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8일 인쇄
2017년 11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7년 11월호 통권 501호 |2018년 8월 19일 일요일|
 

음악살롱

 

고뇌에 찬 시의 노래
- 열 번째 유은선 작곡발표회




이상만(李相萬)(음악평론)

여류 국악작곡가로서 국악계에 유은선 만큼 영향력이 큰 인물도 드물다. 작곡가로서 열 번의 개인 작곡발표회를 가진 사람은 국악은 말할 것도 없고, 서양음악 작곡계에서도 흔치 않다.
작곡가로서 음반을 13종류를 출판했다. 학력도 음악학과 예술경영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한국음악학으로 박사과정을 이수했다. 저서도 몇 권 있고, 수상경력도 매우 화려하다. 거기에 연출 기획 능력도 탁월하고, 국립국악원 연구실장, 국악방송 본부장 등 요직도 섭렵했다.
국악작곡은 우리나라 최고의 등용문인 「동아음악콩쿠르」에서 1위 입상하여 화제의 인물이 되었다. 그때가 1988년 24회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였다. 그는 국악고등학교 시절 무용을 전공했고, 빼어난 몸매를 지니고 있다. 그는 뛰어난 글 솜씨를 지니고 있으며, 말씨도 유창하며 말로써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이날 음악회에서도 본인이 직접 사회를 맡았는데 전문적인 직업 사회자들을 뺨치고 있다. 지난 10월7일 오후7시30분 가을의 문턱에서 남산국악당에서 「시를 노래하다」라는 제목의 「10회 유은선 작곡발표회」가 열렸다. 유은선이 창단하고 본인이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다스름이라는 모임이 주축이 된 음악회였다.
유은선이 직접 쓴 인사말을 인용하면 “어려서부터 유난히 시를 좋아해 아름다운 가을풍경, 청량한 공기를 표현할 멋진 시를 짓고 싶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제 창작활동에 있어서 시는 늘 중심에 놓이고 했습니다. 좋은 시를 만나면 그 시 속에서 선율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시와 만나기에 가장 좋은 이 계절에 시와 선율의 중매쟁이 역할을 자처해봅니다. 아직 채 노래를 만들지 못했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시는 악기로 느낌을 표현해보았습니다. 함축적인 짧은 문장 속에 담긴 우주의 논리를 감히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즐겁게 시를 만나고 국악기를 시적으로 만나는 시간으로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이번 작품 속에는 대부분 노래가 위주이지만 개중에는 기악곡이 몇 점 있었고, 대부분의 가사가 있는 노래와 국악기가 함께 하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바리톤을 위한 실내악 속절없이 그리운 날엔」이라는 작품은 바리톤 이진원이 노래를 불렀다. 명창 안숙선은 마지막에 「숨의 노래 아리랑」을 불러 대단원을 장식하려 했는데, 첫 순서로 등장했다.
유은선은 최근에 많은 괴로움을 겪었다. 고통 없이 이루어지는 게 없다는 서양 격언 같이 괴로움 속에서 이번 작품들을 썼다.
너무 앞서 가 사람들의 질시 속에 살아온 그가 이제 세상을 포용하고 우주의 질서 속에 살고자 하는 결의가 작품 속에 담겨져 감명 깊은 발표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