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8일 인쇄
2017년 11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7년 11월호 통권 501호 |2018년 2월 21일 수요일|
 

의학살롱

 

물린 상처와 패혈증(Sep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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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중(金元仲)(시너지정형외과 원장)

최근 아이돌 그룹 멤버의 반려견에 물려 유명 음식점 대표가 타계한 불운한 사건이 신문을 도배했다. 그 사인은 패혈증이었다.
의학계에서 중요 질병의 정의(定意)가 바뀌는 일은 아주 드물지만 패혈증은 1993년, 2002년 과 2016년 세 번씩이나 바뀔 정도로 현대 의과학이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관심 분야이다. 패혈증의 최신 정의는 “감염에 대한 신체의 반응이 자기 자신의 장기와 신체 조직을 손상시키면서 발생하는 생명을 위협하는 위중한 상태” 이다.
패혈증은 세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사망의 주된 원인으로, 항생제 발명 전까지 사람이 죽는 가장 큰 이유였다. (우리나라의 역대 왕조 왕들의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이 종기에 의한 패혈증이었으니 민초들은 어땠을지 가히 짐작이 간다). 항생제의 발명으로 감염에 의한 사망은 획기적으로 감소하였지만 패혈증의 사망률은 아직도 40% 를 상회한다.
세균의 감염이 어떻게 패혈증이 되는지는 현대의학이 발달한 현재까지도 정확히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병원균과 환자의 면역계간의 복잡한 상호 작용이 관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간단한 감염이 무시무시한 패혈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조기의 적절한 항생제 사용과 적절한 창상(칼 등 예리한 연장에 다친 상처)처치가 필수적이다.
우리의 몸 안은 면역체계의 의해 무균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우리 몸에 들어오는 균은 모두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이라 (위장관에 정상적으로 균이 서식하기는 하지만 위나 장은 엄밀히 말해서는 몸 밖이다) 모든 감염은 균이 들어오는 병소가 반드시 존재하게 된다. 몸 안이 무균상태임에 반해 몸 밖은 세균이 득실득실하는 무서운 곳이다. 그래서 몸과 외부의 경계인 곳을 통해서 언제든지 몸 안으로 균이 침입할 수 있다. 호흡기나 소화기를 통해 들어오는 감염도 흔하지만, 외상에 의해 상처가 생기는 경우 까딱하면 이 창상을 통해 균이 들어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감염의 확률은 어떠한 물체에 의해 상처가 났는지, 그 상처가 얼마나 광범위한지, 몸 안의 어떤 부위까지 상처가 깊게 났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깨끗한 칼에 의한 상처같으면 비교적 감염 확률이 낮지만 더럽고 세균 오염이 심한 물체에 의해 발생한 상처는 감염의 확률이 아주 높다. 이번 사건과 같은 교상(물린 상처)은 세균이 득실거리는 구강 환경에서 발생한 상처라 아무리 작고 얕은 것 같아도 매우 위험한 상처이다. 구강 내에는 보통의 환경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혐기성균(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자라는 균)도 많아 우리가 통상 사용하는 1차 항생제로는 치료가 잘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겉의 상처에 비해 깊이가 깊고 상처가 빨리 아물어서 고름이 생기더라도 밖으로 흘러 나갈 길이 없어지므로 조직 내로 확산되는 경우가 흔하다. 진료실에 있으면 가끔 반려동물에게 물려서 오는 사람들이 있다. 대개의 경우 교상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을 하고 창상에 대해 적절한 치료를 하라고 해도 (진료비가 너무 싸서 의사들이 한 푼이라도 더 벌기위해서 과잉진료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인지) 의사 말을 잘 믿지 않으려고 한다. 이번 일로 많은 변화가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