 수도권 지역에서 거리두기가 1.5단계로 올라가서 염려되긴 하지만, 조경아 선생이 말한 약을 먹은 듯한 감동이 어제 나온 것 같아요.(웃음) 약을 먹은 기분이라는 게 자신이 평소 가지지 못한 것이 꿈속에 보이는 듯한 현상이라고 하잖아요? 자신이 꿈꾸는 이상향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는 게 약의 효과거든요. 그런데 어제 실제로 공연을 통해 그 기분을 맛본 거죠.
어제 보니 전국에서 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들 왔더라고요. 그래서 관객들도 좋아했지만, 그런 전문가들의 현장 평이 형식적인 게 아니라 정말로 좋았어요. 지금 70, 80살이 넘은 노장이자 거장들이 작품을 하고, 춤도 추고했으니까요. 그 사람들의 작품을 받아서 공연한 대전시립무용단의 단원들도 감격스러웠을 거고요. 그런데 그 공연에 이어서 그 작품을 만든 사람들이 무대에 나와서 무대를 거침없이 가로지르니까 상상 못 할 체험을 한 거죠. 조경아 선생이 그런 의미로 얘기를 하는 것 같아요. 저는 대전시립무용단의 남자 무용수 9명에게 『남무(男舞)』를 가르쳤는데, 남자춤의 진면목을 보여줘서 좋았어요. 그래서 남의 것으로 느껴지는 게 아니라 정말 매치가 잘 되고 조화로운 현상이 어제 있었던 것 같아요.
윤중강 _ 모두가 다 약을 먹은 거네요.(웃음)
국수호 _ 오늘 아침에 정말 그런 식의 반응이 왔어요. 너무 좋았는데 표현을 못하겠다고요. 전국에 계신 예술감독, 기획자들에게는 어제 대전시립무용단의 그 기획이 많은 시사점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윤중강 _ 저는 무용계 사람이 아니라서 김란 선생은 존함만 알고 있지만 다른 세 분 선생님들은 다 거장이시잖아요. 그래서 여기 두 분께 질문 드리고 싶은데요. 제가 국악계의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무용계의 좋은 점은 이른바 원로 선생님들 세 분이 모두 현역이라는 거예요. 그리고 국악계와 다르게 그 세 분 선생님들이 모두 직접 무대에 와서 춤을 추시고 안무까지 짜는 거예요. 여기 두 분은 그 세 원로 선생님들의 춤을 어떻게 느끼시나요?
조경아 _ 사실 저도 어제 공연에서 김란 선생님을 처음 뵀어요. 제가 무용을 하면서 살풀이춤을 많이 봤지만, 김란 선생님의 살풀이는 독특하다고 느꼈어요. 기존에 제가 알고 있던 살풀이 형식과 달랐어요.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될까요, 선생님?
국수호 _ 대전 지역의 향토적 특징을 살린 살풀이라고 봐야겠죠.
조경아 _ 세 분의 선생님들은 무용인이라면 존함을 모를 리 없는 그야말로 전설적인 분들이시죠. 무대에서 뵈었던 세 분 선생님들의 춤을 대전공연에서 가까이 볼 수 있어 감사했어요. 세 분 선생님들의 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요. 춤이란 자신이 정립한 춤의 형식만을 따라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무대를 무언가로 채우려고만 하는 것이 아닌 살아온 삶이 인생이 되고 자신의 춤으로 비춰지는 것이라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선생님들의 손짓, 움직임, 시선, 걸음마다, 의상의 흔들림 속에도 모든 춤의 언어와 역사가 다 들어있었어요. 진정한 우리 춤은 완성될수록 형식을 뛰어넘는다고 생각했어요.
윤중강 _ 류인상 선생님은 반주하시면서 어떠셨어요? 세 분의 스타일이 다 다르잖아요. 한 분과 장단 맞추는 것도 어려울 텐데요. 세 분의 스타일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시고요.
류인상 _ 다 말하려면 3박 4일은 걸리는데요. 정리는 힘들고 생각나는 대로 말해 볼게요. 어떤 사람의 이름을 붙인 누구누구 유파(流派)가 있잖아요? 그 유파의 원단이고 본질인 선생님이 가장 잘 많이 아실 거고, 그분한테 배운 사람들이 그 유파에 대해서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게 있을 거고요. 그래서 반주에 있어서 저의 목표는 각 유파에 대해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얘기들을 수렴해서 그에 걸맞게 음악은 내는 거예요.
그런데 특정 유파가 아닌, 각자의 개성과 예술세계를 가지고 작품을 만드는 분들이기 때문에 그걸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각자의 작품의 느낌, 작품을 만든 과정 같은 것을 알려면 이야기를 많이 나눠야 돼요. 배정혜 선생과는 작품을 같이 많이 안 해봤어요. 연산조 공연을 하기로 해서 미리 음원을 받았는데, 그 음원이 국악원이 연주했던 거예요. 그런데 산조는 유파가 다 다르잖아요? 그래서 국악원에서는 국악원 나름대로 잘하는 장기를 모아서 음악을 짰는데, 그걸 보니 다 다른 유파인 사람들인 거예요.
윤중강 _ 그리고 배정혜 선생님은 또 그거대로 하길 원하셨고요?
류인상 _ 아니었어요. 저도 걱정돼서 배정혜 선생한테 전화 드렸더니, ‘똑같이 하면 나야 싫지’라고 하셨어요. 대충 길이만 맞춰서 저희 각자가 잘하는 장기로 짜보라고 하시더라고요. 보통 창작을 하거나 신무용을 하시는 분들은 춤을 짤 때 음악을 가지고 그 음악에서 나오는 느낌을 몸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말씀을 하셔서 한편으론 마음을 놨어요.
윤중강 _ 뜻밖이네요. 그러면서도 불안하기도 하잖아요?
류인상 _ 네. 그래서 우리가 나름대로 작품을 짜서 미리 연습을 다 하고 녹음해서 전달해드렸더니, ‘음악 너무 좋습니다’라고 해주셨어요. 그리고 당일에 리허설 할 때는 필링이 깨지니까 음악은 연주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자꾸 음악을 들려주지 말고, 새로운 음악을 듣는 것처럼 하기 위해서 당일에 연주할 때만 들려달라고 하셨어요. 새로운 느낌을 가질 수 있게요.
배정혜 선생과는 그런 경험을 했고요. 김매자 선생은 개인 작품으로 『샤이닝 라이트(shining light)』를 하셨고, 무용단 공연으로는 『신명』을 봤어요. 굉장히 오래된 작품이라고 하더라고요. 1980년대 초 작품으로 그때 당시로서는 정말 센세이셔널한 작품이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 작품을 저희 타악 팀이 연주를 하는데 2박 3일 밤을 샜어요.
윤중강 _ 김매자 선생은 같이 하시는 팀이 또 있잖아요. 몇 번씩 바꿔가면서 했고, 다시 연희 축제 때 국악원에서 했었어요. 그런데 그 팀이 안 하고 이번에는 류 선생님이 총괄해서 하신 거죠?
류인상 _ 네. 중요한 건, 그것만 했으면 괜찮은데 이것저것 다른 것도 해야 됐어요. 부채춤 같은 경우에는 정확하게 맞아떨어져야 돼요. 제일 힘든 건 음악을 다 외워놓은 상태인데 누군가가 틀릴 수도 있다는 거예요. 『신명』 작품을 하면서 어떨 때 기운이 쌓이고, 언제 올라가고 하는 이런 완급을 연주자가 춤꾼과 같이 호흡하면서 맞추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국수호 _ 어제 깜짝 놀랐어요. 연주하면서 구음까지 다 하는데 몇 달 연습한 것 같이 하더라고요.
윤중강 _ 구음은 다른 공연에서도 조금씩 하셨나요?
류인상 _ 아뇨. 춤 음악을 하다 보니 그전에 해왔던 것들이 뒷전으로 갔어요. 춤꾼을 만나면 그분이 “선생님 혹시 장구 매고 칠 줄 아세요?”하고 물어봐요. 왜냐하면 저는 사물놀이 2세대니까요. 그래서 그럴 땐 한번 노력해보겠다고 대답을 하곤 했었죠. 구음에는 남도 계면 구음, 염불조의 메나리 구음, 명상 구음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런 것들로 작품은 짜놓은 게 있었어요. 그래서 그걸 책상서랍에 넣어놓고 있다가 이제 조끔씩 꺼내는 거죠. 사실 조금 감추고 있기도 했어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음악을 만들면서 하나씩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데 때마침 하라고 해서 돈을 아껴야 되니까 제가…(웃음)
윤중강 _ 이 말이 와 닿네요. 구음 하나 더 쓰면 돈이 더 드니까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코로나 상황에서 프리랜서로서 류인상조차 이렇게 불안했을 정도면 다른 사람들은 더 불안했을 텐데요. 오히려 올해는 예전에 하지 못했던 걸 해서 무용음악으로 큰 족적을 하나 남기셨네요.
류인상 _ 무용음악은 아니고, 제가 하고 싶었던 이런 저런 것들을 조금씩 발전시켜 가면서 언젠가 기회가 될 때 조금 더 완성된 작품으로 내놓게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어요.

우리 가무악의 특성을 제대로 익히도록 교육해야
윤중강 _ 음악 하는 입장에서 보면, 지금은 무용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이것이 더 성숙되면 그 음악 자체로도 많은 감동을 주는 단계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봐요.
국수호 _ 저도 바라는 바인데요. 우리나라에서 지금의 대가들이 사실은 옛날에 다 춤의 반주자로 출발했어요. 그리고 국악이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는 무용 반주를 해서 생업을 이어가기도 했고요. 국악이 대중화되기 전까지는 다 그랬어요. 일제강점기를 거치고, 전쟁을 겪고, 새마을 운동을 거치면서 단독으로 음악 공연하는 게 힘들어졌어요. 저는 약간 걸친 세대라서 한국전쟁 탄생한 사람이라서 그걸 알고 있어요.
심지어 안숙선 선생까지도 생계를 위해서 농악대에서 세 번째 장구를 칠 수 밖에 없었어요. 본업은 창이었지만 먹여 살리는 건 여성 농악대였기 때문에 창은 뒷전이었죠. 그런 시대의 아픔 속에서 안숙선 선생의 소리는 성숙됐고, 시대를 뛰어넘었잖아요. 그런 것을 교육시키지 않으면 지금 음악 하는 분들이 절대 지금의 김일구의 소리나 김영자의 소리를 낼 수 없어요. 그 사람들이 가진 음악의 깊이를 아는 사람은 지금 부는 대금 소리는 아마 성에도 안 찰 거예요. 예를 들면 임춘앵 씨가 있는데, 사실 그분을 어떻게 부를지도 좀 정리를 해야 돼요.
윤중강 _ 맞아요. 명창, 명인이라고 할 수도 없고요.
국수호 _ 저는 오히려 임춘앵 ‘명인’이라고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국악 쪽에서도 그렇게 부르지 않고 있어요. 그냥 ‘임춘앵 씨’ 이런 식으로 부르고 지나가요. 이매방 선생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친 것도 임춘앵이에요. 이매방 선생이 무대에서 관객과 만나는 법을 배운 건 임춘앵 명인이에요. 그 양반이 북채를 두 개 들고 동살풀이 음악이 나오면서 그냥 다른 것 없이 걸어 나오면서, 전주 백도극장에 의자도 없이 가마니가 깔려 있는데 그 가마니 위에서 춤추는 거예요. 그 양반이 무대에서 걸어 나오는데 기에 눌려서 전부 다 뒤로 쓰러졌어요. 그러다 휙 돌아서 기둥의 벽을 턱 치면 또 사람들이 놀라 일어나서 박수를 쳤어요. 임춘앵 명인이 북 다섯 개를 기둥에 달아놓고 돌아가면서 치는 거예요. 그 장면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그걸 임춘앵이 창작을 한 거지, 누구한테 배웠겠어요. 그런 상황 속에서 이매방의 북과 명인이 탄생한 거예요.
그렇듯이, 지금 우리의 음악은 체험의 음악이 숙련되고 공력을 더 들이고 해서 완성되는 거지, 대학에서 배운 공부만으로는 안 돼요. 악보만 보고 불어대는 건 거리의 악사보다도 못한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무악이 다 마찬가지에요. 지금 70~80대가 그 체험 세대에요. 나중에 그분들이 뚝 끊어지고 대학 세대가 원로 세대가 되면 우리 음악, 춤, 소리는 지금처럼 재미가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제가 말한 이런 환경 속에서 어제 류인상 감독의 소리도 나오는 거예요. 류인상 감독은 그런 체험을 이광수 명인한테 배워서 체득하고, 그것들이 쌓여서 이렇게 나오는 거죠. 이광수는 또 다른 사물놀이 명인, 사당패한테 배워서 나온 것이고요. 그게 이광수 명인이 대학에서 배워서 나오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앞으로의 대학 세대가 이런 식으로 가면 서양음악 식의 국악이 되겠죠. 악보 놓고 배운 대로 연주하게 되는 거예요. 그렇게 대학에서 배운 가무악과 체험 속에서 나온 국악이 같을까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우리 가무악의 특성상 절대 지금의 맛을 살리지 못할 거라는 얘기입니다.
그게 염려되는 시대이기 때문에 어제의 공연이 참 소중했어요. 우리가 창작 안무가지만, 제대로 배운 사람들이잖아요. 체험 세대에요. 옛말에 ‘베개동서’라는 말이 있어요. 장단 하는 사람과 춤추는 사람과, 말하자면 같은 베개를 베고 잘 만큼 호흡이 맞아야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다는 말이에요. 예전에는 생활 속에서 춤과 음악이 나왔던 것이죠. 그런 것들을 교육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성금련의 음악 「가락별곡」, 「흥」에는 한영숙과 국수호의 춤이 먼저
윤중강 _ 지금 하신 말씀을 정리해볼게요. 아까 말씀하신 안숙선 선생님은 남원 출신이잖아요. 여러 가지를 배웠는데, 여성국극이 인기 있었던 것처럼 여성 농악도 인기가 있어서 ‘남원춘향여성농악단’으로 서울로 올라오게 되셨어요. 그때 안숙선 선생님은 작기도 하고 그래서 주목을 받지 못했고, 슈퍼스타는 오갑순이었어요. 그런데 안숙선 선생님이 나도 열심히 해봐야겠다고 해서 서울에 올라와서 그전에 배웠던 장단을 바탕으로 가야금 병창과 판소리로 대가가 되셨어요. 그런 체험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역으로 질문 드릴게요. 대가 선생님들한테 돈도 많이 들이고, 정말 체계적으로 배웠는데요. 대학교에서 배운 무용가들이 공연을 했을 때는 뭔가 2%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조경아 씨는 선생님 세대와는 다른 것에 있어서 섭섭하진 않으세요? 어떠세요? 어디서도 못 들었으니까 여기서 그런 얘기를 좀 해주세요. 정말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체계적으로 배웠고, 대학교, 대학원도 다니면서 많이 배웠는데 왜 우리는 대가 선생님들을 뛰어넘지 못하는 걸까요?
조경아 _ 그런 고민을 안 해본 건 아니에요. 저는 지금껏 국수호 선생님께도 배웠는데요. 제가 스무 살 때 학교에서 선생님을 만나서 받은 교육은 ‘늘 몸을 쉬면 안 된다’는 거였어요. ‘배움에 끝은 없다’라는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그게 몸에 배어서 그런지 지금도 배우고 공부하러 다니는 걸 너무 좋아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하신 것처럼 아직까지는 선생님들을 뛰어넘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윤중강 _ 선생님들 세대에서는 안무도 하시면서 다 독무 작품이 있잖아요. 그런데 정말 의문인데, 제가 잘 몰라서 그런 건지, 조경아 씨 세대에서는 독무를 많이 안 하시고, 하더라도 임춘앵과 같은 카리스마는 안 느껴지는 것 같아요. 다른 면에서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대가 선생님들이 계시니까 기에 눌리는 것 같기도 하고요.
조경아 _ 그게 제 세대의 숙제이고 반성해야 할 점인 것 같네요. 하지만 작게나마 여러 선생님들의 시도들은 있어요. 저 역시도 선생님들이 보시기엔 습작일 수 있지만 만들어놓은 작품이 있고요. 제 개인공연에서는 가끔 추기도 하고요. 그런데 아직까지 국 선생님 세대의 선생님들을 뛰어넘을 자신은 없네요. 그 숙제를 풀 수 있을지도 알 수 없고요.
윤중강 _ 국악도 어찌 보면 비슷한데요. 안숙선 조상현 판소리, 황병기 이상규 작곡가 등 그런 분들은 30대부터 스타였어요. 그리고 30대에 스타였던 분들이 40대, 50대, 60대에도 계속 스타로 남아있고요. 그런데 그 후세대들은 한 번도 스타의 반열에 올라서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이런 건 죄송한 말씀이지만 선생님들도 반성이나 그런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왜 선생님들은 늘 스타였는데 제자들 중에는 스타가 없을까요?
국수호 _ 그 이유는 연습이 부족해서에요. 그건 제자들 몫이에요. 제가 스타 되기 전 시기에 스타는 송범 선생이었고, 저는 스물다섯, 스물여섯 살 때부터 스타로 키워졌어요. 그런데 그때 제가 재주가 없거나 노력을 안 했으면 아마 저도 사라졌을 거예요. 그런데 제가 오히려 스타가 되는 걸 뿌리치고, 이 정도로는 만족을 못 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국립무용단 연습이 두세 시간이면 끝나는데, 저는 거기에 7시간 정도를 더 보태서 연습을 했어요. 그래서 스타의 연속성이 있는 것 같아요.
지금도 국립이나 시립무용단에서 주인공들을 하긴 하죠. 그런데 지금 무용수들은 춤추는 방법론을 간과해요. 국립에서 안무자가 해준 대로 그냥 주인공 역할을 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신동엽이나, 서울시에 있는 최태현 등은 거의 10년 이상을 스타의 자리를 지키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 춤 참 똑부러지게 춰’ 이런 생각이 들만큼 와 닿게 추질 않는 거예요. 국립무용단에 들어갈 만한 사람들은 전부 스타 될 수 있어요. 서울시립에 들어갈 만한 사람도 스타가 될 수 있고요. 그런데 들어가서 노력 여하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지는 거예요. 이 시대에 진정한 의미의 스타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거기에 머물러서 그런 거예요.
저는 국립무용단에 있으면서도, 1978~1979년쯤에 이매방 선생님을 쫓아가서 국립에서 받은 월급 다 바쳐가면서 『승무』 『살풀이춤』을 배웠어요. 춤의 근원을 제 속에 집어넣고 싶었어요. 파가 다르다 보니 송범 선생님은 ‘네가 뭐가 아쉬워서 이매방 선생한테 가서 배우냐’ 면서 싫어하셨지만, 저는 그래도 ‘내가 나이 70쯤 되면 명무가 되리라’라는 생각으로 스물대여섯 살 때부터 쌓아오고 준비를 해온 거예요. 그렇게 하지 않고 자만을 갖고서는 절대 스타가 될 수 없어요. 스타는 선생이 키우는 게 아니에요. 처음에는 선생이 시작을 해주죠. 그런데 그 다음에 크는 몫은 본인한테 있어요. 우리는 커피 한 잔 마실 돈 조차도 몸에 투자를 했어요.
윤중강 _ 안숙선 선생님이 대표적인 사례죠. 그 선생님은 창극의 주인공을 하기에는 체격적인 조건이 안 됐어요. 정말 노력으로 된 거잖아요. 예전에 예술단체는 오전만 근무하면 끝나는데, 빨리 식당에 가서 점심 먹고 와서 저녁 7시까지 연습하고 퇴근을 했어요. 그렇게 열심히 하셨잖아요.
국수호 _ 국립극장 귀신이었어요. 새벽 6시에 가고 그랬으니까요.(웃음)
윤중강 _ 그러니까요. 근데 그 귀신 얘기가 어떻게 나왔냐면요. 안숙선 선생님이 너무 추워서 국립극장 보일러실에 들어가서 소리를 했대요. 그랬더니 관리인 아저씨가 놀라서 보일러실에서 귀신이 곡을 한다고 믿었다는 일화가 있어요. 그 정도로 노력을 해서 만들어진 거죠.
이번에는 무용과 음악을 연결지어 류인상 선생님께 질문을 드릴게요. 사실 무용이 먼저 떴고, 무용 때문에 그 이후에 음악이 많이 만들어졌더라고요. 산조는 아니더라도, 예를 들면 성금련 선생의 「가락별곡」 같은 곡들이 전부 한영숙 선생의 춤 때문에 만들어진 음악이에요.
국수호 _ 「흥」도 1968년도에 내 작품 때문에 만들어진 거였어요.
윤중강 _ 네. 박범훈 선생도 워낙 출중한 피리잡이지만, 국립무용단 음악을 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고, 거기서 수입을 많이 얻었잖아요. 그분은 그런 식으로 관현악으로 무용 음악을 만드는데요. 여기서 류인상 선생님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선생님은 민족음악원 경험도 있고, 무용계를 선생님이 장단으로 꽉 잡으셨잖아요. 어떻게 음악적으로 꽃을 피운 건지 구체적으로 말씀 부탁드려요.

장단을 잘 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장단에 가장 걸맞게 쳐야
류인상 _ 사실 무용음악이라는 별도의 장르가 따로 없었잖아요. 다 기존에 있던 음악이기 때문에, 제가 고민을 좀 했어요. 성악, 연희, 기악 이런 식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춤 음악은 따로 나눠져 있지 않더라고요. 기존에 있던 음악을 무용에서 하는 건데, 기존의 음악을 춤 쪽으로 가져와서 춤과 잘 연결해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던 거죠. 우리가 보통 김청만, 장덕화, 정화영 이 세 분을 빅3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그 다음 세대의 정서는 그 선생님들이 거친 과정과 정서와는 완전히 다른 거예요. 그래서 가끔은 춤은 화성에서 왔고, 음악은 금성에서 왔다고 말하는데, 완전히 다르다는 뜻이에요. 이렇게 다른 음악과 춤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잘 연결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어려운 거예요. 음악은 같은 걸 해도 녹음했을 때와 라이브는 전혀 다르게 들릴 수도 있어요.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어떻게 잘 풀어낼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일단 큰 선생님들한테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돼요.
한영숙류를 예로 들면 거기에 공통적인 부분이 있잖아요. 장단을 잘 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장단에 가장 걸맞게 쳐야 해요. 그런데 여기서 무용 쪽 사람들은 한영숙류와 이매방류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하지만, 음악 하는 사람들은 다 똑같은 살풀이인데 장단을 잘 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요. 이런 부분을 연결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이를테면, 한영숙류는 부처님 도 닦듯이 수련하듯이 장단도 악센트를 주기보다는 쭉 밀고 가면서 치는 거죠. 이걸 그동안 해본 적이 없었던 거죠. 장구 치는 사람들은 ‘여기가 포인트니까 여기서 강하게 한 번 쳐줘야 하는데?’ 하고 그렇게 쳐버리면 춤추는 사람들은 벌써 단절돼버리는 거예요. 이런 것에 접근을 했다는 말이에요. 춤에 맞게 음악도 그렇게 연주해줘야 되는 거죠. 그렇게 하고 난 후에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면서 새로운 탈바꿈을 하는 과정이 오는 겁니다.
제일 힘들었던 건 커뮤니케이션이에요. 어떤 동작하고 음악이 안 맞으면 그걸 맞춰야 되고, 라이브를 많이 안 해본 사람들은 그게 몇 번째 동작인지 한참 세고 그래야 돼요.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음악 쪽 사람들 중에 화를 내는 사람이 있으면 자제시켜야 하는 경우도 있고요. 대가 선생님들한테도 그건 아니라고 말해야 할 때도 있고요. 그런 점들을 컨트롤하는 게 굉장히 힘들었어요.
또 다른 한 가지는, 장구를 치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음악과 춤 사이의 화학적인 작용을 잘 이끌어내야 돼요. 음악 하는 사람들은 좀 더 독립적이고 개성이 있어요. 그래서 음악 하는 사람들 각자가 가진 고유의 결을 쉽게 못 바꾸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시나위 패턴이 있으면, 그 부분만 하면 괜찮지만 8가지 춤의 패턴을 다 해야 되잖아요. 어떤 특정 춤에는 특정 음악가가 굉장히 잘 맞는데, 그 음악가가 다른 춤에는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럴 때 어려워지는 거예요.

가장 핵심적인 것만 가지고 정갈하게 만들어내는 능력
윤중강 _ 류인상과 류인상의 일행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춤 공연 리허설에 가보면 류인상 선생님은 춤을 굉장히 많이 봐주시고, 춤에 맞추려고 애를 많이 쓰세요. 그래서 아까 국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남자건 여자건 베개동서 같은 역할을 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기악 연주자들은 그런 관심이 없거나 자기 스타일대로 연주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춤추는 사람과 기악 연주자들의 연결고리 역할을 류인상 선생님이 해주고 계신거죠. 음악이 춤에 좀 맞춰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때 선생님께서 가끔 리허설에서 꾸짖거나 얼굴을 찌푸리는 경우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류인상 _ 네, 있었죠. 아무래도 음악과 춤을 잘 연결시켜야하는데 간혹 장구 소리만 듣는 분들도 계세요. 그러니까 ‘장구가 두 장단 넘어가면 되지 뭐’ 이렇게 할 때 너무 속상한 거예요. 음악이 만들어지고 장구가 결을 타야 되는데, 그렇지 않을 때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해요. 꼭 춤에만 맞춘다기보다는, 어떤 음악들은 춤에 너무 포인트를 맞추다 보니 음악만 들었을 때 조잡해지기도 하거든요. 이게 어려워요.

한국 창작춤이 현대춤을 그냥 바로 차용해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
윤중강 _ 세 분 선생님들이 스타일은 다 다르시지만, 제가 보기에는 음악을 제일 잘 아시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여기까지 오신 거겠죠. 지극히 음악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음악을 간과하거나 이상하게 편집하는 사람들은 지금 살아남지도 못했어요. 국수호 선생님이 음악에 대해 얘기 좀 해주세요.
국수호 _ 지금 젊은 춤꾼들이나 창작자들이 대단히 힘든 시기를 보내는 걸 알고는 있는데, 창작이라는 게 생각보다 만만하지가 않아요. 요즘 외국 음악을 가지고 한국 창작춤을 만들잖아요. 그래서 춤이 20년 째 다 비슷비슷한 상태에요. 한국 창작춤의 동작적 요소를 누가 논문으로 분석하면 재미있을 텐데요. 한국 창작춤이 현대무용을 그냥 바로 차용해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또 중국의 한족 춤이 발레나 현대춤을 차용해서 창작을 하고 있는데요. 그걸 20년 전에 수입해 와서 했는데, 동아콩쿨에 나오는 창작 파트의 출연작보면 동작은 다 비슷해요. 거기서 두 바퀴 휙 돌고 하면 잘 춘다고들 하는데 그건 잘 추는 게 아니에요. 동아콩쿨은 예술가가 되기 위한 등용문 아니에요? 그런데 거기에는 기술만 들어가 있어요. 아까 말한 체험 세대들이 겪은 가무악의 깊이는 거의 찾아볼 수 없죠. 그래서 끝나고 나면 그 사람들이 스타가 되긴 하지만, 1~2년 사이에 한 바퀴 더 돌아서 세 바퀴 도는 사람이 나오면 두 바퀴 돌아서 스타 된 사람은 사라져버리는 거예요. 그런 현상이 계속되어 왔어요. 그래서 제가 동아콩쿨의 운영위원을 할 때, 이건 안 되겠다 싶어서 건의를 해서 2~3분짜리 한국 창작춤을 하더라도 한국 전통춤을 따로 보게 했어요. 제가 그 때 처음 시작을 한 거예요. 그걸 지금 20년 째 하고 있어요. 그게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좀 전에 음악이 화두였는데, 창작을 하는 데 있어서도 한국음악의 굿거리, 산조, 그리고 같은 박자라도 중중모리, 중모리 다 다르고 그런데 그걸 학교에서 가르치질 않아요. 무용음악 시간에 그걸 강의를 해줘야 되거든요. 선생들이 시나위와 산조는 어떻게 다른지 그런 정도는 알려줘야 되는데, 본인 특색만 가르쳐요. 대학 교수 본인 자신도 특색을 가지지 못했는데 어떻게 제자한테 특색을 가르칠 수 있겠어요? 세탁기에서 본인 빨래 꺼내서 널어놓은 형상이랑 똑같은 거죠.
윤중강 _ 그런 걸 가르쳐야 되는데, 알고 있어도 깊이 있게 못 들어간 거겠죠.
류인상 _ 무척 재미있는 얘기가 있어요. ‘굿거리와 중중모리 차이가 무엇이냐?’ 이건 음악 하는 사람들도 어려워요, ‘굿거리와 중중모리 모두 십이 박인데, 중중모리는 아홉 박에 포인트가 있고, 굿거리는…’ 이 정도에요.
윤중강 _ 그러면 유 선생님은 굿거리와 중중모리를 혼동할 때 다른 음악 하는 사람들한테는 어떻게 설명하시고, 무용과는 어떻게 소통을 하세요?
류인상 _ 춤에서는 어차피 이름이 정해져 있어요. 예를 들어 중중모리 같은 경우는 첫 박을 던져놓고, 살살 쌓아가다가 아홉 번 째 박에 딱 맺어주고 푸는 거죠. 굿거리는 달라요. 진하게 들어갔다가 흐려지다가 아홉 박에 맺어주는 게 중중모리라면, 굿거리는 기본적으로 계속 기둥이에요. 기둥이 중심이 되어 그 다음에 변화가 들어가는 거죠. 그래서 장단을 아무리 잘 치는 사람들도 변화를 주려고 특정 박에서 변형가락을 쳐야 남들보다 잘 친다고 느끼는데, 사실 굿거리에서는 기둥을 딱딱 잘 세워줘야 그 사이에 음악과 춤이 비집고 들어갈 수 있어요. 그런데 가락 사이사이를 너무 건드는데 눈에 보기엔 좋을 수 있죠.
윤중강 _ 전 그게 싫어요. 이태백이라는 분의 장단을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분은 기본이 굉장히 확실하고, 뭔가를 많이 집어넣지 않아요. 포인트만 잘 집어줘요. 그 분이 진양조를 치면 진양조가 정말 잘 느껴져요. 무용하는 사람들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어떤 경우에는 무용 하는 사람들이 동작은 다르게 다양하게 하는데, 장단감이 전혀 안 느껴져요. 선생님들은 기분이 나쁘게 들리실 수 있지만요. 조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음악과 무용에 대해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좀 신중하게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요.
조경아 _ 아뇨, 생각해보고 있었어요.
국수호 _ 워낙 전문적인 얘기라, 좌담의 형식으로는 힘들 것 같은데요.

코로나 시대, 춤꾼이자 창작자로서의 시도인 ‘홀춤’
윤중강 _ 코로나 얘기, 홀춤 얘기해야 되는데 제가 너무 제 욕심을 냈네요.
(웃음) 코로나 시대에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음악도 그렇고 춤도 그렇고 대형화가 됐다는 거예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출연한다는 거죠. 그런데 이런 형태가 코로나 시대에는 가장 안 좋은 거잖아요. 그리고 대형 공연을 하려면 큰 극장이 필요한데, 큰 극장은 코로나 상황에 위험한 곳이고요. 그런데 국수호 선생님이 이런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홀춤’을 생각하셨더라고요.
국수호 _ 맞아요. 코로나를 예상은 못했지만, 저는 고희를 맞아도 7~8명이 모여서 소극장에서 100석, 200석 놓고 공연하는, 몸과 몸이 만나는 춤을 만들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코로나 시대가 오면서 이 시기에 내가 수입이 없다고 한탄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춤꾼이자 창작자로서 그리고 원로로서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하는 생각과 더불어 이럴 때 혼자 출 수 있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음악도 여러 사람이 연주하는 것보다 일대일로 할 수 있는 게 좋겠다, 그렇다면 산조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제가 만들어 놓은 여러 산조도 있는데, 제가 창작한 홀춤을 보니까 대한민국 무용가들이 즐겨 추는 22개의 솔로 작품이 있더라고요. 이런 때에 음악은 있는데 춤은 없는 분야를 선택해서 홀춤을 더 만들어봐야겠다 싶었어요. 그럼으로써 춤 분야의 확장성을 가져오고, 이를 계기로 창작하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창작의 이미지도 심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여러 가지 차원에서, 지난봄부터 구상을 하기 시작했어요. 내년 1월15~17일에 코우스(한국문화의집)에서 『국수호의 홀춤』라고 해서 춤과 음악이라는 주제로 올릴 건데요. 여태까지 반주악기로만 쓰였던 장구를 장구 산조라는 제목으로 춤을 만들어보기로 결정했어요. 류인상 감독이 원래 농악을 했고, 저도 고등학교 때 농악을 했기 때문에 장구의 근본적인 태동의 가락을 몸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둘이 의기투합해서 장구 산조 춤을 10분 여 길이로 하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윤중강 _ 장구 산조 춤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건가요?
국수호 _ 장구를 연주하고, 춤을 추는 거죠.
윤중강 _ 장단과 리듬을 많이 살리는 춤이 되는 건가요?
국수호 _ 그렇죠. 근본적으로 장구 장단을 몸은 절대 따라갈 수 없어요. 왜냐하면 궁채와 열채가 가락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장단이 생성된 근본적인 터, 땅을 생각하면서 몸을 거기에 기대보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농악은 땅을 밟고, 길을 여는 것부터 시작하는 거거든요. 어느 농악이든 길을 여는 길굿부터 시작해요. 이런 식으로 장구라는 악기가 지닌 태생적, 근본적 가락에 태생적 몸을 얹힌다는 개념으로 장구 산조 춤을 만들려고 해요.
그 다음에 호적시나위는 있는데 호적 산조 춤은 없어요. 동해안별신굿의 김석출 선생이 호적 산조라는 것을 만들어놓긴 했는데, 너무 날래서 몸이 감당할 수가 없어요. ‘호적’이 춤과 어떻게 만날 수 있나 고민하고 있어요. ‘호적’이 날라리라고 불릴 만큼 날아다니는 음악이라 공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몸이 착 엉겨 붙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여태까지 호적 춤이 만들어지지 않았던 거죠.
윤중강 _ 극장 춤으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것 같아 보여요.
국수호 _ 그래서 내일 최경만 선생을 만나는데, 그 분이 몸이 좀 안 좋으셨는데 가능하면 최경만 선생과 같이 하면 좋겠어요. 제가 10명 이상의 연주자의 연주를 유튜브로 다 들어봤지만, 당대 최고는 박범훈과 최경만이에요. 그래서 소리나 날라리가 아니라 녹아서 내려오더라고요. 촤악 깔려요. 그래서 오히려 거기에서 호적의 인생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또 아쟁은 워낙 비조와 계면조가 깊으니까 아쟁 산조 춤이 없어요. 아쟁이 효과음악으로만 쓰였지, 아쟁의 독특한 언어를 살린 몸짓이 없었어요. 그래서 그 점에 착안해서 아쟁 산조를 만들어서 이번에 아쟁에 춤 이름을 붙여주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호적 산조는 『적』이라고 붙였고, 장구 산조는 『오채질굿 다섯 길』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다섯 길』은 처용무의 오방과 마찬가지인데요. 네 길에서 동서남북이 합쳐진 거예요. 그리고 또 생황 산조를 작곡하고 있어요. 생황 산조는 그 음악의 코드에 따라서 『비천』이라고 가제는 지어놨지만 대단히 몸이 떠다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몸을 좀 정리해야 되는데, 어떤 장단을 이용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는 더 고민을 해야 돼요. 지금 작곡을 다섯 개나 하고 있어요.
윤중강 _ 장구, 호적, 아쟁, 생황,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뭐예요?
국수호 _ 거문고와 가야금 가지고 하는 게 하나 있어요. 거문고 가야금 병주 『가을달』. 하고 싶은 건 많아요. 그런데 일단 이렇게 하면서 홀춤 만들어놓은 것들을 정리하고, 계속 갈비 뜯는 동작만으로 창작을 하고 있는 제자들이 좀 더 춤 속으로 들어가게 하려고 해요. 춤이 양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그래서 이번에 다섯 가지 춤을 출 때, 나도 추지만 그 춤을 안무할 때 같이 배운 사람이 다른 날에 또 출 수 있도록 할 거예요. 예를 들어서 장구 산조 춤을 춘다면, 장구가락을 제일 잘 아는 채향순 교수가 제가 안무를 할 때 옆에서 같이 배우게 하려고요. 그래서 오늘은 내가 추고, 그 다음 날은 채향순 교수가 춰서 그것이 바로 신 전통으로 이어져 춤을 출 수 있게 하려고 해요. 그런 방식으로 할까 생각하고 있어요.
앞으로 남은 두 달 동안 작업해야 돼요. 새벽 네 시에도 일어나서 이미지 작업을 하기도 해요. 그게 코로나 시대의 제가 살아가는 방법, 미래를 향한 투자예요.

지금 이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대처했는가에 따라 그 이후 각자의 삶도 달라질 것
윤중강 _ 제가 이런 저런 질문을 드려서 중구난방이에요. 결론은 그래도 코로나로 마무리를 지을까요? 서두에서도 말했지만, 2020년이 한 달 남았습니다. 남은 기간 어떻게 하실 예정인지 코로나와 관련해서 한 말씀씩 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류인상 _ 코로나 때문만이 아니라, 그 전부터 미니멀하게 공연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왔어요. 이제 앞으로는 가장 핵심적인 것, 흡수력 있고 집중될 수 있는 것만 가지고 정갈하게 만들어내는 능력이 예술가들한테 필요하다고 봐요. 이번 코로나 상황이 그런 것들을 훈련할 수 있는 수련의 장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경아 _ 무용은 단체로 하다 보니 군무 속에서 서로 의지해 가면서 해온 것이 사실이에요. 물론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지만, 지금 상황에서 보자면 지금은 서로의 도움을 받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앞으로 보다 나은 길을 가려면 자기 개인의 실력을 더 노력해서 쌓아두는 것이 가장 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중강 _ 저는 장구 산조 춤이 춤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더 정교하고 세련되게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국악계는 지금 굉장히 복잡하고 활성화된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과거 전 세대에 비해서 한 사람이 남긴 업적이 무용보다도 없어요. 다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음악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음악이 발전할 작업의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국수호 _ 제가 ‘홀춤’을 얘기하면 우리 무용가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데요. 말하자면 제가 춤 속에서 산지 70년이 넘어가다 보니 드는 생각인데요. 코로나는 1~2년이면 잡히겠죠. 백신이 나온다는 얘기도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 이후의 상황은 각자 본인의 몫이에요. 자기가 삶을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스타성을 유지할 수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삶을 제대로 살고 있다고 하는 존재감을 찾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타가 되는 게 문제가 아니에요. 그리고 남 탓 하면서 살 수는 없어요. 그건 이런 코로나 시대에는 절대 안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지금 이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대처했는가에 따라서 그 이후의 각자의 삶도 달라질 거라 봐요. 그런 점에서 지금 하고 있는 작업들이나 여기 계신 선생님들이랑 뜻이 잘 맞고 하는 것들이 미래지향적인 삶의 표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윤중강 _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