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8일 인쇄
2017년 11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7년 11월호 통권 501호 |2018년 10월 22일 월요일|
 

논단

 

춤담론 플랫폼으로서 「춤」지의 역할과 방향
- 「月刊 춤」 500호의 의의



이주영(李宙永)
(인천문화재단 본부장·시인)

1. 서론
춤 전문지 월간 「춤」이 2017년 10월호로 지령 500호를 맞았다. 불혹(不惑)을 넘겼다. 1976년 3월 창간호 이후, 긴 세월 척박한 춤 환경 속에서 묵묵히 한 길을 걸어왔다. 공(功)이 크다. 단언컨대 무용계에서 「춤」지를 접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의의를 고려할 때 춤 미학의 단초를 이루어 낸 산실이자 춤담론 플랫폼으로 「춤」지의 동시대적 의미를 다시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는 재확인 차원을 넘어 재조명해야 할 가치와 당위성이 모두 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이런 의의를 가진 춤평론 전문지 월간 「춤」의 족적을 춤 생태계와 연결시킨다. 춤 생태계를 이루는 주된 요소로 창·제작, 유통, 소비로 설정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춤」지의 역할과 방향을 다각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먼저 춤담론 플랫폼으로서의 의의를 논구해보자.

2. 춤담론 플랫폼 의의
의미: ‘춤담론 플랫폼’ 의미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춤담론’과 ‘플랫폼’ 각각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논자가 설정한 춤담론 플랫폼의 현대적 의미를 제시하고자 한다.
담론(談論)은 언어학적 측면에서 볼 때, ‘담화(談話)’의 의미가 그 중심을 이룬다. 특히 현실이나 양상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언표(言表)’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포스트구조주의 이론가인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의 입장을 적극 수용할 필요가 있다. 그는 담론을 특정 대상이나 개념에 대한 지식을 생성시킴으로써 현실에 관한 설명을 산출하는 언표들의 응집력 있고 자기지시적인 집합체로 간주하였다. 여기에서 출발하여 ‘법률적 담론’, ‘미학적 담론’, ‘의학적 담론’과 같은 말이 생성되었다.
이러한 배경 하에 담론의 의미를 춤담론으로 확장시켜 보자. 춤담론이란 춤을 대상으로 춤의 고유한 행위나 텍스트 하나에만 단편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춤을 둘러싼 제반 환경 속에서 춤에 대해 종합적으로 인식하고, 구조화하는 일련의 행위다. 예술적 담론의 하나인 춤담론은 이러한 심층적 과정을 통해 결과가 도출되고, 환류 된다.
다음은 플랫폼이다. ‘플랫폼(platform)’은 여러 의미가 있다. 사전적 의미에서 먼저 출발하자면, 기차나 전철에서 승객들이 타고 내리는 승강장이다. 오늘날에는 다양한 종류의 시스템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통적이고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기반 모듈(module)이다. 이는 어떤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일종의 ‘토대’이자 ‘인프라(infrastructure)’다. 제품, 서비스, 자산, 기술, 노하우 등 다양한 형태를 포함한다.
논제에 따른 춤 관점에서 플랫폼 의미를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이는 춤담론이 유기적으로 생성될 수 있는 기반이자 춤을 둘러싼 다양한 요소들이 적극적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하는 인자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요소들이 결합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요컨대, 춤담론 플랫폼이란 춤을 둘러싼 제반 환경 속에서 춤에 대해 종합적으로 인식하고, 구조화하는 일련의 행위를 유기적으로 생성, 발현시킬 수 있는 춤 기제다. 논자는 이러한 춤담론 플랫폼에 대한 의미 부여를 토대로 춤 전문지의 역할과 방향을 논의하게 된다.
중요성: 춤담론 플랫폼 의미를 앞서 살펴보았다. 그럼 왜 이것이 중요할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춤담론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요소로 작동한다. 기준이 서지 않으면 담론의 방향이나 목적이 흔들릴 수 있는 바, 이에 대한 명확한 설정은 충분조건이자 필요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방법을 제시한다. 플랫폼 기능 중 하나가 매개체 역할이다. 이는 춤담론의 원활한 흐름을 유도하고 지속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결국 이 두 가지를 종합하면, 춤담론 플랫폼은 춤담론 장(場)의 기준이자 매개자다. 이런 측면에서 춤담론 플랫폼의 중요성과 가치를 확인 할 수 있다.

3. 춤 전문지와 춤 생태계
춤 전문지 현황: 현재 국내 주요 춤 전문지로는 「춤」, 「댄스포럼」, 「몸」, 「춤과 사람들」을 들 수 있다. 이들에 대해 살펴보기 전, 지금은 발행되지 않은 잡지에는 「무용한국」, 「춤 이미지」, 「무용예술」 등이다. 그 외 무용을 다룬 예술 잡지로는 「객석」, 「문화예술」, 「음악동아」 등을 들 수 있다.
현재 지속적으로 춤 전문지로 활발하게 역할을 하는 매체는 앞서 언급한 「춤」, 「몸」, 「댄스포럼」, 「춤과 사람들」 등이다(창간 순서 기준). 2017년 현재 통권 500호를 달성한 「춤」지는 1976년 조동화 발행인에 의해 발행되었다. 무용의 전문화, 학술화, 기록화,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무용평론가 배출의 산실 역할을 하였고, 무용예술 전반적인 발전에 지속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1993년 (사)창무예술원(발행인 김매자)에 의해 「몸」지는 창간되었다. 「댄스포럼」은 1998년 김경애 발행인에 의해 창간되었다. 마지막으로 「춤과 사람들」은 춤과 사람들을 발행처(발행인 고부안)로 하여 1999년 창간되어 전문지로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춤 전문지들은 언론 매체로서 보도와 비평이라는 역할을 기본적으로 수행한다. 여기에 춤 전문지로서 춤 장르 특수성을 반영한 무용계 각종 현안에 대한 진단 및 제시, 정보 제공, 연구, 기록 등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다.
춤 전문지와 춤 생태계: 「춤」지 2017년 1월호에 이용관이 쓴 공연예술 생태계에 관한 글에서는 ‘건강한 공연예술 생태계’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여기에서 공연예술 생태계란 생산(창작)과 유통(매개), 소비(향유)가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가, 장르별 지역별 분포는 합리적인가, 기초예술과 상업예술은 균형을 이루고 있는가에 대한 관점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 논자 또한 이 관점에서 동의한다. 이 중에서 생산(창작)과 유통(매개), 소비(향유)에 대한 것을 춤 생태계 측면에서 진단해보는 것은 유미하다고 생각한다.
서론에서 언급했듯 춤 생태계를 이루는 주된 요소로 창·제작, 유통, 소비로 설정한 논자의 입장을 「춤」지의 역할과 방향을 중심으로 아래에서 논의하고자 한다.

4. 춤담론 플랫폼으로서 「춤」지의 역할과 방향
춤 전문지의 일반적 역할: 춤 전문지의 일반적 역할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춤 전문지는 춤만을 전문으로 다룬다. 둘째, 춤 전문지는 춤계의 정보나 지식, 당면문제들에 관한 의견을 공적으로 토론하고 교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공개 시장 역할을 한다. 셋째, 춤 전문지는 전문적인 해설과 분석을 통해 교육적, 계몽적, 설득적인 기능을 한다. 이는 선도적 역할이다. 넷째, 춤 전문지는 춤에 대한 기록을 역사화한다. 다섯째, 춤 전문지는 저널리즘 측면과 아카데미즘 양면을 수용하여 연구 매체로서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춤 전문지는 춤 문화의 창조와 통합 기능을 수행한다. 이는 춤의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역할과도 일정부분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춤 전문지 「춤」지 특징과 역할: 지금까지 춤 전문지 「춤」지 역할을 살펴봄으로써 춤담론 플랫폼으로서 역할과 방향을 모색하는 데 시사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월간 「춤」은 1966년 6월호 창간호를 내놓았다가 10년 동안 휴간된 이후 1976년 3월에 조동화에 의해 다시 창간호를 내었다. 이후 국내 춤 전문지로서 현재까지 단 한 번의 결간 없이 꾸준히 우리나라 최고(最古) 잡지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조동화는 「춤」지 발행 목적을 ‘무용계의 지성화와 평론가 육성에 따른 무용의 사회적 지위향상’에 두었다. 「춤」지를 무용인들에게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무용예술을 사회 지식인들에게 전파시키는 데 목적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기조 하에 전문지의 역할인 무용 문화의 고급화, 정보화, 기록화를 이루어내었다. 무엇보다 월간 「춤」을 통해 전문지의 최대 역할인 평론가 배출에 큰 기여를 하였다. 「춤」지를 통해 배출된 평론가들의 꾸준한 평론활동은 우리나라 비평문화 창달에 기여하고 있다. 문화의 지성화, 대사회적 위상 강화라는 잡지 역할을 한 것이다.
무엇보다 「춤」지는 잡지를 통해 할 수 있는 헌신적인 문화운동을 모범적으로도 보여주었다. 좌담과 특집기사를 통해 무용계 위인들의 추모 어젠다(agenda)를 설정하고, 모금운동을 하였다. 매호 참여예술가들의 명단을 싣는 등 많은 무용인들을 한뜻으로 뭉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예를 들면 1996년 근대춤의 선구자 조택원의 ‘춤비’를 국립극장 앞마당에 설립하는데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시켰다. 이는 국립극장에 처음 들어서는 동상이다. 연극계 등에 자극을 주기도 했다. 2001년에는 한국 전통춤의 대부이자 집대성자 한성준 ‘춤비’를 태평무 전수관에 건립하는 등 춤 문화 운동을 전개하였다. 언론으로서 잡지, 전문지의 힘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특히 2006년 춤 30주년 기념호를 발간하면서 발행인 조동화는 평생 수집한 사진, 문헌 등 수십만 점의 춤 자료 기증을 통해 국내 유일 춤자료관 ‘연낙재’를 개관하였다.
춤담론 플랫폼으로서 「춤」지의 역할과 방향: 춤 전문지 월간 「춤」이 그동안 이룩한 성과를 토대로 춤담론 플랫폼으로 그 역할을 수행하도록 제언하는 것이 이 연구의 주된 목적이다. 이러한 목적과 결부시켜 앞서 언급한 춤담론 플랫폼의 의미, 가치가 충분히 녹용된 춤 전문지 「춤」지의 역할과 방향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창·제작 측면이다. 하나의 무용 작품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 예산이 투입된다. 극장이나 연습공간 등 하드웨어는 기본이다. 무용 기획 및 제작, 홍보 및 마케팅, 행정 등 다양한 과정을 통해 무대에서 작품은 빛을 볼 수 있다. 생산, 즉 결과물(output)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투입(input)이 절대적이다. 공장처럼 단순한 공정 절차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고도의 영감의 산물인 작품 완성은 창조 작업의 특성상 녹록하지 않다.
창·제작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작품 선정, 기획 아이디어, 출연자 및 스태프 선정 및 결정, 예산 편성 및 집행, 무대, 조명, 음향, 소품, 분장 등 무대기술 및 미술 요소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하다. 생산의 보고인 춤 전문지에서 춤담론의 전초 기지가 되어 활발한 창작 활동이 가능하도록 적극적인 지원군이 되어야 한다. 창·제작에 도움이 되는 정보제공, 국내외 사례, 예술가 및 예술 단체 정보, 국내외 무용 동향, 무용을 둘러싼 예술 현황 및 역할 등을 다양하게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유통 측면이다. 무용 작품 유통 또한 제작만큼이나 고민이 많이 되고, 손이 많이 가는 부분이다. 공연예술시장 팽창이라는 측면이 있지만 예술적, 경영적 고민은 공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유통은 매개다. 말 그대로 춤 플랫폼 역할이 요구된다. 춤 전문지는 이 점에서 있어서 춤 정보와 네트워킹의 구심점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종합지가 아닌 전문지, 다시 말하면 무용 전공자와 관계자가 주 독자층인 춤 잡지의 특수성을 십분 발휘하여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내용들이 수반되어야 한다. 춤 마켓, 프로모션이 적극적으로 유발될 수 있는 꼭지들이 편성될 필요가 있다.
셋째, 소비 측면이다. 창·제작과 유통이 잘 이루어지더라도 이는 공급자 단계에 멈출 수 있다. 수요자인 소비자, 즉 관객에게 어필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정보와 콘텐츠로 결정된다.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보 제공, 작품 리뷰를 통한 고정 레퍼토리 구축, 공연 시장 구조와 흐름을 진단한 이를테면, ‘무용경영 마켓’ 등 예술경영 및 문화콘텐츠 관련 지면이 독자에게 전파되도록 하면 효과적이다.

5. 결론
춤담론 플랫폼으로서 「춤」지의 역할과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논의하였다. 논자가 설정한 춤담론 플랫폼의 현대적 의미를 적시한 후, 춤 전문지와 생태계 관계를 살펴보았다. 이에 기반 하여 춤 전문지 「춤」지가 춤담론 플랫폼으로서 역할 방안을 다음 세 가지로 제시하였다.
창·제작에 도움이 되는 정보제공, 국내외 사례, 예술가 및 예술 단체 정보, 국내외 무용 동향, 무용을 둘러싼 예술 현황 및 역할 등을 적극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매개 역할인 유통 측면에서는 춤 정보와 네트워킹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소비자인 관객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보 제공, 작품 리뷰를 통한 고정 레퍼토리 구축, 공연 시장 구조와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예술경영 및 문화콘텐츠 관련 지면이 긴요하다.(쪹)

《참고문헌》
김경애. 「국내 무용전문지의 매체적 특성과 역할에 관한 연구- 무용전문지 월간 『춤』의 내용분석을 중심으로」. 연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8.
조유현. 「『월간 춤』 잡지를 통해 본 전문잡지의 역할」. 한국출판연구 제40권 제3호(통권 제68호). 한국출판학회. 2014.
차수정. 「한국무용전문지에 관한 비교분석- 『춤』·『무용한국』·『무용예술』 지를 중심으로」. 숙명여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6.
월간 『춤』. 제42권 제1호(통권 491호). 2017.
네이버.
두산백과사전.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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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본 원고는 10월25일 예술가의집에서 개최된 「2017 한국춤평론가회 정기세미나」에서 발제된 것을 전재한 것임.